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미주 등지서 인력수요 급등… 스시학원 젊은이들 몰려
일본 내 스시업소들은 매출 감소
전통적 도제방식 점차 외면당해
<도쿄>버저소리가 울리자 켄수케 아오키는 밥을 왼손바닥에 올려놓고 열심히 모양을 만들어 간다. 밝은 녹색의 와사비를 바르고 고등어 슬라이스를 올려놓으며 니기리를 완성해 간다. 3분 18초 후 시간이 종료되자 지도 강사는 아오키가 만든 18개의 니기리 가운데 제대로 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가려낸다. 아노키는 12개 합격 판정을 받았다.
아오키는 “힘들지만 매번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쿄 스시학원의 학생이다. “실전을 위해서는 질 못지않게 속도도 중요하다”는 것이 아오키의 설명이다. 올 30세인 아오키는 실전 감각을 갖는 것이 독일이나 미국, 호주 같은 나라에 스시맨으로 취업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
사설 스시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은 날로 커지는 해외 스시시장에 진출하려는 꿈들을 갖고 있다. 이런 계획은 식당업계 전반의 가격 인하 경쟁에 따라 스시업계 역시 위축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대조적으로 해외 스시 마켓은 젊은 일본인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이 스시학원 책임자인 히로미 수기야먀는 말했다. 이 학원은 해외 스시맨 자리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웹사이트 www. shshijob.com을 운영하고 있다.
수기야마는 “유럽과 남미에서 더 많은 스시식당들이 문을 열면서 우리 학교 졸업생들은 일본 국내에서보다 종종 더 많은 돈을 번다”고 말했다. 이 학원에는 매년 100명가량이 등록해 기술을 배운다. 과정은 2개월 집중반과 1년 학위코스가 있다. 2002년 문을 연 이래 이미 700명 이상이 졸업했다. 아오키의 1년 과정반에 속한 10명 가운데 9명이 해외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아오키는 네바다 리노에서 2년간 대학을 다닌 적이 있다. 학원등록은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이다. 그는 “미국에서의 생활이 좋았다. 근무 환경도 낫고 자연과 야생 또한 훌륭하다”고 말했다.
이외에 일본의 취약한 직업시장도 해외진출을 부추긴다. 연 1조5,000억엔에 달하는 일본 스시시장이 변화하고 있다고 도쿄의 식당컨설턴트인 아키히로 니수기는 설명했다. “패스트푸드 형태의 회전식 스시식당이 늘고 있고 있는 반면 전통적 스시식당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 스시 식당 매출은 2006년 1조800억엔에서 2009년 1조490억엔으로 줄었다.
수십년 전만 해도 스시맨을 꿈꾸는 젊은이는 언젠가 도쿄 중심가 식당 주인이 되는 것을 그리며 도제로 입문했다. 그러나 직업의 안정성이 무너지면서 한 고용주에 대한 충성은 사라지고 스시맨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2년 전 학원 속성과정을 마친 타이라 마수키(39)는 폴랜드 스시식당에서 일한 후 바르샤바에 케이터링 업체를 차렸다. “이곳에서는 스시와 피짜가 돈을 버는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바르샤바 다운타운에서 일하는 기업 중역들을 겨냥한 7달러짜리 스시 런치박스가 주요 메뉴이다.
마수키가 자신의 가게를 연 속도는 수백년 간 계속돼 온 일본 스시식당의 도제 시스템과 대조적이다. 젊은이들은 국내에서의 이 직업을 점차 기피한다. 칼을 잡아 보기 전 수년간 청소를 하고 접시를 닦아야 하기 때문이다. “니기리를 잘 만들려면 3년, 또 마키 스시를 완벽히 만드는 데는 5년, 그리고 완벽한 스시 전문가가 되려면 10년은 걸린다고들 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접근이 힘들다”고 스시 학원 강사인 켄 카와수미는 말했다. 게다가 그의 수강생들은 오래 기다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 학원의 또 다른 수강생인 코지 오노(30)는 정보처리 엔지니어로 일해 왔지만 해외에서 일하는 스시 요리사로 새롭게 인생을 설계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전통적 방식으로 요리사가 되는 것은 그의 계획에 들어있지 않다. “지금 내 나이에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 바로 훈련에 들어가고 싶었다”고 말한 오노는 한때 공부를 했던 독일 뮌헨으로 진출할 생각이다.
그러나 전통주의자들은 고객들과 직접적으로 친근하게 대면해야 하는 스시맨이라는 직업에 수년에 걸친 훈련은 정신적으로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된다고 주장한다. 도쿄 한 식당의 주방장인 이세이 구리모토는 “스시 맨은 개방된 공간에서 손님과 마주보며 서빙을 한다. 친근함이라는 기술을 잘 습득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0년간 많은 스시 학원 졸업생들을 고용했던 구리모토는 “스시 맨 에게는 스시 학원 졸업장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기술은 긴장감 넘치는 스시 식당 카운터에서 몸에 자연스럽게 익을 때까지 반복하면서 배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경험은 생선에 대한 미묘한 지식을 습득하게 해 준다. 가령 생선의 계절적 특성 같은 것이 그것이다. 일부생선들은 특정 계절에만 맛볼 수 있다. 또 오징어 같은 경우는 1년 내내 먹을 수 있지만 여름과 겨울에 써는 기술이 다르다는 것이다. 구리모토는 “여러 번 여름과 겨울을 거쳐야 진정으로 생선을 다룰 줄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식당들은 미래의 스시맨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젊은 사람들은 미래의 전망을 원한다. 이런 이들에게 칼을 잡으려면 3년을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다”고 30개의 스시학원을 운영하는 키요무라 학원의 대변인은 말했다. 그는 4년 전 첫 학원을 열었을 내걸었던 것은 “바로 첫날 밥을 만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매년 2차례 개설되는 이 학원의 3개월 과정에는 20명의 수강생이 등록돼 있다. 대변인은 수강생 대부분이 해외취업을 원하고 있다고 들려준다.
이곳에서 훈련을 받아도 해외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은 일본 내에서 와는 약간 다르다. 스시학원 강사인 수에히코 시미주(70)는 “해외에서는 별 쓸모없는 기술들이 있다. 일본에서 인기가 좋은 붕장어를 외국에서는 구경하기 힘들다. 또 유럽의 손님들은 조개와 연어 같은 날 생선에 코를 돌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바르샤바의 마수키는 자신이 내보내는 런치 도시락 음식의 절반은 튀긴 것이라며 “폴랜드 사람들은 날 생선에 아직 익숙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들 구미에 맞게 소스도 약간 달착지근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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