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폰의 고강도 섬유 ‘아라미’기술 빼돌려
성과미달 이유 해고된 듀폰 엔지니어, 코오롱 미주지사 접촉
’케블라’생산 정보 넘기고 전.현직 직원딜에 기술적 도움
연방당국, 코오롱 비밀수사.미첼 ‘산업비밀도난’혐의 기소
미국 화학업체 듀폰의 영업 비밀을 빼돌려 한국 코오롱에게 넘겨준 50대 미국인이 18일 미 연방법원에서 1년6개월 실형을 선고 받았다.미 연방 버지니아 동부 지방법원 제임스 R. 스펜서 판사는 이날 ‘산업 비밀 도난’(Theft of Trade Secret)과 ‘공무 집행 방해’(Obstruction of Justice) 혐의에 유죄를 시인한 듀폰 전 직원 마이클 데이빗 미첼(52·버지니아주 체스터필드 카운디 거주)에게 징역 18개월과 3년 보호관찰형을 내렸다.스펜서 판사는 또 미첼이 듀폰에게 18만7,895달러90센트를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사건 개요
법원 기록에 따르면 듀폰의 버지니아주 리치몬드 소재 공장에서 25년이 넘게 엔지니어와 세일즈맨으로 근무해온 미첼은 지난 2003년을 시작으로 직장에 대한 불만이 상사와의 잦은 마찰로 이어져 2006년 2월6일 업무 성과 미달 이유로 해고됐다. 듀폰에 근무할 당시 미첼의 전문 기술 분야는 고강도 섬유인 ‘아라미드’(Aramid) 섬유 브랜드 ‘노맥스’(Nomex) 관련이었으며 해
고될 당시의 최종 직책은 역시 또 다른 아라미드 섬유 브랜드 ‘케블라’(Kevlar)의 판매와 마케팅 관련이었다. 아라미드 섬유는 강철보다 5배 높은 강도를 갖췄고, 섭씨 500도 이하에서는 타지 않는 고기능성 소재로 일명 ‘슈퍼섬유’라고도 불리며 광케이블, 방탄복, 방탄 자동차,우주항공 소재 등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첼은 듀폰에서 해고된 약 2주후인 2006년 3월24일 코오롱 미주지사 직원을 만났다. 코오롱은 듀폰의 ‘케블라’와 경쟁하는 아라미드 섬유 브랜드 ‘헤라크론’(Heracron)을 생산하는 한국 기업이다.미첼은 이날 만남과 그 후 코오롱 직원들과의 만남에서 ‘케블라’와 ‘헤라크론’과 같은 아라미드 섬유에 관한 자신의 기술 및 마케팅 지식을 내세웠다.미첼은 코오롱 미주지사 직원과의 첫 만남이 있은 뒤 약 1년 후인 2007년 3월 한국을 방문, 코오롱 본사 직원들과 만나 코오롱의 ‘컨설턴트’(Consultant)로 채용되는 것을 논의 했으며 실
제로 같은 해 4월 코오롱의 ‘헤라크론’과 그 외 아라미드 섬유 생산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내용의 계약을 코오롱과 체결했다.코오롱은 아라미드 섬유 개발에 12년간 510억원을 투자해 지난 2005년 말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아라미드 섬유 `헤라크론` 실용화에 성공했으며 코오롱이 ‘헤라크론’을 개발하기 전까지 한국은 아라미드 섬유를 전량 수입했다.
코오롱의 산업 비밀 정보 요구
미첼이 지난 해 12월15일 서명한 ‘유죄 시인서’(Statement of Facts)에 따르면 코오롱 직원들은 미첼과의 사업 관계 시작부터 미첼에게 듀폰의 ‘케블라’ 생산 과정과 관련된 구체적인 기술 분야 정보에 대해 의뢰했으며 미첼은 이들 질문에 자신이 아는 한도에서 답변했다.그러나 미첼은 ‘케블라’ 생산에 관한 지식이 제한돼 있어 듀폰의 전·현직 직원들에게 코오롱의 기술적 질문들에 대한 답변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으며 미첼의 도움을 요청 받은
전·현직 듀폰 직원 중 몇몇이 이 같은 사실을 듀폰측에 통보함에 따라 듀폰측은 ‘산업 비밀 유출’에 대한 우려를 미 연방수사국(FBI)과 미상무부(DoC) 특별수사관들에게 신고했다.
