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부지역 재배면적 19% 늘어…수요 급등에 공급 달려 시세 폭등
지난해 옥수수와 콩, 그리고 밀 공급이 달리면서 가격이 치솟아 전 세계적으로 식품위기를 불러 일으켰다. 다른 해 같으면 미국 농부들은 가격이 오른 작물의 재배를 늘렸을 것이다, 그러나 올 봄에는 남부의 많은 농부들이 옥수수와 통 혹은 밀을 심던 밭에 면화를 재배할 것이다. 의류 제조업체들의 수요가 늘고 작황이 나빠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세계인들을 입히고 먹였던 경쟁 작물들 간에 재배면적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면화를 재배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텍사스 팬핸들의 농부인 라몬 벨라는 말했다. 밀을 재배하던 그의 밭은 면화 재배를 위해 갈아엎어져 있는 상태이다. 금년 37세인 벨라는 5월 첫 번째 주 쯤 1,100에이커의 땅에 면화를 심을 계획이다. 지난해 그의 면화 재배면적은 210에이커였다. “가격이 관건이다. 이 때문에 면화 재배를 결정했다”고 벨라는 말했다.
“에이커 당 추가수입 수백 달러”
곡물재배 감소로 식량가격 부채질
경제학자들과 농업전문가들, 그리고 정부 관리들은 미국과 해외의 많은 농부들이 올 해 벨라처럼 면화 재배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면화 재배로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리오그란데 밸리 면화 및 곡물 재배자 협회 사무국장인 웹 월러스는 “농부들에게는 잘 된 일이지만 인도적인 관점에서 보면 두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음식 얻기가 힘든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형편이 더 어렵게 됐다”고 우려했다.
식품가격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에타놀 수요는 옥수수 가격을 끌어 올렸으며 지난 해에는 러시아가 가뭄지역의 밀 수출을 금지시키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농부들은 보통 가장 수익성이 좋은 작물 재배를 늘리는 방식으로 이런 상황에 대처한다. 수년전 까지만 해도 식품 가격은 계속 올랐지만 면화가격은 낮았다. 농부들은 면화에서 다른 곡물로 재배 작물을 바꿨다. 지난 2007년 에타놀 수요와 함께 옥수수 가격이 뛰자 옥수수 재배가 급증했다.
올해 면화 가격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른 작물의 가격이 좋은데도 농부들은 면화에 끌리고 있다. 연방 농무부는 올해 남부지역 농부들이 약 1,280만 에이커의 업랜드 면화를 재배할 것으로 지난 달 전망했다. 업랜드 면화는 미국에서 재배되는 가장 일반적인 품종이다. 이는 1,080만 에이커를 재배했던 지난해보다 19%가 늘어난 것이다. 농무부는 옥수수와 밀 재배 면적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면화 때문에 증가율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면화 재배 증가는 국제적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같은 주요 면화생산국에서도 가격 상승에 맞춰 재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달 면화의 선물가격은 파운드 당 2달러20센트에 도달했다. 지난 7월의 73센트에 비해 3배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이 가격은 수확기가 되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배업자들은 그래도 파운드 1달러 선은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 면화재배의 수익은 지역적 차이와 땅에 관개시설이 있는지 등 많은 요소들에 의해 결정된다. 남부 수개주의 농부들은 파운드 당 1달러의 면화는 1에이커의 땅에 옥수수나 밀을 재배할 때 보다 200~500달러 더 많은 수익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1,000에이커의 면화를 재배할 경우 추가로 수입이 20만~50만달러 늘어난다는 말이 된다.
면화 재배를 준비하기 위해 땅에 물을 주고 있던 스피어맨 지역 농부 트래비스 패터슨은 “온갖 곳에 면화가 들어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옥수수의 푸르고 노란 색으로 뒤덮였던 마을의 풍경이 하얀 목화로 뒤바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해 600 에이커의 면화 농사를 지었던 패터슨은 올해 1,500에이커의 면화농사를 지을 계획이다. 그는 면화 열풍이 불면서 목장주들까지 면화 농사 얘기를 할 정도라고 동네 분위기를 들려줬다.
농부들은 가장 많은 수익을 안겨주는 작물을 재배하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들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으며 그들의 수익은 나쁜 날씨, 비료와 연료, 씨앗 값 상승, 혹은 불안정한 곡물 가격 등으로 한순간에 날아갈 버릴 수 있다. 오르는 속도만큼 빠르게 추락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전국 면화위원회는 모든 면화 재배 주에서 경작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 미시시피, 테네시 같은 주요 생산 주에서는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미국에서 가장 면화 많이 생산하는 텍사스에는 가장 큰 폭의 증가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변화가 두드러진 곳 중의 하나는 면화 재배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는 텍사스의 팬핸들 지역이다. 전통적으로 이곳은 너무 북쪽에 자리한데다 재배 시즌이 짧아 면화 재배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0년 사이에 내구성이 강한 품종이 도입되면서 조금씩 경작이 증가해 왔다.
면화 재배가 점차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옥수수 재배보다 물이 덜 들어가기 때문이다. 팬핸들 농부들은 오갈랄라 대수층에서 물을 끌어다 쓰고 있다. 하지만 이곳의 물이 줄어들면서 농부들은 물 사용에 제한을 받고 있다. 올해 팬핸들 지역의 면화 재배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일부에서는 지난해 보다 2배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인기 품종의 부족사태가 우려되고 있을 정도이다.
수확한 면화를 깨끗이 한 후 조면하는 텍사스 두마스의 ‘무어카운티 조면공장’의 매니저 레이튼 스토벌은 “이런 일을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조면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650만달러가 들어가는 공장 확장을 위한 기초 작업에 정신이 없다. 공장이 확장되면 조면 능력은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스토벌은 올해 자신의 공장에서는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약 9만 에이커에서 생산된 면화를 처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번도 면화를 재배한 적이 없는 농부 40여명이 올해는 면화 농사를 지을 것이라고 자신에게 말했다며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면화 농사에 뛰어든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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