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러시아 서부 스몰렌스크에서 발생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희생자 97구의 시신이 모두 수습됐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비상대책부 장관은 이날 사고 현장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게 사고 개요를 보고하면서 "카친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희생자들의 시신을 모두 수습했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비행기에는 애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승무원 8명을 포함해 총 97명이 탄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가족들의 신원 확인을 위해 시신을 모스크바로 옮길 예정이며 훼손 정도에 따라 DNA 검사도 한다는 방침이다.
그런가 하면 사고 원인과 관련 러시아 당국은 사고 비행기 기장이 지상 관제탑의 통제관 지시에 따르지 않고 짙은 안갯속에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 공군 고위 관계자는 "통제관의 말을 따르지 않고 조종사가 하강 속도를 높였다"면서 "다른 공항(벨라루스 민스크)으로 회항하라는 지시도 무시했다"고 말했다.
이 공항에는 짙은 안개 등 기상 악화 시 항공기 착륙을 제대로 유도할 항법 장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법상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조종사에게 비행기 착륙을 명령할 수 있지만 당시 카친스키 대통령이 기장에게 그런 명령을 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고기 기장이 왜 관제탑의 지시를 무시했는지는 블랙박스의 분석 결과가 나온 뒤에나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 국민에게 조의를 표하면서 12일 하루를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56분께(현지시간)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를 태우고 바르샤바에서 출발한 러시아제 Tu(투폴레프)-154 비행기가 모스크바에서 서쪽으로 350km 떨어진 스몰렌스크 공항 활주로 부근에 추락, 카친스키 대통령을 포함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지난 1940년 옛 소련 비밀경찰이 폴란드인 2만 2천명을 처형한 ‘카틴 숲 학살 사건’ 추모 행사에 참석하려고 러시아를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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