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내달 초순 열릴 노동당 대표자 회의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은을 등장시켜 세계 무대에 첫 선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하지만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 대표자 회의에서 1인 지배체제 보다는 집단지도체제로 가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WSJ은 한국의 유동열 치안정책연구관 발언을 인용, "이번 대표자 회의에서 김정은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을 경우 김정은이 후계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상태를 감안할 때 김정은은 이번에 최소한 한 개 이상의 중요 보직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966년 이후 44년만에 개최되는 북한의 노동당 대표자회는 9월6∼8일 사흘간 열릴 예정이나 아직 명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고(故) 김일성 전 주석의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1980년의 제6차 대회 이후 당 대회를 열지 않고 있다.
앞서 북한은 내달 초 노동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해 대표자회를 소집하겠다고 예고, 김정은이 이번 대표자회를 통해 공식 직함을 얻는 등 후계 작업을 구체화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WSJ은 한편 북한 문제 전문가인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루디거 프랭크 교수의 경우 북한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우기보다는 여타 사회주의 국가들처럼 김정은을 포함한 집단 지도체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프랭크 교수는 북한은 경제상황이 안좋은데다 엘리트 계층의 경우 권력을 원하고 있고 일반 국민들도 새로운 인물에 대한 신화가 만들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어 김정은을 후계자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김씨 일가가 3대에 걸쳐 권력을 물려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포도주에 물을 타고 나서도 계속 술맛이 좋으리라고 기대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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