③ 제네시스로 이미지 제고
현대는 10년 10만마일 워런티를 선보일 정도로 품질 면에서 자신이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저가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았다. 미 시장에 공고히 뿌리를 내리고 한 단계 도약하려던 현대 입장에서는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였다. 이즈음 선보인 것이 제네시스다. 2008년 북미 오토쇼에서 데뷔한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첨단 테크놀러지가 집약된 럭서리 세단이다. 또한 1986년 소형 세단 엑셀을 들고 미 시장에 상륙, 2007년 누적 판매 500만대를 달성한 후 내놓은 야심작이기도 하다.
■본격 프리미엄 시장 공략
도요타가 1980년대 후반 렉서스 LS 400을 내놓은 후 미 럭서리카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것처럼 현대는 제네시스를 통해 이 같은 역사를 재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내로라하는 평가기관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제네시스가 각종 상을 휩쓸면서 현대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각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제네시스가 ‘북미 오토쇼’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되면서 현대는 성능,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됐다. ‘북미 올해의 차’는 그 동안 미 브랜드가 8회, 유럽 브랜드가 4회, 일본 브랜드가 3회 선정됐으며 한국차로는 제네시스가 처음이다.
이 같은 평가는 판매 호조로 이어졌다. 대형 세단시장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제네시스는 월 1,000대 이상의 안정된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높은 퀄리티에도 불구 동급 차종에 비해 저렴한 가격 정책은 제네시스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제네시스는 BMW의 유사 모델에 비해 1만3,000여달러나 낮다. 이 같은 뛰어난 가격 경쟁력 덕분에 현대차를 찾지 않았던 럭서리카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소비자 마음잡은 ‘어슈어런스’
10년 10만마일 워런티로 업계를 놀라게 했던 현대가 또 한번의 ‘사고’를 치게 된다.
현대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월 현대차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실직했을 때 차를 되사주는 판촉 전략인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소비자가 1년 안에 실직할 경우 자동차를 되사주는 것으로 현대차는 경쟁업체보다 가격 할인 폭을 줄여 정가로 차량을 판매하는 대신 자동차 보험상품을 구입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언론들은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선도했다”고 평가했으며 금융위기로 움츠려 있던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 프로그램에 힘입어 현대는 2009년 업계에서 드물게 매출 상승의 기쁨을 누렸다. 반면 뒤늦게 GM 등 경쟁 업체들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내놓았지만 성공적인 결과를 내지 못했다.
현대 관계자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현대차 마케팅에 분수령이 된 셈”이라며 “적절한 타이밍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였을 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잇단 수상 럭서리카 이미지 각인
현대차는 제네시스 출시를 통해 고급차 메이커로서의 이미지를 굳혀갔다. 제네시스의 명성은 화려한 수상 경력이 뒷받침한다.
2008년 캐나다 자동차 기자협회의 ‘올해의 최고의 럭서리 모델’ 선정을 시작으로 같은 해 미 중고차 전문 평가기관(NADA)의 ‘탑 5 럭서리 세단’에도 뽑혔다.
특히 제네시스에 대한 평가는 2009년 소비자 정보지 ‘컨수머리포츠’의 대형 세단 평가에서 방점을 찍었다. 기존의 최고 모델이었던 렉서스 ES 350을 몰아내고 탑 모델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컨수머리포츠는 1936년 창간돼 540만부 이상 발행되는 미 최고 귄위의 소비자 정보지다. 컨수머리포츠는 가속성, 연비, 승차감, 안락성 등 45개 항목에 대해 평가한 결과 제네시스가 뛰어난 안정성과 정숙성, 럭서리하고 여유 있는 실내 공간, 우수한 제동성능과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파워트레인이 경쟁 차종에 비해 우수했다고 밝혔다.
또 미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의 ‘최고 안전한 차량’ ‘모터트렌드’지의 ‘베스트카’에 선정됐으며 리서치 업체 ‘오토퍼시픽’의 고객 만족도, 가장 이상적인 차 등에서 1위를 독식했다. 이밖에 J.D. 파워의 신차 품질조사에서 최고점을 받은 데 이어 상품성 및 디자인만족도에서도 1위에 올라 경쟁업체들의 시샘을 받았다.
달라진 현대차의 위상은 주류 언론들의 보도에서도 반영됐다. CNN은 “그동안 액센트 같은 저가차를 만들어 온 현대에 제네시스는 럭서리카 시장 진출을 위한 중요한 포석”이라고 했으며 모터트렌드는 “제네시스는 현대를 럭서리 메이커 반열에 올린 놀라운 차”라고 치켜 올렸다. 시카고 트리뷴도 ‘현대가 럭서리 브랜드의 신흥주자’라고 인정했다.
제네시스를 내세운 고급화 전략은 현대차가 최고 품질의 자동차 메이커라는 입지를 굳히게 만들었다. 싸구려 이미지가 강했던 현대가 머세데스 벤츠와 렉서스, BMW 등 럭서리카 메이커들과 정면승부를 펼친 것이 소비자들을 움직이게 한 것이다.
주류 언론들은 “현대차에 대한 인식은 도요타, 혼다 등과 동등해졌다”며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현대차 구입을 망설였던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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