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셜 네트웍 사이트인 페이스북이 골드만삭스와 5억 달러 투자 협상을 벌이는 동안 한 때 이 분야 리더였던 마이스페이스는 직원 절반을 해고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전 직원 1,100명 중 500명을 내보낸다고 11일 밝혔다. 이런 대규모 해고는 회사가 세워진지 처음이며 2005년 바이아컴과의 경쟁 끝에 5억8,000만달러에 이 회사를 인수한 뉴스 사가 이를 매각하기 위한 사전 작업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때 독보적 지위 누렸으나 개혁 등한시 해 몰락
직원 절반 내보내고 곧 이어 매각될 가능성도
마이스페이스의 몰락은 이용자의 변덕에 좌우되는 소셜 미디어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한 때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트렌드스터나 트라이브 같은 사이트들도 소리 없이 사라졌다. 작년 11월말 현재 마이스페이스 이용자 수는 5,400만 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900만 명이 줄어든 것이다.
바이아컴 MTV 네트웍의 전 사장인 마이클 울프는 “마이스페이스는 큰 파티였지만 잔치는 이제 끝났다”며 “페이스북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스페이스 스토리는 역시 초라하게 끝난 AOL과 타임워너 합병을 연상케 한다. 잘 나가던 인터넷 회사가 미디어 재벌과 합쳐지면서 사내 갈등을 견뎌내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다. 그 사이 경쟁자가 더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나타났다.
뉴스 사는 이 사이트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데 그렇게 될 경우 처음부터 삐걱거리던 합병은 역사적 유물로 남게 된다.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유명해진 모델 겸 랩 가수 틸라 테킬라도 이용 사이트를 바꿨다. 2006년 타임지는 그녀를 ‘마이스페이스의 여왕’이라고 불렀지만 그녀조차 이제는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
그녀는 “마이스페이스에 대한 정열을 잃었다”며 “이제는 이 사이트 패스워드조차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 그녀 페이지에는 아직도 370만 명의 팬이 등록돼 있다. 그녀는 “등록하는 것이 까다로워 더 이상 이 사이트에 들어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스페이스는 지금 페이스북이 누리고 있는 것과 같은 열광적인 반응 속에 뉴스 사의 일부가 됐다. 뉴스 사 회장 루퍼트 머독은 인터넷의 선지자라는 칭송을 받았다. 바이아컴의 대주주인 섬너 레드스톤이 머독과의 인수 경쟁에서 진 후 “크게 한 가지 배웠다”고 말하고 인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바이아컴 최고 책임자인 탐 프레스톤을 해임했다.
머독은 이 사이트와 이 사이트 창립자인 크리스 디울프와 탐 앤더슨을 일찍부터 지지했다. 그는 이들을 자신의 카멜 목장으로 초대해 미디어의 미래에 관해 오래 이야기를 나눴고 빠른 결정이 내려질 수 있도록 이들이 뉴스 사의 조직을 헤쳐 나가는 것을 도왔다.
그러나 2007년 머독이 다우존스와 월스트릿 저널을 인수하면서 마이스페이스에 대한 관심은 약해졌다. 디울프와 앤더슨에게 전화를 해 뉴스 사 본부가 있는 맨해튼 인근 바에서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줄어들고 뉴스 조직을 헤치고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일도 드물어졌다.
뉴스 사와 마이스페이스의 문화적 충돌은 음식점이 많던 샌타모니카에 있던 마이스페이스 사무실을 베벌리 힐스로 옮기면서 나타났다. 근처에 식당이 별로 없어 직원들은 일찍 자리를 비웠고 다음 날까지 돌아오지 않기 시작했다.
그 사이 사용자들은 수백만 명이 자리를 옮겼다. 마이스페이스 디자인도 어지럽고 복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사이 페이스북은 구글 같이 간결한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나타났다.
다른 많은 미국인들처럼 인디애나폴리스 비영리 기관에서 일하는 에린 폴리(29)는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소셜 네트웍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많은 미국인들처럼 이곳을 떠났다.
폴리는 수년 동안 마이스페이스에 접속하지 않았다며 “마이스페이스는 페이스북의 전 단계로 모든 사람이 페이스북에 접속하고 있으며 이제는 필수 사이트가 됐다”며 “마이스페이스는 아마추어적이고 너무 음악과 유명 인사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접속할 때마다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밴드로부터 메시지가 온다”며 “페이스북은 밴드나 유명 인사가 아니라 실제 사람들과 연결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마이스페이스의 운명을 결정한 것은 테크놀로지와 사용자 수를 늘리는 대신 돈을 버는데 집중한 회사 방침이다. 디울프는 “공개 기업일수록 ‘성장하는데 치중하느냐 돈을 버는데 치중하느냐’를 결정해야 한다”며 “우리는 돈을 버는데 치중했고 페이스북은 사용자 수를 늘리는데 치중했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뉴스 사는 10억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나 이를 달성하는데 실패했다. 구글과 9억달러의 광고 계약을 맺으면서 인수하는데 들어간 돈을 회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제 마이스페이스의 실적은 뉴스 사에게 짐이 되고 있다. 최근 4분기 동안 마이스페이스는 1억5,6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뉴스 사 회장인 체이스 케리는 “이런 손실은 있을 수도 없고 계속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광고주들이 원하는 돈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작년 마이스페이스 이용이 늘어난 계층은 연 소득이 2만5,000달러가 안 되는 사람들뿐이다. 가주 산 마테오에 본부를 둔 앨티미터 그룹의 분석가인 제리미아 오양은 “마이스페이스는 한 때 선두주자였지만 불행히도 개혁을 등한시하고 현재에 안주했다”고 말했다.
뉴스 사 방침대로 세워진 높은 수입을 올리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에 살빼기 팝업 같은 저질 광고를 많이 받아야 했고 이것이 이용자들을 내몰았다.
페이스북과 그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는 이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수십 억 달러에 회사를 팔라는 제의를 물리치고 그는 이용자 수를 늘리고 사이트를 개선하는데 앞장섰으며 골드만삭스와 같은 투자가들을 끌어들이는데 힘썼으며 독자성을 지켰다.
‘페이스북 효과’의 저자 데이빗 커크패트릭은 “마이스페이스는 전 세계에서 수 억 명이 이용하는 페이스북과 같은 사이트가 될 수 있었을까” 반문하고 “타임스 스퀘어식 발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그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스페이스와 음반회사들과의 합작 사업인 마이스페이스 뮤직은 밴드와 음악인들의 대표 사이트이지만 이 또한 공격을 받고 있다. 가수 앤디 수즈키는 2006년 브라운대 학생이던 시절 마이스페이스 페이지를 만들었다. 자기 사이트를 맨드캠프로 옮기려 한다는 수즈키는 “사이트를 만들어서 덕본 것이 없다”며 “그곳은 사람들이 모여 우리 음악을 무료로 듣는 곳일 뿐 복잡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경영진 교체, 감원 소셜 네트웍에서 연예 페이지로의 방향 전환 등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이스페이스는 더 이상 페이스북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마이스페이스 스토리는 페이스북에도 교훈이 되고 있다. 페이스북을 사려했던 MTV 전 사장 울프는 “인터넷 비즈니스는 사이클로 움직인다”며 “페이스북에도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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