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영문판 사인회에 250여명 성황
엘리엇 베이 서점 준비해놓은 80권 모두 동나
작가, “시애틀은 잘못해도 껴안아줄 것 같아”
베스트셀러‘엄마를 부탁해’의 영문판‘Please Look After Mom’을 출간한 신경숙 작가의 시애틀 사인회가 대박을 터뜨렸다.
신씨는 미국 서점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 소설의 홍보를 위한 전국 북 투어의 첫 행사로 열린 11일 사인회가 예상을 뛰어넘은 호응을 받자 기쁨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사인회를 찾은 시애틀지역 한인들도 한국 작가의 역량과 인기에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출판사 노프측이 이날 저녁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캐피털 힐의 엘리엇베이 북 컴퍼니에서 마련한 사인회에는 250여명의 독자들이 몰렸다. 한인이 80% 정도였고, 20% 정도는 백인 등이었지만 한인 가운데는 영어가 훨씬 편한 1.5세와 2세대들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서점측은 30~40개의 의자를 지하 카페에 마련해놓고 책 판매 및 낭독, 사인회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인파가 몰려들자 카페 의자를 총동원했고, 사인회는 공간이 넓은 1층으로 옮겨 진행해야만 했다.
이날 행사를 총괄한 릭 사이먼슨은 “사인회를 위해 소설을 80권만 준비해도 넉넉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모두 동이 나버렸다”며 “구입 못한 독자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 들어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 200명 이상이 찾은 것은 3번 정도이며 오늘이 가장 많은 독자들이 몰려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첫 순서인 낭독회는 신 작가가 소설에서 3 구절을 한국어로 읽고, 시애틀도서관 프로그램 매니저인 크리스 히가시씨가 영어로 낭독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통역은 과거 고은 시인이 시애틀을 찾았을 때 통역을 했던 전문통역사 김영희씨가 맡았다.
신 작가는 “내가 낭독하고 싶었던 부분이 따로 있었지만 출판사의 로빈 데서 편집인이 골라준 부분을 읽었다”며 “그 이유는 내가 아는 한 미국에서 내 책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그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전 주문으로 초판 10만부를 발간한 출판사 측은 이날 다시 6쇄 인쇄에 들어갔다.
한 시간 가량 낭독회를 마친 신 작가는 이날 밤 10시가 넘는 시각까지 일일이 책에 사인을 해주며 독자들과 만났다.
한국일보 문학상(1993년) 수상경력이 잇는 그녀는 사인회 도중 본보와 별도 인터뷰를 갖고 “시애틀이 난생 처음인데 마치 내가 잘못해도 꼭 껴안아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신 작가는 또 “낭독회나 사인회, 시애틀 방문 등 모든 것이 기억 속에 아련히 떠오르는 마치 데자뷰(D?j? vu) 같은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그녀는 “첫 사인회에 이렇게 많은 독자들이 찾아올 줄은 나 자신도 몰랐으며, 감사의 뜻으로 당초 2개 구절만 읽기로 돼있었는데 한 개를 더 늘렸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전날인 10일 문학평론가인 남편 남진우 교수(명지대)와 함께 시애틀에 도착해 배를 타고 시애틀 구경도 했다며 “교양과 낭만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회장 김윤선)는 이날 시애틀을 찾은 신 작가에게 “자랑스럽다”는 메모와 함께 꽃다발을 전하며 축하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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