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생아 용품 시장에 뛰어든‘디즈니 베이비’
월트 디즈니 사가 야심차고 위험 부담 따르는 새 사업을 시작했다. 이제까지 디즈니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던 연령층, 바로 신생아를 겨냥한 사업이다. 디즈니는 신생아 용품 브랜드, 디즈니 베이비(Disney Baby)를 새로 만들고 이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63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북미주 유아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디즈니사, 363억달러 북미주 신생아 용품 시장 공략
이미 어린이들에 미치는 영향 너무 막강하다 비판도
지난달 미 전국 580개 종합병원 분만병동에는 디즈니 직원들이 조용히 찾아들었다. 그리고는 산모들에게 갓난아기용 내의, 디즈니 커들리 버디수트를 한 장씩 무료로 나눠주며 선전을 했다. 대단히 부드럽고, 질기며, 크기도 아기 몸에 잘 맞는다는 말을 이중언어로 구사했다.
그리고는 산모들이 디즈니베이비(DisneyBaby.com) 회원으로 가입해 상품 정보들을 받으라며 이메일 주소를 부탁했다.
디즈니는 오는 5월까지 갓난아기 내의 20만장 이상을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그리고 5월부터는 아마존(Amazon.com)에서 85개 스타일의 신생아용 의류를 두 장에 9달러99센트에 팔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면 노스트롬과 타겟이 뒤이어 유아용 모자를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디즈니 베이비 상품을 팔 예정이다.
디즈니는 신뢰받는 브랜드가 보다 나은 품질의 상품과 경험을 팔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그런 기회를 잡는다는 입장인데, 언제나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근년 디즈니는 영유아 대상 베이비아인슈타인 상품을 내놓은 후 거센 비난을 받았다. 영유아의 지능 개발과 재미를 함께 제공한다는 취지로 비디오와 장난감들을 내놓았는데 비난을 면치 못했다.
‘광고 없는 유년기 캠페인’이라는 비영리기구의 비판에 지난 2009년 디즈니는 결국 승복했다. 베이비 아인슈타인 제품들이 아기들을 천재로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었다. 그리고 일부 제품에 대해 환불을 했다.
하지만 디즈니는 손들고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 새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를 위해 디즈니는 아우어365 (Our365)라는 기업을 통해 종합병원 분만병동 접근 허락을 얻었다. 아우어365는 신생아 사진을 촬영해 파는 회사로 각 병원에 돈을 내고 병원출입권을 매입한다. 그리고 디즈니 등 기업들이 아우어365에 돈을 지불하고 병원에서 자사 상품을 홍보할 권리를 얻는다.
디즈니뿐 아니라 피셔-프라이스, 프록터 & 갬블 등이 아우어364의 고객들이다. 병원의 산모들이 이들 기업과 아우어365 사이의 재정적 연결고리를 알고 있는 지는 불분명하다.
병원에서 갓 출산한 엄마들에게 갖가지 샘플 상품을 담은 선물가방을 전달한 것은 수십년 전 부터의 일이다. 하지만 근년 이런 선물들은 많이 제한되어 왔다. 예를 들어 무료로 나눠주는 유아용 조유는 산모들의 수유 의지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디즈니 커들리 버디수트를 받은 산모 중에는 지난달 19일 캘리포니아, 피드몬트에서 딸을 낳은 엘리자베스 카터도 포함된다. 아우어365의 사진 상품 패키지의 하나로 디즈니 신생아내의를 받았다.
“디즈니가 거기에 와서 아기가 태어난 바로 그 순간 뭔가를 판촉하다는 게 놀라웠다. 하지만 우리는 갓난아기의 부모로서 공짜로 주는 선물을 마다할 처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카터는 말했다.
그리고 태어난 지 몇 시간도 채 안된 딸 올리비아에게 디즈니 옷을 입혔더니 “아기가 너무나 예쁘더라. 병원에서 입혔던 거칠고 투박한 것보다 훨씬 낫더라”고 했다.
대표적 유아상품인 조유를 포함, 북미주 유아 시장은 연간 363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디즈니는 추정하고 있다. 디즈니 중역들은 잭팟 같은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으며 전쟁에 임하는 것 같은 자세이다. “의류는 단지 교두보일 뿐이다”고 디즈니 소비자 제품의 앤디 무니 회장은 말한다.
라이온 킹의 심바 같은 디즈니 캐릭터로 장식한 의류만 출시하고 말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아 목욕용품, 유모차, 이유식 그 외 다른 많은 상품들을 기획하고 있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볼 때 운영예산이 타격을 입을 정도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것이 유아기를 훨씬 넘어서는 가치가 있을 것으로 디즈니 측은 보고 있다. 디즈니 베이비는 디즈니사 전반의 상품과 경험들을 담은 웹에 엄마들을 끌어들이려 한다. 예를 들어 디즈니 이메일 소식에 가입하면 그 대가로 임산부들에게 디즈니랜드 공짜 표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임신한 엄마가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가족의 첫 디즈니랜드 방문을 생각하게 만든다는 대박 아이디어입니다”
무니 회장은 놀랍도록 많은 숫자의 가족들이 아이가 학령 전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디즈니 상품의 소비자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디즈니 채널에서 ‘미키 마우스 클럽하우스’ 같은 프로그램을 즐길 나이가 되어야 디즈니 고객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디즈니는 더 어린 나이로 다가가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령 전 어린이 시청자들을 위한 채널, 디즈니 주니어가 오는 14일 시작되고,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는 오는 7월 ‘위니 더 푸’(Winnie the Pooh) 영화를 내놓는다.
하지만 유아산업에는 이미 자리를 잡은 거대 기업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거버(Gerber)다. 거버 어린이 의류는 신생아 내의를 일컫는 ‘원지’(Onesie)의 등록상표를 보유하고 있다. 디즈니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즈니는 브랜드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고, 개별적이고 고급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전력이다.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의 산부인과 의사인 레이철 번스타인은 마케팅 담당자들이 병원을 고객 사냥의 장으로 이용하는 데 대해 편치 않은 마음이다. 하지만 그 자신 현재 임신 중인 번스타인은 디즈니가 좋은 회사이니 환자들은 공짜 디즈니 물건을 받는 것에 사실상 들뜰 것이라고 말한다.
어린이들의 삶에 이미 지나치게 많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디즈니가 신생아사업까지 펼쳐야 할까. 이에 대한 비판이 없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욕 타임스 -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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