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깡통 음식만으론 안 된다”
▶ USC 두 교수 열정이 맺은 결실
25년 전만 해도 푸드뱅크를 찾아오는 가난한 사람들은 박스나 캔에 든 식품을 공급 받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전국 200개가 넘는 푸드뱅크에서 배급하는 식품들 가운데 신선한 과일과 야채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추세의 뒤에는 알려지지 않은 영웅인 LA의 피터 클락과 수전 에반스가 있다고 많은 이들이 믿고 있다. “이제 우리는 매년 5억 파운드 이상의 야채와 과일을 나눠줄 수 있게 됐으며 그것은 많은 부분이 클락과 에반스의 노고 덕분”이라고 ‘피딩 아메리카’의 비키 에스카라 회장은 지적했다. 이 기관은 미 전국의 푸드뱅크 거의 모두를 아우르는 급식기관으로 매주 570만명, 매년 3,700만명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식품을 나눠주고 있다.
1991년부터 푸드뱅크 설득 나서
연간 5억 파운드 과일 · 야채 배분
식품기업 ‘크래프트 푸즈’도 후원
두명의 USC 교수가 은퇴한 청과물 도매업자 미키 와이스에 대해 들은 것은 지난 1991년이었다. 와이스는 1987년 LA에서 청과물 도매업자들을 상대로 질은 아직 좋지만 소비자들에게 팔기에는 기한이 약간 지난 식품들을 버리는 대신 푸드뱅크에 기부하자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아주 좋은 아이디어의 프로그램임에도 의외로 이 프로그램을 따라하는 지역이 없었다.
여기에 에반스와 클락이 뛰어들었다. 두 사람은 이 대학의 의대와 커뮤니케이션 학과에 몸담고 있었으며 건강한 식품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먹일 수 있는 수천 파운드의 야채와 과일이 쓰레기장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미 전역의 다른 푸드뱅크들에게 와이스의 프로그램을 따르도록 설득해야 했다. “우리는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만 하면 되리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들은 잘못 생각했다. 푸드뱅크 책임자들은 정중하게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돌아가서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신선식품은 다루기 힘들다. 냉장고가 필요했고 식품을 즉시 나눠 줘야함을 의미했다. 마카로니와 치즈 박스, 그리고 땅콩버터 캔을 다루는 일과는 달랐다.
그러나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들은 바삐 움직였다. 푸드뱅크들을 방문했으며 도매업소의 물류창구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직접 빈민들에게 식품을 나눠 주면서 청과 도매업소에서 식품이 필요한 가족들에게 물품이 전달되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현장학습을 했다. 올바른 방법을 터득하는데 수년이 걸렸다. 이번 달 스탠포드 저널에 실은 한 글에서 이들은 자신들이 현장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들려줬다.
두 교수는 총 132개 푸드뱅크에서 이것을 훈련시키는데 수년의 시간을 들였다. 전환점은 1996년에 찾아왔다. 식품회사인 크래프트 푸즈가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회사는 12년이라는 기간 동안 수백차례에 걸쳐 총 2,600만달러를 기부했다고 크래프트 푸즈 재단의 니콜 로빈슨을 밝혔다.
어떨 때는 이 돈으로 이동식 쿨러를 샀으며 냉장 시설을 갖춘 트럭 없이도 신선 식품을 운반할 수 있는 쿨러 블랭킷을 구입하는데 썼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교육이 뒤따랐다. 어느 날 캘리포니아의 한 푸드뱅크 책임자가 전화를 걸어 비명을 질렀다. “엄청난 양의 썩은 바나나가 들어왔다”는 것이었다. 이 ‘썩은 바나나’는 많이 익은 요리용 바나나였다. 푸드뱅크는 주로 히스패닉 가구들에게 식품을 공급하고 있었지만 그 책임자는 요리용 바나나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가끔 반대의 경우도 있다. 샌 앤토니오 푸드뱅크의 책임자인 에릭 쿠퍼는 식품을 받아간 한 사람이 정중하게 전화를 걸어 자기가 받은 감자가 너무 썩었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우리는 기록을 찾아 봤는데 감자를 나눠준 적이 없었다. 우리가 그 사람에게 나눠 줬던 것은 키위였다”고 회상했다.
“에반스와 클락은 유명 인사는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위해 일한 것이 아니라 이슈를 중요하게 여겼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라고 시카고 지역 푸드 저장소 책임자인 케이트 마어는 말했다. 마어는 “두 사람은 눈에 번쩍 뜨이지 않는 지원이라고 가벼이 여기지 않았다. 이런 것들은 업무가 원활히 진행되는데 모두가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변화는 놀라울 정도였다. 2010년에 시카고 푸드뱅크에서 분배된 식품의 24%가 야채와 과일 같은 신선식품이었다. 양으로는 1,500만 파운드에 달한다. 마어는 “15년 전에는 야채와 과일이 전혀 없었다.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방농무부의 급식 및 영양 서비스 지역 책임자였던 샤론 레빈슨은 두 교수의 캠페인이 땅콩 버터나 캔에 든 과일 야채처럼 당분과 설탕이 많이 들어 간 식품과 영양상 균형을 맞추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클락은 현재 한 단계 더 나아가 분배 받은 식품으로 어떻게 요리를 할 수 있는지를 알려 주는 일에 진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양파를 제대로 까지도 못하고 호박과 오이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푸드뱅크들이 어떻게 야채요리를 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팜플렛을 영어와 스페인어로 만들어 나누어 주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에반스는 “이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후 사람들이 받아가는 야채의 양이 거의 두배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샌 앤토니오 푸드뱅크의 쿠퍼는 매년 11월 초만 되면 영양덩어리지만 팔리지 않는 수천파운드의 펌킨을 기부 받는다. 이곳에서는 펌킨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의 조리법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펌킨 빵, 펌킨 칠리와 스튜 등 메뉴도 다양하다. 쿠퍼는 “나는 이런 식품을 수전과 피터의 유산으로 연결시키고 싶다. 그들은 신선한 과일과 야채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의 눈을 뜨게 해 주었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