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세계적 고대문화 유산을 보유한 8천만 인구의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있는 타흐리르 광장(Tahrir Square)에서는 2월 2일 찬반 무바라크 시위대의 수많은 군중들이 서로 유혈충돌을 일으켰다.
성난 반정부 시위대는 당장 무바라크에게 정권을 내놓으라고 거센 데모를 했고, 그 이후 약간 데모가 수그려졌던 것 같더니 갑자기 2월 2일에 낙타와 말을 탄 무바라크 친위 시위대가 나타나 반 시위대와 난투극이 벌어졌다.
정작 이 같은 양자의 데모가 누구를 위한 것이던 이집트에서 지금 벌어지는 양상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의 파탄 속으로 빠져 들어 가는 것 같다. 반 무바라크 시위는 계속되고 있으나, 언제 무바라크가 퇴진할지 혹은 그냥 버티고 있을지 그 상황은 아직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미국의 5대 TV 방송국들이 데모의 현장에 파견되어 실제 현황을 중계 보도하고 있다. NBC와 CBS에서는 부라이언 윌리엄스와 케티 커릭 앵커까지 나왔고, ABC와 CNN 그리고 Fox News도 현장 속에서 데모대의 모습들은 보도하고 있다. 이와 같이 미국의 큰 TV 방송국들이 전부 나와서 보도하는 것은 지금까지 친미적이었던 이집트에 앞으로 어떤 형태의 정권이 들어서겠는지 초미의 관심 때문이다.
그간 미국은 이집트에 군사원조를 포함해 많은 경제적 원조를 했고 30년 무바라크 정권이 그나마 친미정책을 유지하여 다행으로 여겨 왔는데 지금 일어나는 사태의 배경을 보고 경악하고 있다. 미국은 무바라크 독재자의 반대 데모를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처지이며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태리 등 서방 국가들과 함께 무바라크에게 정권이양을 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반 무바라크 시위대의 주동이 무슬림 형제단(Muslim Brotherhood)의 회교 과격분자들이니 그들이 혹시 정권을 차지하면 ‘제 2의 이란 같은 사태가 발생 하지 않을까?’ 하고 미국은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 이집트 국가 수입원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를 그 형제단의 정치세력이 관리하게 되면 유가 상승 등 세계적인 경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사태진전은 두고 볼 일이지만 미국으로선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다.
튀니지에서 발단된 대통령 퇴진 바람은 이집트에서 현재 몰아치고 있고, 예멘, 시리아 등 주변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리비아, 알제리, 수단 등 대통령 장기집권의 국가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이런 국가에서 거센 대통령 퇴진 바람이 불지는 아직은 불투명하다.
미국이 촉각을 세우는 나라는 주변 중동 국가인 왕정의 오일 부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접경 국가 요르단이다. 이 두 나라는 반 이스라엘이지만 비교적 친미적이다.
현재론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만일 이런 나라에서 왕정이 무너지고, 회교 극단주의자들이 통치한다면 이란의 닮은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엔 커다란 고민을 안겨 주게 되고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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