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한인사회에 1.5세 시대가 활짝 열렸다. 최근 들어 한인회는 물론 주요 단체들에도 이민 1세 대신 1.5세들이 회장을 맡아 이끌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1.5세는 10대 시절에 이민 와 영어는 물론 한국어도 함께 구사할 수 있는 세대를 일컫는다.
세대교체의 바람은 워싱턴 지역 주요 한인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올 봄 메릴랜드 한인회 제31대 회장에 최광희씨가 취임하면서 워싱턴 지역 4개 주요 한인회 중 3개 한인회가 1.5세 회장시대를 맞았다. 최광희 회장(54)은 서울 출생으로 1976년 도미해 1.5세로 분류된다.
내년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제11대 북버지니아 한인회장에 당선된 홍일송씨도 1.5세에 가까운 인물. 홍 당선자(47)는 전북 김제 출신으로 고교시절인 1978년 도미, 메릴랜드대를 수료했다.
워싱턴을 대표하는 한인연합회 회장에도 초등학교 6년 때 이민 온 최정범 전 독도특위 위원장이 5일 무투표 당선됐다. 내년 1월부터 한인연합회 사상 첫 1.5세 지도자가 되는 최 당선자(48)는 서울 출신으로 1974년 도미했다.
한인회와 함께 체육단체에도 1.5세 바람이 거세다. 워싱턴축구협회를 이끄는 손태성 회장(55), 워싱턴야구협회 샘 정 회장(48), 워싱턴배구협회 클리프 박 회장, 메릴랜드체육회 이창훈 회장(40) 등 1.5세 회장들이 체육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이밖에도 워싱턴한인봉사센터 해롤드 변 이사장, 워싱턴식품주류협회 차명학 회장 등도 굵직한 단체를 이끌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1.5세들이 한인사회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이민 연륜이 오래되면서 1세들의 고령화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로 볼 수 있다. 70년대 이민 와 한인사회 주류를 형성했던 1세들이 대부분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의 공백을 1.5세들이 점차 메우고 있는 것.
여기다 갈수록 한인사회와 미 주류사회와의 접촉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영어 구사 능력이 뛰어난 1.5세들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한인사회에 1.5세들이 진출하면서 1세 시대와는 다른 긍정적인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조직 운영방식이 비교적 합리적인데다 특히 이들이 미국사회 시스템에 익숙하고 영어 구사력이 뛰어난 만큼 주류사회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과 협조 부문에서도 돋보인다.
강철은 전 워싱턴한인회장은 “한인사회는 안정과 변화가 동시에 필요한 만큼 1세들이 이룩한 토대 위에서 1.5세들이 한인사회의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1세들의 나쁜 점은 버리고 장점은 받아들이면서 2세들을 끌어들여 한인사회의 외연을 넓히고 질적으로 심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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