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가 안착한 한국에서 각 시도는 자체 ‘브랜드’로 세계진출을 꾀하고 있다. 세계경제 중심인 미국에 지자체 사무소를 차린 이유도 중앙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충청남도는 올해 들어서만 1억6,000만달러의 미국자본 유치를 이끌었다. 지자체 중소기업의 미주 진출과 해외투자 유치를 주요 업무로 하고 있는 LA사무소 소장들을 설날을 맞아 만나봤다
한국 중소기업 미주 진출 도와주고
외국 자본 한국으로 투자유치 활동
양국 지자체간 문화교류에도 앞장
-새해맞이 지자체 사무소의 사업구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백낙흥 소장: 뉴욕에서 LA로 온 지 3년, 안정이 됐습니다. 네트웍을 활용해 일반교류도 강화할 생각입니다. 최근 아산시-팜스프링시, 당진군-롱비치시가 자매결연을 맺었어요. 요즘 공무원은 형식을 싫어합니다. 실질적인 교류효과를 위해 일하죠. 올해부터 브라질 상파울루 충남사무소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동포들도 사무소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북미지역과 중남미 지역을 연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강태기 소장: 올해 새로 부임해 업무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사무소는 미주 진출을 원하는 300인 이하 중소기업을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니저를 채용했고 마케팅과 국제교류 사업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투자유치를 위해 미국 바이어들을 데리고 4월 부산으로 갑니다. 각종 국제행사가 많은 부산을 이 곳 분들에게 알려야죠. 2011년은 LA시와 부산 자매결연 40주년인데 이를 위한 행사를 구상 중입니다.
한재성 소장: 울릉도 학생들이 미국문화를 체험하고 돌아갔습니다. 투산 지역 학생들도 곧 울릉도를 방문하죠. 투자유치, 통상지원도 중요하지만 한국 지자체와 미국 지자체간 문화교류도 중요합니다. 한국학교, 한국어 진흥재단과 함께한 한국문화 체험사업들이 반응이 좋습니다. 한국어 교사와 우수학생, 동포 자녀들을 초청하는 문화교류 사업도 더 만들고자 합니다.
정석원 소장: 경남은 조선소와 자동차 부품산업이 유명합니다. 남해와 통영, 진해 쪽으로 투자유치를 집중해 볼 생각입니다. 4월에는 투자자문단을 경남으로 초대합니다. LA와 뉴욕 지역 투자자를 데려가 경남 로드쇼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해외 수출을 하고 싶어도 정보와 인프라가 없어서 어려워하는데 이를 풀기 위해 경남사무소가 앞장섭니다.
이태목 소장: 사무소 개설 후 6개월 동안 일해 보니 동포들은 각 분야에서 상당한 역량을 보이고 있어요.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국입니다. 해외동포와 한국이 서로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게 아쉬워요. 한국과 미주 한인이 서로 마음껏 교류할 수 있는 사무소를 만들고자 합니다. 경기도(한국)와 미주 한인사회 경제·문화를 연결하는 중매쟁이가 되고 싶어요.
-지자체도 특성과 특화사업을 알리고 있습니다. 각 도의 ‘브랜드’를 정의한다면.
백: 충남은 수도권 인근이라는 이점과 IT, 자동차, 제철, 인재 등 3년 연속 외자유치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죠. 석유·화학 공업은 물론 각종 고부가가치 산업 토대가 갖춰져 있습니다.
강: 부산시는 21세기 동북아시아 해양수도를 지향합니다. 과학중심·영화영상·동남권 광역교통망·문화관광 등 부산의 경쟁력은 다양합니다. 부산영화제와 스토리텔링으로 유명한 불꽃축제에 많은 여행객이 몰려옵니다.
한: 경북은 IT산업과 디스플레이, 신재생 에너지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첨단복합 의료단지, 전통문화, 태권도, 대구지역 원단산업 등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지자체입니다.
정: 대우조선, 삼성조선, STX조선 등 조선소 산업 일번지입니다. 마산창원 기계·산업단지와 진해 해군기지, 아름다운 남해안 등 조만간 남해안 발전종합계획이 확정되면 투자를 위한 여건이 더욱 좋아집니다.
이: 경기도에 중소기업만 3만여 업체가 있듯이 산업 중심지입니다. 대한민국 경제력 50% 이상이 경기에 몰려 있습니다.
- LA에서 사무소 운영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한: 농어촌 특산물은 수출길만 열리면 농가에 큰 소득을 줄 수 있죠. LA와 미주 한인에게 고향 농수산물을 더 알리고자 합니다.
정: 처음 사무소를 개설했을 때 네트워크 구성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미국에 사는 한인은 한국과 현지를 잇는 매개체 역할을 많이 합니다. 한인들이 정치, 경제분야 진출을 더 많이 하면 한국과 미국 협력이 더 원활할 겁니다.
이: 단합을 좀 더 하고 갈등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인경제가 ‘의식주’ 산업에 머물고 있는데 한국의 발전된 산업분야를 이곳에도 도입하면 어떨까 생각해요. IT와 첨단산업 등 디지털 문화를 부흥시켰으면 합니다.
백: 한국이 한인 2세 등 우수한 재원을 방치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미국 경기가 안 좋은 이 때 한국이 우수한 해외 한인인재를 흡수해야 합니다.
한: 한국은 LA를 포섭해야 할 도시라고 인식해야 합니다. LA는 디지털, 영화산업 중심지죠. 이를 활용해 한국문화를 알리면 세계에 한국을 알릴 수 있어요. 한국 지원도 필요하고 한인들도 미국사회 곳곳에 많이 진출했으면 합니다.
-사무소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백: 몇몇 분들은 LA에 사무소를 두는 것을 의아해 하십니다. 하지만 중앙정부 역할과 광역자치단체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습니다. 한국 투자를 원하는 미국인들도 중앙정부가 아닌 시군과 직접 접촉하려고 해요. 의사전달 효율성 측면도 무시할 수 없죠.
정: 각 사무소에는 2~4명이 일을 합니다. 근데 도청 하나의 역할을 기대할 때가 있어요. 솔직히 사무소 ‘실적’ 압박감 때문에 잠이 안 올 때도 있죠.
강: 생소한 곳에 왔고 LA에서 미주 전지역을 책임지려니 부담감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이: ‘사무소가 가치가 있다 없다’ 논하는 게 의미 없다고 봐요. 1년 운영비 들여 투자유치 한 건만 해도 몇 배의 이익을 뽑습니다.
한: 한국 공무원으로 미국에 와보니 미국 시스템을 배울 필요가 있더군요. 투자지원 프로그램, 대학 산학협력, 각종 기술지원 등 서로가 협력을 잘해요. 이런 점은 사무소가 취해야 할 자세라고 봅니다.
참가자: 이태목 경기사무소장, 정석원 경남사무소장, 한재성 경북사무소장, 백낙흥 충남사무소장, 강태기 부산사무소장
정리: 김형재 기자
한국 광역자치단체 5곳은 미주시장 진출을 위해 LA사무소를 거점으로 통상·투자유치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무소 소장들은 양국 문화교류 중요성도 강조하며 새해에는 보다 알찬 사무소를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왼쪽부터 정석원(경남), 백낙흥(충남), 한재성(경북), 이태목(경기), 강태기(부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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