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의무화 안돼 발병 50년만에 최고
생후 6개월~6세 예방주사 5번 맞아야
캘리포니아주에서 백일해가 유행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가주에서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백일해에 걸린 건수는 최소 910건이며, 이 중 생후 3개월 미만의 신생아 5명이 숨졌다. 아울러 수백 명이 백일해 의심환자로 분류돼 정밀검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가주 보건국은 백일해 발병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로 늘어났다고 발표하고,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감염건수가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중보건 관계자들은 캘리포니아가 중학교에서 백일해 예방접종을 의무화하지 않은 11개 주 가운데 한 곳이라고 지적하고 이 때문에 특히 청소년 사이에 백일해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감염환자가 가장 많은 북가주 마린 카운티의 환자 대부분이 5∼17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25만명의 마린 카운티에서 현재 확인된 백일해 감염건수는 187건으로 최근 10년간의 감염건수를 합친 것보다 많다. 이는 1,000만명이 사는 LA카운티의 감염건수 148건과도 비교된다.
CDC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전국적으로 백일해 증가세를 보여 심각한 공중보건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청소년의 백일해 발병률은 미 전역에서 41%, 캘리포니아에서는 43%를 차지하고 있다.
미 전역에서 발생한 백일해 발병 건수는 2008년 1만3,000건으로 18명의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LA타임스는 청소년에게 백일해 예방접종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주 의회에 몇 년째 계류 중이나 예산 문제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보건전문가들이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일해 유행은 2~5년마다 되돌아오고 있다. 백신 접종은 생후 2개월부터 가능하다. 하지만 생후 6개월까지 3회 맞히며, 생후 6개월 이후나 면역력이 생기기 때문에 백신을 맞힐 수 없는 생후 2개월 이전 영아나 면역력이 약한 영 유아의 경우 백일해 감염이 치명적인 증상이 될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호흡기 질환의 일종인 백일해는 경련성 기침을 일으키며 성인이나 청소년은 감기 정도로 여기기도 쉽다. 증상은 감기나 독감과 유사해 1~2주 이상 잦은 기침과 줄줄 흐르는 콧물 등 증상과 기침할 때 씩씩거리는 소리 때문에 ‘whooping cough’로 불리기도 한다.
소아과 전문의들은 자폐증(autism)을 우려해 백신을 제대로 맞히지 않는 부모가 늘어난 것도 백일해 발병 증가의 한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09년 소아과학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자녀의 백일해 백신을 맞히기를 거부한 경우 백일해에 걸릴 위험이 높았었던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한편 백신을 맞히더라도 백신 예방 효과가 평생 동안 가는 것이 아니다. CDC는 15~18개월과 4~6세 사이 추가 접종을 맞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지난 2005년부터는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새로운 백신 추가 접종을 시작해 왔는데, 유아기 때 접종을 완전히 마혔더라도 11세와 12세 이후 청소년 및 성인용 Tdap(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백신) 백신을 1회 추가 접종하는 것을 CDC는 권고하고 있다. 성인의 경우 10년에 1회 맞으면 되지만 꼭 10년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또 12개월 미만 어린이를 대하는 성인은 Tdap 접종을 맞는 것이 추천된다.
<정이온 객원기자>
백일해 백신은 생후 6개월까지 3회 접종 후 15~18개월에 추가 접종, 4~6세 사이 추가 접종해서 6세까지 총 5번 예방주사를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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