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텔서 함께 기거하던 아빠 숨져
▶ 이혼 엄마 연락 끊겨
“가족이나 친지를 찾지 못하면 아이들이 더 이상 갈 곳이 없습니다”
부인과 이혼한 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둘을 홀로 키우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한인 남성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아이들이 졸지에 부모의 품을 잃은 딱한 처지가 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LA카운티 검시국은 현재 LA 한인타운 내 한 초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11세와 9세의 남학생 형제 2명의 연고자를 찾고 있다며 본보에 도움을 요청해 왔다.
검시국에 따르면 한인 이행기(47)씨가 장기 투숙중이던 타운 내 한 숙박업소에서 갑자기 쓰러진 것은 지난 1월12일 오전 7시께. 등교준비를 하던 자녀들이 급히 911에 신고해 굿사미리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이씨는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끝내 숨을 거뒀다.
지인들에 따르면 이씨는 오랫동안 LA 다운타운에서 의류업에 종사했으나 부인과 이혼을 한 뒤 연락이 끊긴데다 최근 불경기로 사업이 어려워져 아파트 렌트도 내지 못할 상황이 되자 지난해 7월부터 타운 내 모 호텔에서 아들 둘과 장기 투숙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사고 직전에 간이 나빠져 약을 복용하고 있었고 복수가 차는 등 지병이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이들은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버지가 돌아오게 해달라며 매일 밤 눈물로 기도를 해 주위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있다고.
검시국과 LA카운티 아동보호국은 아이들의 가족이나 친지 찾기에 나섰지만 이씨가 사망한 지 3개월여가 되도록 아이들을 맡을 만한 연고자는 나타나지 않아 포스터 홈에 넘겨지거나 입양이 될지도 모를 상황이다.
검시국 관계자는 “이씨가 사망 전까지 하와이에 있던 전 부인(아이들의 친모)과 연락을 했던 사실을 알아냈지만 친모와는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현재 한국 또는 미국에 있는 친지들을 찾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의 친구들은 “어떻게 해서 한국 부산에 있는 사촌과 연락이 닿았지만 정작 당사자는 미국에 올 수 없는 형편이라는 말만 들었다”며 “우리라도 나서서 돕고 싶은데 연고권자가 아니라 맡을 수도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LA카운티 아동보호국 관계자는 “현재 소셜워커가 아이들의 가족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가족을 찾지 못해 입양되거나 보육시설로 간다 하더라도 향후 가족을 찾으면 아이들을 가족 곁으로 보낼 수 있으므로 하루 빨리 연고자가 나타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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