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말다툼을 한 뒤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비행기에서 비상탈출을 감행한 승무원(본보 11일자 A8면)이 단번에 스타가 됐다.
뉴욕 퀸스의 주법원에 전날 뉴욕 J.F. 케네디 공항에서 벌어진 ‘분노의 비상탈출’ 주인공인 미국 제트블루 항공 승무원 스티븐 슬레이터(38)가 10일 가벼운 미소를 띠며 나타났다.
전날 피츠버그발 뉴욕행 비행기에 탑승한 슬레이터는 착륙 전 한 여성 승객과 실랑이 끝에 욕설까지 듣자, 기내 방송을 통해 승객들과 해당 여성에게 욕설을 퍼부은 다음 비상탈출 장치를 통해 밖으로 나갔다.
그는 결국 무모한 행동으로 다른 사람의 신체에 위험을 가져오는 것을 뜻하는 중과실치상(reckless endangerment) 등 중죄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법적 처벌뿐만 아니라 이 날 회사가 임무에서 제외함에 따라 직장에서도 쫓겨날지도 모르는 위기에 몰렸지만 대신 동료 승무원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슬레이터의 행동은 지시를 거부하고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승객들을 다루는데 지친 승무원들이 꿈꾸는 판타지라고 전했다.
18년간 승무원으로 일한 한 여성은 WP 인터뷰에서 자신도 그와 같은 판타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슬레이터를 현실을 벗어나 자유를 꿈꾼 여성들을 칭하는 ‘델마와 루이스’에 빗댔다.
슬레이터의 변호사도 법정에서 슬레이터가 통제불능의 비행기 승객들을 견디는 와중에 빚어진 행동이라고 호소했다.
그런가 하면 인맥구축 서비스인 페이스북에서는 이날 오후까지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슬레이터를 지지한다고 선언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수천명씩 불어나고 있다. 지지자 중 1명은 그를 위한 법적 단체까지 설립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범죄인부절차 수 시간 뒤 슬레이터는 책정된 보석금 2,500달러를 내고 풀려났으며 뉴욕시 경찰국은 보석금을 낸 사람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당국은 비행기가 활주할 때 자리에 앉으라는 슬레이터의 요구를 승객이 무시하면서 싸움이 벌어졌다고 밝혔으나 추가 조사 결과 피츠버그에서 출발할 때 한 차례 싸움이 있었으며 착륙하면서 다시 싸움이 도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 공무원이 전했다.
제트블루 항공 승무원 스티븐 슬레이터가 10일 밤 뉴욕의 구치소에서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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