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로 오래 투병한 후 건강을 되찾으면 남는 게 있다. 산더미 같은 병원비 부채와 복용하지 않고 남은 약들이다.
갚아야 할 병원비가 제일 큰 문제이지만 비싼 돈 주고 산 알약 처리도 문제이다. 버리자니 아깝고 그냥 가지고 있자니 쓸데가 없다. 알타디나에 사는 수잔 브레이그라는 여성은 그 약을 팔아서 병원비를 갚고 있다. 알약들로 목걸이나 펜던트 등 액세서리를 만들어 파는 사업을 하고 있다.
7년 투병하고 나니 남는 건 빚과 알약들
알약을 보석 삼아 수공예품 만드는 예술가
병원비 부채도 갚고 창작의 재미도 쏠쏠
남가주 알타디나에 사는 수잔 브레이그(61). 그는 7년간 암 치료를 받고 완쾌되었다. 이제 그는 투병할 때 복용하고 남은 약들로 액세서리를 만들어 팔고 있다.
남가주 알타디나에 사는 61세의 암 생존자 수잔 브레이그는 해묵은 알약들을 구슬 삼아 목걸이도 만들고, 펜던트, 귀걸이, 티아라도 만들어 판다.
이렇게 특이한 공예품을 만들 생각을 한 것은 2004년 유방암 진단을 받고 화학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복용할 약을 처음 사고 보니 500달러라는 거금이 내 주머니에서 나갔어요.
약국 영수증을 들여다보고 작은 알약들을 들여다보면서 이것들이 보석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세월이 지나고 보니 그 알약들은 여러 의미로 보석이 되었다.
치료를 시작한지 7년이 지난 지금 브레이그는 암에서 완쾌되었다. 그리고 그는 안 먹고 남은 비싼 암 치료약들을 액세서리 만드는 데 쓰고 있다. 그 액세서리들을 팔아서 밀린 의료비를 갚아 나가고 있다.
“빚이 엄청나게 많아요. 보험이 시원치 않았었거든요.”
발병 전 그가 가지고 있던 보험은 연간 환자부담 1,000달러 그리고 공동 부담 2,500달러를 쓰고 나서야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외래 환자로 진료 받는 데 대해서는 전혀 커버를 하지 않았는데 장기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경우는 대부분이 외래진료이다.
결국 이번 달 그는 그 보험마저 잃어버렸다. “시원찮은 보험에서 완전 무보험이 되었다”며 그는 쓴 웃음을 지었다.
알약 액세서리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게 된 것은 2007년, 뉴타운 패사디나 재단이 주최한 의료 주제 미술 전시회와 공연에 참여하면서 부터였다. 당시 그는 예술단체들을 위한 보조금 신청을 대행하며 화가이자 풍자적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었다.
전시회 홍보를 위해 그는 가짜 티파니 보석 광고를 만들려는 계획을 세웠다. 티파니 광고의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럴드 등 보석들을 다양한 알약들로 대체하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작업을 하다 보니 결국 그는 남은 암치료약과 다른 재료들을 곁들여 실제 티아라를 만들게 되었다.
“개인적 삶과 예술가라는 직업인으로서의 삶, 그리고 사회정치적 삶이 깔끔하게 한데 묶인 보기 드문 결합”이라고 뉴타운 패사디나의 예술 감독인 리처드 암로민은 말했다.
2007년 전시회에 선보인 다른 작품들로는 병원 주제의 모자이크, 주사기로 만든 미술품, 그리고 수술용 라텍스 장갑으로 만든 대형 조각 등이 있었다.
당시 전시회 참가자들의 반응 덕분에 그는 수공예 액세서리 사업인 디자이너 드럭 주어리(Designer Drug Jewlery)를 시작하게 되었다.
친구들이 각자 남은 약들과 시효 만료된 알약들, 젤 캡슐들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브레이그는 알약이 담겼던 플래스틱 약병 겉에 붙은 본래 레이블 대신 ‘디자이너 드럭’ 스티커를 붙이고 액세서리를 약솜에 싸서 병에 담는다. 그리고는 하얀 병원 가운을 입고 수공예품 쇼에 참가해 15달러에서 150달러에 액세서리들을 팔고 있다. 액세서리를 담은 약병은 거즈로 만든 리본을 붙여 수술실 마스크로 만든 작은 샤핑백에 담는다.
그 외에는 비영리 단체들의 기금 모금 경매에 작품들을 보내고 있다. 아울러 그는 액세서리들을 병원 선물가게들을 통해 팔기 위해 판로를 찾는 중이다.
그가 이제까지 만든 500여개 펜던트, 핀 등 액세서리에 사용한 알약과 젤 캡슐들은 모두 방수 처리 칠을 한다. 그러고 나서 접착제로 붙여 액세서리를 완성한다. 그래서 누군가가 그 약을 남용할 일은 없다.
물론 젤 캡슐은 날카로운 것에 찔리면 내용물이 흘러나오고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모양이 상하고 녹아버릴 수가 있다. 하지만 알약은 방수 칠을 해도 색상이 변하지 않는 것 같다며 브레이그는 그의 첫 작품 중의 하나를 보여준다. 암환자들의 메스꺼움을 덜어주는 약인 조프란 6개가 붙은 핀이다. 조프란의 통밀 색깔이 여전히 반짝인다.
그가 만든 공예품들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것 중의 하나를 꼽자면 가운데에 바이아그라 알약이 하나 붙은 펜던트. “유머 감각이 있는 여성들 - 혹은 중년의 남편이 있는 여성들이 좋아한다”고 그는 말한다.
“잘 팔리는 물건이에요. 그런데 그걸 만들 재료를 구하기가 정말 어려워요.”
알약들로 액세서리를 만드는 것은 병원비 빚을 갚기 위해서일 뿐 아니라 만드는 것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암과 싸우느라 치료를 받으면서 풍자와 유머가 좀 필요 했어요.”
웃음은 정말이지 가장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색색깔의 알약들. 알약을 보석 삼아 훌륭한 액세서리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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