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인 아들의 봄 방학을 앞둔 한인 박모씨(34)는 벌써부터 한숨이 앞선다. 봄 방학 기간 동안 아들을 어디에 맡겨야 할 지 머리 속이 복잡하다. 맞벌이인 이 부부는 봄방학 기간 아들을 데이캐어 센터에 하루 종일 맡기자니 가계 사정이 빠듯하고 친정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할 형편도 아니다.
불경기에 학원·데이캐어 부담 커
빠듯한 살림에 가족여행 꿈도 못꿔
박씨는 “경기가 어려워진 뒤로는 아들의 방학이 다가오는 것이 겁이 난다”며 “하루 종일 데이캐어 센터에 맡길 형편이 안돼 전업주부인 친구에게 신세를 져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달 마지막 주일부터 시작되는 학생들의 봄방학을 앞두고 맞벌이 부부들의 걱정이 늘고 있다.
비록 1주일의 짧은 방학기간이지만 요즘처럼 가계 경제가 빡빡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는 100~200달러의 지출도 부담스럽기만 하다.
데이캐어 센터에 자녀를 하루 종일 맡길 형편이 안되는 맞벌이 부부들 중에는 방학 기간 아예 데이캐어 센터까지 자체 ‘방학’을 선언하는 경우도 있다.
방학기간 종일반을 신청하면 200달러 정도의 지출이 늘기 때문에 박씨처럼 자녀를 한 주일 데이캐어 센터에 보내지 않으면 추가지출을 하지 않아도 되고 1주일 간 150~250달러까지 절약할 수 있기 때문.
한 데이캐어 센터 관계자는 “방학을 앞두고 있지만 종일반 등록 학생은 늘지 않고 학원을 쉬겠다며 크레딧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짧은 봄 방학에 자녀들은 여행을 가자고 졸라대지만 가계부를 쳐다보는 부모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다운타운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최모(40)씨는 “5학년과 7학년 두 딸이 봄방학 동안 특별한 여행계획을 묻는데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며 “가족여행을 다녀오고 싶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 자리를 비우기도 쉽지 않다”고 불편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교육 전문가들은 학부모들이 자녀들과 봄방학 계획을 함께 세워 도서관이나 박물관, 무료 문화공연 등을 잘 활용하고 신문을 읽거나 독서를 하도록 해 생활리듬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오는 3월 29일 LA 통합교육구가 봄방학을 시작하며 ABC, 글렌데일, 토렌스, 어바인 교육구는 4월 5일, 플러튼 교육구는 4월 12일부터 봄방학이 시작된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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