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프랑스상공회의소 초청 갈라공연차 방한
"프랑스어로 여러 나라의 국경을 열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가수 파트리샤 카스(44)는 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에디트 피아프와 이브 몽탕 이후 최고의 샹송 가수로 꼽히는 그는 지난해 말 앨범 ‘카바레(Kabaret)’를 발표하고 세계 투어에 나서 샹송을 전파하며 올 한 해를 보냈다.
투어 지역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에 주한 프랑스상공회의소의 초청으로 송년 갈라 공연을 위해 지난 주말 방한, 1주일 일정으로 머물고 있다.
카스는 프랑스 안에서 최근 다시 샹송 붐이 일고 있다며 샹송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는 한편 조만간 자신의 속깊은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을 출간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다음은 파트리샤 카스와의 문답.
--이번 방문의 목적은.
▲마지막 방문은 2005년이었다. 이번 방문은 주한 프랑스상공회의소 초청으로 송년 갈라 공연을 위해서다. 르노삼성 후원으로 금요일(3일)에 셰라톤 워커힐에서 공연이 있고 송년 갈라공연은 토요일 예정돼 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매번 비행기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다 보면 이런저런 것을 볼 기회가 드물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열광적인 팬들이었다. 처음 방문했을 때 한국 사람들이 조금 수줍음이 많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공연 때는 열광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굉장히 놀랐고 좋았다. ‘카바레’ 앨범으로 세계 투어를 하면서 올해 3월까지 150차례의 공연을 소화했는데, 한국에서는 공연을 못해 아쉽다.
--’샹송 전파 대사’라는 호칭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나.
▲사람들이 나에게 붙여준 명칭이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언제나 다른 사람들과 내 음악을 나누려 했고 도움이 된다면 고마울 뿐이다. 프랑스어로 여러 나라의 국경을 열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현재 샹송의 영역이 많이 줄어들지 않았나.
▲앵글로색슨 계열의 음악이 대중 매체의 대세를 이루지만, 프랑스에서는 현재 샹송 붐이 다시 불고 있다. 새로운 세대들이 샹송을 좋아하기 시작하고 있다. 프랑스적 전통의 회귀라고 볼 수 있다.
--여러 언어로도 노래를 부른 적이 있는데.
▲독일어로 부른 적이 있고 러시아어로 부른 적도 있는데, 팬들에 대한 선물 차원이었다. 딱히 뭘 어떻게 하려고 하기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한도에서 노력한 것이고 내가 가진 감사의 감정을 전달하려고 했을 뿐이다. 앨범을 제작할 당시 누구와 일했느냐도 다른 언어로 노래를 부르는 것에 영향을 주었다. 그렇지만 내 음악의 원천은 프랑스 샹송이다. 그리고 독일 노래의 다양한 장르를 이용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자란 도시 자체가 독일에서 50㎞도 떨어지지 않은 접경지대고 어머니가 독일인이라 영향이 있었다.
‘그녀는 블루스를 부른다(Mademoiselle chante le bleus)’라는 노래 때문에 블루스 가수라는 애칭으로 불려지기도 하는데, 그것도 마음에 들지만 나는 샹송가수다. 내 노래에 재즈, 블루스 분위기도 있고 감성적인 멜로디도 있다.
--다른 영역의 음악을 시도할 생각은 없는지.
▲내 음악세계에서 랩을 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내 최신 앨범 카바레에서도 탱고 등의 요소가 가미되었지만 모든 것이 내가 노래하는 스타일에 맞춰진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무대에서 여러 가지 퍼포먼스를 조합해 마치 뮤지컬 같은 느낌을 줬는데.
▲’카바레’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앨범이다. 사실 앨범을 준비하면서 전통적 샹송 쟝르에 여러 가지 현대적인 요소를 넣으려 노력했다. 샹송과 현대적인 춤 그리고 이미지 조합이 굉장히 모던한 무대를 만들게 됐다. 뭔가 연극적인 분위기를 줬다고 본다. 뮤지컬과는 다르다. 뮤지컬의 경우에는 좀 과장된 면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대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하려는 것이다. 춤과 영상이 교차하는 무대를 특히 좋아한다.
--앞으로 계획은.
▲자서전을 쓸 계획이다. 여러 번 요청이 있었는데 사실 준비가 되지 않았었다. 나도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고, 예정대로라면 내년 2월에 나올 예정이다. 현재 음반 제작계획은 없다. 다음 앨범을 준비하기 위한 휴식이 필요하고 2012년 이전에는 어려울 것이다. 한번 결정하면 녹음 과정은 매우 빠르지만 이를 위한 준비과정에 1년 정도가 걸린다.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영화배우를 한 적이 있지만 일단 역할이 마음에 들어야 한다. 타이밍이 좋다면 괜찮은데, 내 성격이 완벽주의자라 두 가지 일을 한 번에 할 수는 없는 성격이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싶다.
--아시아 지역 가수들과 협력할 생각은 없나.
▲만남에 따라 다르고 살면서 급작스러운 일도 있을 수 있지만, 아직 그런 일은 없었고 제안도 없었다. 중국 가수와는 한 공연에서 노래를 부른 적은 있지만, 스튜디오 등지에서 녹음한 적은 없다.
--좋아하는 음악이나 가수는.
▲프란시스 카브렐(Francis Cabrel)이나 요즘 프랑스에서 유행하고 있는 카스카되르(Cascadeur), 에디트 피아프 등이 있고 하드록, 랩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클래식도 사실 잘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모든 음악에는 상당히 열려있는 편이다.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항상 한국 팬들이 내 음악을 부른다는 것, 그리고 여러 세대에서 애호가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고 분에 넘치는 찬사이기도 하다. 나는 데뷔시절 (샹송의 대가) 샤를 아즈나부르(Charles Aznavour)가 내게 말했던 것을 항상 기억하고 있는데, ‘현재를 노래하되 언제나 유행만을 쫓지는 말고 그렇다고 시대에 떨어지지도 말라’는 말에 귀 기울였다. 한국에서 젊은층에서부터 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이 내 음악을 듣는다고 하니 정말 고맙다. 내 음악이 세대와 국경을 넘어서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즐거운 일이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오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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