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적’ ‘상세함’이란 사전적 의미를 지닌 디테일의 힘은 실로 막강하다. 기본에 충실할 때, 사소한 것을 간과하지 않을 때 디테일의 힘은 긍정적 결과로, 반면 크고 중차대한 이슈에만 집착한 나머지 기본과 사소한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때 부정적 결과로 나타난다.
올해 4월 발생 시점부터 두 달 동안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전 세계 해양 오염의 확산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는 영국의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원유 유출 사태, 자동차 강국의 이미지를 한 번에 실추시킨 일본 도요타의 대량 리콜 사태, 올 상반기 전 세계 블록버스터로 기록을 세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 지난 24일 시중에 판매된 첫 날 무려 150만대가 팔렸다는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4GS’ 등이 모두 디테일의 힘을 입증하는 사례들이다.
BP의 멕시코만 원유 유출과 도요타 대량 리콜 사태의 공통점은 세계적 기업인 두 회사 모두 디테일의 힘을 간과했다는데 있다. BP는 석유 시추시설 딥워터호라이즌의 폭발 수 주 전부터 안전상의 문제를 파악했으나 이를 무시했으며, 도요타는 전자제어장치 결함을 알고도 은폐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반대로 ‘아바타’와 ‘아이폰 4GS’는 디테일의 힘을 이용해 대히트를 친 현대 문명의 산물이다. 이들은 ‘자메부(Jamais Vu·사물이 생소하게 느껴짐)’, ‘데자부(Deja Vu·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 ‘프레스크 부(Presque Vu·생각이 날듯 말듯 한 느낌)’를 적극 활용해 원래 있던 것을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한 케이스다.
기본을 살리되 그 기본적 바탕 위에 세부적인 꼼꼼함을 가미해 디테일의 힘을 적극 활용했다고 할 수 있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본적 바탕 위에 상세함이 뒤따를 수 있고, 기본적 틀 안에서 세부 사항을 운운할 수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 습관 속에서 누구나 쉽게 간과하는 것이 바로 ‘기본’이다. 문제가 발생할 때 문제의 원인이 먼 곳에 있지 않고 가장 기본적인 곳에서 발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디테일의 힘은 기본에 충실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정보라 / 뉴욕지사 사회 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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