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북동부의 한 농장에서 24일 무더기로 발견된 시체 72구가 중남미 각국에서 온 미국행 불법 이민자들로 추정되면서 이들이 어떤 이유로 무참히 희생됐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멕시코를 들끓게 하고 있는 마약갱단의 소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26일 EFE통신 등에 따르면 루이스 프레디 랄라(18)로 알려진 한 에콰도르 이민자는 경찰에 자신과 다른 이민자가 마약 갱단인 ‘로스 세타스’ 조직원이라고 신원을 밝힌 무장 괴한들에 납치됐으며, 한달에 2천달러를 받고 조직원으로 일하라는 제안을 거부하자 총살이 시작됐다고 진술했다.
갱단에 납치됐다 유일하게 살아남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프레디는 농장을 탈출해 인근 도로 검문소에 학살 참상을 알렸으며, 현재 연방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다.
당국은 희생자들이 미국 밀입국을 위해 멕시코에 온 브라질과 에콰도르, 온두라스, 엘 살바도르 출신의 불법 이민자들로 보고, 각국 대사관에 개별 신원확인을 위한 영사 인력을 보내줄 것으로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기존에 유기됐다 발견된 시신 대부분은 경쟁 갱단에 살해된 조직원이거나 피랍된 군과 경찰, 시민들로 불법 이민자들이 갱단에 학살되기는 매우 드문 일이다.
올해 6월 중부 게레로주의 한 광산에서 발견된 시신 55구나 북부 누에보 레온주의 한 쓰레기장에서 나온 시신 51구 대부분이 몸에 같은 문신을 새긴 갱단 조직원 등으로 파악된 바 있다.
당국은 마약 갱단들이 미국 밀입국을 노리는 이민자들을 납치해 조직원으로 고용하거나, 이들의 고향집과 미국에 있는 친.인척에게 전화해 ‘몸값’을 받아낸 뒤 살해하는 매우 더러운 방식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 국가인권위원회는 작년 한 보고서에서 매년 50만명에 달하는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 밀입국을 위해 멕시코로 오고 있으며, 2008년 9월부터 6개월간 멕시코 내 불법이민자 1만명이 갱단에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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