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등 시위대-경찰 충돌 사상자 속출
알제리서도 “대통령 퇴진”… 시위자 연행
이집트 신문 “물러난 무바라크, 혼수상태”
`시민혁명’으로 튀니지와 이집트의 독재정권이 무너진 가운데 중동 곳곳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반정부 시위대들이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며 진압경찰에 맞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AP)
▲ 이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14일 수만명이 참가한 반정부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이 곳곳에서 충돌해 1명이 사망하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고 현지 언론과 목격자들이 전했다.
테헤란의 아자디 광장을 중심으로 도심 곳곳에서 진행된 시위에는 야당을 지지하는 수만명의 시민이 몰려들어 ‘독재자에게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시내 곳곳에 배치된 대규모 경찰과 군 병력은 이날 시위대를 구타하며 최루개스와 페인트 볼을 쐈고, 시위대 역시 막대기를 들고 경찰에 저항하며 쓰레기통에 불을 붙이는 등 물리적으로 맞서 상당한 충돌이 빚어졌다.
앞서 야당 지도자 무사비와 메흐디 카루비 등은 이날 집회 개최 신청을 이란 당국에 제출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1979년 발생한 이란혁명 32주년이 되는 오는 18일께 추가 시위를 벌이겠다고 집회신청을 다시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아랍권 민주화 시위 물결 속에 이란에서도 유혈충돌이 발생하자 국제사회는 시위대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에서는 2009년 6월 대선 이후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져 수십명의 시위대가 숨지고 개혁성향의 공무원과 언론인, 학생, 활동가들이 수감됐다.
▲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한 이집트에서 공공 부문 근로자 등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무바라크 퇴진 사흘째인 14일 이집트에서는 경찰에서부터 구급차 운전사, 운송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각종 공공 부문 근로자 수천명이 저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해 달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런 가운데, 사메흐 쇼우크리 주미 이집트 대사는 이날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지 신문인 알-마스리 알-야움은 무바라크가 혼수상태에 빠져 치료받고 있으나 아직 입원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그의 측근 말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군 최고위원회는 지난 13일 현 헌법의 효력을 중지시키고 상원과 하원을 해산하면서 개정 헌법에 따라 대통령과 의회 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6개월 동안만 국정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 바레인
왕정국가인 바레인에서 14일 시위대와 경찰 간에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의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시아파 거주지인 남서부의 네위드라트 마을에서 경찰이 행진하던 시위대를 해산시키려고 최루개스와 고무탄을 발포해 수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주의를 향한 개혁조치 등을 담은 2002년의 헌법개정을 기념하는 이날, 시아파 주민들은 각지에서 반정부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시위가 이집트에서처럼 확대될 것을 우려하는 바레인 정부 당국은 현재 수도 마나마에 경비 병력을 대거 배치해 놓고 있다.
바레인에서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시아파 주민들은 수니파 지도자들의 차별 철폐와 의회로의 더 많은 권력 이양 등을 요구해 왔다.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바레인 국왕은 세대당 1,000디나르(2,500달러 상당)를 지급하겠다는 유화책을 내놓았지만 주민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칼리드 빈 아흐메드 빈 모함메드 알 칼리파 바레인 외무장관은
“정부가 오늘 예정된 시위는 허용한다”고 밝힌 뒤 이집트 사태는 페르시아만 국가들의 안정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걱정하지 않으며, 긍정적인 시각으로 그것(이집트 사태)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알제리
알제리 야당과 인권단체, 비공식 노조로 구성된 ‘변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전국협의’(CNCD)는 18일 수도 알제에서 CNCD 회의를 연 다음 ‘5월1일’ 광장에서 반정부 행진을 시작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전날 ‘5월1일’ 광장에서는 약 2,000 명이 부테플리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반정부 시위를 벌였고 당국은 이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경찰 3만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자 14명(야권 추산 300명)이 연행됐다.
사태가 확산되자 1992년부터 19년간 계속된 국가 비상사태가 수일 내에 끝날 것이라고 모우라드 메델치 외무장관이 14일 밝혔다.
▲ 예멘
13일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는 32년째 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대통령궁을 향해 행진하려던 약 2천명의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이 충돌했다. 그 과정에서 여성 1명이 다치고 10명이 체포됐다.
지난해 10월31일 이후 정부와 대화가 끊어졌던 야권은 정부가 대화 재개를 제의한 것과 관련해 이번 주 기본협약에 서명할 준비가 됐다고 이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반정부 시위대로부터 퇴진요구를 받는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미국 방문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중동에 부는 민주화 바람-위기의 지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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