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2월6일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100회 생일이다. 레이건은 7년전 타계했지만 그는 아직 살아있어 공화당을 이끌어나가는 듯 느껴진다. 그의 유산을 기리는 각종 스피치 및 학문 토론회와 함께 미 전국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로즈 퍼레이드에 출전했던 레이건 꽃차, 6피트 높이의 케익, 기념우표, 레이건이 가장 좋아했던 스낵 젤리 빈, 비치보이스 콘서트, 조나스 브라더스의 추모공연, 마침 6일 열리는 수퍼보울 경기장에서의 동영상 기념 메시지 방영 등이 어우러진 다양한 축제다. 21발의 예포가 발사되고 낸시 여사가 화환을 바칠 레이건 묘지 추모식엔 전 보좌관들과 지지자 등 수백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6일 탄생100주년 맞아 전국서 기념행사
경비 500만달러·2월중 기념우표도 발행
레이건은 탄생 100주년 축하행사를 누리는 첫 번째 대통령은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성대한 행사는 전례가 없었다. 기념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이번 주말 캘리포니아 시미밸리에 위치한 레이건 도서관에서의 축제 경비는 약 500만달러로 2008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행사 경비 50만달러의 열배 규모다.
현재 미국정치에서 레이건의 비중이 이번 기념행사를 통해서도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공화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많은 공화당 인사들이 저마다 레이건 찬양에 앞장서고 있다. 새라 페일린은 보수적 청년그룹 모임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며 텍사스의 릭 페리 주지사와 딕 체니 전 부통령도 공식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레이건에 관한 저서를 출판한 뉴트 깅그리치는 한 인터뷰를 통해 레이건은 “자신의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실현시키는데 있어 가장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레이건의 유산을 반영하는 찬사 중 하나다. 최소한 공화당 내에선 레이건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여러 대통령들의 유산이나 또 정책, 제도 등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과 달리 레이건은 공화당 내에서 거의 우상처럼 각인되어 있다.
‘영원한 아이돌’이다. 지난 달 공화당 위원장 선출자리에서 후보들에게 “정치적 영웅이 누구냐”는 질문이 주어졌는데 사회자가 즉각, “레이건은 빼고”라고 덧붙였을 정도다.
“우리의 일은 그의 말과 업적의 유산을 널리 알리는 것”이라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재단의 존 휴부시 사무총장은 말한다. 그러나 재단측은 이번 행사의 경비와 박물관 개보수를 위한 1,500만달러는 민간모금으로 이루어진다고 강조한다. “레이건 대통령은 의회가 이 일에 어떤 돈도 쓰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레이건 보좌관 출신으로 이번 100주년 행사 디렉터인 스튜어트 맥로린은 말했다.
이번 행사엔 레이건의 스낵으로 유명했던 젤리빈도 등장한다. 50가지 다른 맛의 젤리빈이 담긴 박스가 24.95달러에 판매되는데 박스엔 독립선언서, 레이건의 약력과 함께 다음과 같은 그의 명언들이 인쇄된 안내서도 들어있다.
“우리의 믿음과 신념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약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강해진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젤리빈에 대한 그의 철학도 있다. “젤리빈을 한 색깔만 골라 먹는지 그저 한주먹 움켜쥐고 먹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지요”
‘위대한 소통자’(Great Communica-tor)로 불린 그가 남긴 말들이 널리 인용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20세기에선 그 누구보다, 아마도 링컨만큼이나 인용할 만한 영감을 주는 명언을 남긴 대통령”이라고 깅그리치는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물론 민주당 일각에선 이 같은 레이건 열기에 냉담하다. “공화당엔 레이건 외엔 다른 인물이 없으니까… 아이젠하워는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리버럴에 속할테니 숭배할 수 없고, 닉슨은 범죄자이니 안 되겠고, 그리고 나면 누가 있습니까?”라고 민주당 전략가 폴 벨가라는 시니컬하게 반문한다.
“물론 레이건은 뛰어난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러나 우파는 영웅이 필요한 겁니다. 그래서 레이건을 영웅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라고 그는 설명한다.
그러나 민주당 대통령 오바마도 휴가중 레이건 전기를 탐독했음을 숨기지 않았다. 레이건 전기의 저자인 루 캐넌은 레이건은 이임 당시에도 지지율이 높긴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늘 약간의 향수가 있기 마련이지요. 그러나 그가 냉전 종식에 절대적 도움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레이건의 취임 당시보다 지금 세계는 훨씬 안전한 곳이 되었으니까. 그리고 레이건은 무엇보다 미국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 캐넌이 지적한 레이건의 유산을 레이건 재단은 앞으로도 계속 다음 세대에 전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레이건의 행사보다 훨씬 간소하게 탄생 100주년 행사를 치른 린든 존슨재단 관계자들도 기념우표 발행을 시도했으나 몇 년이 걸린다는 것을 알고 포기했었다.
그러나 레이건 우표는 2월 중 발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건 관계자들이 더 신속하게 움직인 때문보다는 2004년 레이건 타계직후 한번 기념우표를 발행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새 우표는 가격이 오르지 않는 영구우표(forever stamp)로 발행된다. 자신의 얼굴이 인플레와 무관하다는 것을 알면 레이건도 기뻐할 것이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1993년 생일 때 부인 낸시여사와 함께.
금년 로즈퍼레이드에 나왔던 레이건 기념 꽃차.
캘리포니아 웨스트레이크 빌리지의 포시즌스 호텔의 제빵 쉐프 데이빗 로퍼가 초대형 레이건 케익의 일부를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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