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여권법 개정안
“헌법 기본권 침해”논란
한국 외교통상부가 미국 영주권자 등 한인들이 현지법을 어길 경우 한국 여권 발급을 거부하는 등 여권 사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여권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법률이 제정될 경우 사소한 범법을 이유로도 여권 발급이 제한되는 등 해외 한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될 소지가 많아 논란이 되고 있다.
외교부의 ‘2010 외교백서’에 따르면 현지법 위반 등 일정 요건에 해당되는 한국 국적자에 대해 1~3년 동안 ‘여권 사용 제한’을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 신설을 골자로 하는 여권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해 8월 법률안 개정작업에 이미 착수했으며 관계기관 협의와 입법예고를 거쳐 올해 안에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외교부가 지난해 11월 입법 예고한 여권법 개정안 17조2항은 “외국에서 현지법 위반으로 출국당한 바 있고, 재입국해 유사한 행위로 국위를 손상시키거나 자신 또는 여타 국민의 안전을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1년 이상 3년 이하 동안 해당 국가에서의 여권 사용을 제한하거나, 방문·체류를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이처럼 외교부가 여권 사용 제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주로 기독교인들이 이슬람 국가에서 현지법을 어겨가며 선교활동을 하다가 추방당하는 등 마찰을 빚거나 테러까지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에 대비한 조치로 알려지고 있지만, 실제로 미국 내 한인 거주자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토안보부가 최근 발표한 ‘2009회계연도 이민단속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미국법을 어겨 강제 추방되거나 출국 조치된 한국인은 2,059명으로 집계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미국에서 강제 추방되거나 출국 조치될 경우 출국일로부터 1~3년 동안 한국 여권을 갖고 해외여행을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거주 이전의 자유 등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UC어바인 민주주의연구소 박상철 교환교수(경기대 법학)는 “여권 발급을 중단하거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하는 요소가 있다”며 “법 개정에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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