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전격 사임함에 따라 이집트를 이끌어갈 ‘포스트 무바라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쿠데타 같은 급변사태 없이 민주적 절차를 거쳐 다음 대통령 선거가 실시될 경우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그리고 현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제3의 인물 등이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대중적 지지
엘바라데이 무바라크 비판앞장 국내선 취약
기득권 대표 점진 온건개혁파 보수세력 규합
◇무사, 대통령에 가장 근접
현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는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의 수장인 무사(75) 사무총장이 꼽히고 있다. 무사 총장은 무바라크 정권하에서 1991년부터 10년간 외무장관을 역임한 ‘구시대 인물’이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무바라크 정권의 피해자라는 인식도 퍼져 있다.
깔끔한 패션감각에 뛰어난 카리스마와 유머를 겸비한 그는 중동문제와 관련해 일반 대중의 정서에 부합하는 노선과 소통방법으로 국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무바라크 대통령과는 달리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과 아랍의 많은 외교관들은 그를 국내와 국제무대에서 모두 통할 수 있는 인물로 간주하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과거 여러 차례 무사 총장의 대중적 인기에 강한 분노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무사는 2001년 아랍연맹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엘바라데이, 정치력 검증 필요
엘바라데이(69) 전 총장은 이집트 시위사태 이후 강력한 어조로 무바라크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1997년 IAEA 사무총장직을 맡은 뒤 3차례나 연임에 성공, 12년간 IAEA의 수장으로 지내 `원자력 분야의 교황’이라고도 불렸으며, 2005년에는 핵무기 확산 방지와 원자력의 안전한 사용에 이바지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기간 해외에서 활동한 엘바라데이는 국내 지지기반이 취약해 반정부 세력을 하나로 모으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기득권 후보, 보수세력 규합
이집트 정국이 앞으로 평화적으로 진행될 경우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제3의 후보가 나서 점진적 온건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의 규합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로서는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사미 에난 참모총장,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실권을 쥔 군부 내의 불투명성을 고려할 때 또 의외의 인사가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은 국민이 아닌 무바라크에 의해 권력의 중심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약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급격한 변화를 우려하는 국민들과 서방 국가들의 지지를 표로 연결시킬 경우 의외의 승리를 거둘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무사 총장과 엘바라데이 전 총장, 무슬림형제단 등 야권이 승리에 도취해 분열하고 혼란이 가중될 경우 30년 넘게 여당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국민민주당(NDP)의 막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기득권층이 단결할 가능성이 크다.
“끝이 아니라 시작”
오바마 성명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1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하야는 이집트 권력이양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TV로 6분간 생중계되는 가운데 발표한 성명을 통해 “무바라크 대통령은 변화를 갈망하는 이집트 국민에게 응답을 한 것"이라며 “하지만 이집트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의 일생에서 역사가 이뤄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는 순간은 많지 않다"면서 “지금이 그런 순간 중 하나”라며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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