미첼의 산업 비밀 도난
듀폰의 신고로 수개월간의 비밀 수사를 벌인 FBI와 DoC 특별수사관들은 2008년 3월12일 미첼의 자택에 대한 수색영장을 집행해 컴퓨터들과 서류들을 압수했다.수사관들은 압수한 컴퓨터들을 분석한 결과 듀폰의 ‘케블라’ 생산과 관련된 ‘스프레드시트’(Spreadsheet)를 포함, 미첼이 해고됨에 따라 듀폰에 반납했다고 밝힌 ‘산업 비밀’ 정보들이 담겨있음을 발견했으며 또 미첼이 컴퓨터에 저장돼 있는 듀폰의 ‘케블라’ 생산 관련 ‘스프레드시트’ 내용의 일부를 코오롱 직원에게 이메일로 전송한 증거를 확보했다.
연방 당국의 코오롱 비밀 수사
범법 행위가 적발된 미첼은 FBI와 DoC의 코오롱에 대한 ‘산업 비밀 도난’ 및 ‘수출통제법 위반’ 여부 비밀 수사에 협조키로 하고 특별수사관들의 지시에 따라 코오롱 직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전화통화 내용을 녹음하기 시작했다. 미첼은 코오롱 직원들에게 자신이 듀폰에 ‘불만’을 품은 고위급 듀폰 과학자를 포섭했다며 그가 코오롱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겠다고 제안해 실제로 2008년 8월26일 리치몬드 국제공항 인근 ‘더블트리 호텔’(DoubleTree Hotel) 객실에서 연방 수사관들이 비밀리에 녹음, 촬영하는 가운데 코오롱 직원들과 ‘불만’을 폼은 듀폰 과학자 행세를 한 비밀 수사 협조자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이 회의에서 ‘불만을 품은 듀폰 과학자 행세를 한 비밀 수사 협조자는 코오롱 직원들의 ‘케블라‘ 생산 과정에 대한 기술적인 질문들에 답변을 하고 코오롱을 도와줄 의사를 전했으며 이날 만남에 만족한 것으로 비춰진 코오롱 직원들은 추가 논의를 위한 추후 만남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미첼의 공무 집행 방해
그러나 ‘더블트리 호텔’의 만남에 이어 추후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첼은 코오롱과 빚어진 컨설팅 보수에 대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2008년 11월25일 몇몇 코오롱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이 ‘더블트리 호텔’ 회의를 녹음했으며 만일 코오롱이 추가로 2만 달러의 컨설팅 사례를 지불하지 않을 경우 녹음 테이프를 듀폰과 정부 기관에 넘기겠다고 통보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던 연방 수사관들은 ‘더블트리 호텔’에서의 첫 만남에 이어 듀폰에 ‘불만’을 품은 듀폰 과학자 행세를 한 비밀 수사 협조자가 코오롱 관계자들을 접촉토록 지시해 추가 회의를 추진하게 하는 등 코오롱에 대한 비밀 수사를 계속 전개했다.하지만 연방 수사관들은 미첼이 코오롱 직원들에게 ‘데블트리 호텔’ 녹음 사실을 알리는 이메일을 보낸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으며 코오롱에 대한 연방 수사관들의 비밀 수사에 협조함에 따라 미첼의 형사처벌을 유보해온 연방 검찰은 2009년 12월9일 미 연방 버지니아 동부 지법에
미첼을 최고 10년 실형이 가능한 ‘산업 비밀 도난’ 혐의와 최고 20년 실형이 가능한 ‘공무 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청구했다. 이에 미첼은 2009년 12월15일 검찰측과의 ‘재판 이전 협상’(Plea Bargain)에서 모든 혐의에 유죄를 시인했으며 사건을 담당한 스펜서 판사는 지난 18일 미첼에게 1년6개월 실형을 선고한 것이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 듀폰은 지난 해 2월3일 미 연방 버지니아 동부 지법에 코롱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으며 코오롱은 듀폰을 상대로 맞소송을, 미첼을 상대로 제3자 소송을 제기했으나 미첼을 상대로 한 제3자 소송은 지난 해 8월27일, 듀폰을 상대로 한 맞소송은 올해 2월3일 각각 기각됐고 코오롱을 상대로 한 듀폰의 원소송은 배심 재판 준비를 위한 양측의 관련 서류 및 관계자 증언 요청·제공 절차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듀폰의 ‘케블라’로 만든 방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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