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희 은 (경제팀 기자)
할러데이 시즌을 맞은 뉴욕 뉴저지 한인업소들이 뜻하지 않았던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평소에 비해 2-3배 매출이 오른다는 모처럼의 대목이지만 손님을 가장해 슬쩍하려는 좀도둑도 함께 늘기 때문이다. 얼마전 플러싱 한 한인 업주은 좀도둑 때문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좀도둑의 연령대 뿐 아니라 훔쳐가는 물건들 역시 종류가 다양해졌다는 것. 10대 여러 명이 매장을 방문, 한사람이 열린 배낭을 메고 지나가면 뒤를 따르는 두 사람이 배낭에 액세서리들을 집어넣는가 하면 핀이나 귀걸이를 귀나 머리에 꽂고 그냥 나가버리는 등 수법도 가지가지. 물건이 없어져서 감시 카메라의 녹화된 내용을 보고 나서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게 될 정도로 수법도 지능적이 되고 있다.
좀도둑이 다시 들러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을 목격한다고 해도 업주들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드물다. 비디오를 보여주고 자백을 받고 나서 그냥 주의를 주는 선에서 그칠 수밖에 없는 것. 업소의 이미지 뿐 아니라 경찰이 오면 영업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한 한인업소는 파트타임 종업원을 기존 4명에서 10명으로 늘이면서까지 이번 대목, 좀도둑들에 대비하고 있다.
좀도둑뿐 아니다. 컬러 프린트한 지폐를 내밀고 물건을 사겠다는 경우 역시 등장하고 있다. 팰리세이즈 팍 한 식당의 종업원은 “진짜 지폐인지 아닌지를 한눈에 아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손님이 알고 사용했는지 모르고 사용했는지 와는 별도로 그 자리에서 그냥 위폐라고 설명하며 되돌려준다”고 밝혔다.
과거 위세를 떨치던 슈퍼 노트처럼 정밀한 디자인 때문에 사용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모르고 거래가 오가는 경우도 상당하지만 최근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10달러, 20달러 등의 조잡한 소액 위폐를 만들어 직접 사용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경기가 어렵다 보니 연말을 맞아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내년에는 경기가 개선돼 좀도둑보다는 손님들이 훨씬 더 많아져 한인 사회에 억울한 피해가 줄어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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