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반품률이 25%나 되는 제품이 있다. 바로 가정에서 무선 인터넷 통신망을 만들때 사용하는 라우터다.
라우터를 사용하면 가정 내의 무선통신망 공간이 만들어져 랩톱 컴퓨터나 아이팟 터치, 셋톱박스, 게임기나 여타 기기들을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편리한 기기의 반품률이 높은 것은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사용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시스코 시스템사가 라우터의 반품률이 높다는 점에 착안, 조만간 사용이 아주 간편한 새 라우터를 발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무선 라우터는 플라스틱 박스 모양으로 케이블 모뎀 등에 꽂아 사용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컴퓨터나 인터넷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설치에 어려움을 느낀다.
미국내 65%의 가정에서는 고속인터넷을 이용하지만 그중 절반만이 무선 인터넷 환경을 누리고 있어 라우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평가다.
링시스 브랜드의 라우터를 생산하는 시스코 시스템은 1년전 큰 도박을 했다.
네트워크 산업의 애플이 되겠다는 목표 하에 사용하기 쉬운 라우터 생산 작전에 돌입한 것이다.
이 회사는 우선 플립 캠코더를 생산하는 퓨어 디지털사를 5억9천만 달러에 사들였다. 플립 캠코더는 빨간색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작동이 되는, 사용이 아주 쉬운 캠코더로 줌 기능조차 없는데도 시장을 장악해버렸다.
이처럼 쉬운 캠코더를 만든 노하우를 활용해 개발한 새 라우터가 시스코 발렛이라는 새 제품이다.
사용자들이 SSID나 웹-2, DHCP와 같은 생소한 용어와 씨름하지 않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작동하도록 돼 있다.
새 제품은 포장조차 단순하다. 담뱃갑처럼 뜯기 쉽게 만들었다. 소비자들이 라우터에 대해 갖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제품 어디에도 라우터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하얀색의 USB 드라이브를 PC에 넣기만 하면 무선 통신망이 만들어진다.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넣으라고 하지 않으며 뭔가 의사결정을 하도록 요구하지도 않는다.
새 제품을 위해 24시간 운용되는 무료 안내전화도 개설했다. 모르는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로 물어볼 수 있다.
설치를 위해 CD를 컴퓨터에 넣을 필요도 없으며 소비자들의 네트워크 이름조차 소프트웨어에서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물론 원할 경우 이름을 바꿀 수 있다.
시스코 사는 이 제품의 가격을 100달러로 책정하고 앞으로 수개월간 엄청난 광고를 할 예정이다.
지난 5년간 라우터 전 제품에 사용된 광고비보다 많은 금액을 3개월 광고비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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