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
미국 소매점에서 종업원들이 상품권을 악용해 돈을 슬쩍하는 내부 절도가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 보도했다.
전세계 소매점 절도 실태를 분석, 조사하는 소매연구센터(CRR)가 발표한 ‘세계 소매 절도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종업원의 상품권 절도로 미 소매점들이 입은 손실액수는 1년간 36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업 전체 매출의 1.51%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조슈아 뱀필드는 상품권 절도가 급증하고 있다며 종업원에게는 상품권이 현찰과 같다. 미국 달러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NYT는 대형화면 텔레비전을 가게 밖으로 훔쳐 나오는 것보다 지갑 속에 작은 상품권을 챙겨 나오는 것이 훨씬 손쉬울 것이라며 다양한 상품권 절도 수법을 소개했다.
계산대 직원들은 손님이 물건을 환불한 것처럼 조작한 다음, 계산기를 이용해 상품권에 그만큼의 환불 금액을 충전한 뒤 상품권을 빼돌렸다.
상품권을 구매하는 손님에게 ‘0달러’ 상품권을 주고서는 원래 상품권의 돈을 자신의 상품권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올해 초에는 코네티켓주 밀포드의 시어스에서 일하는 20살 직원이 매장 내 컴퓨터를 조작해 3만5천달러 이상을 상품권으로 옮긴 혐의로 기소되는 일도 있었다.
미국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청 소속 소매범죄 전문가인 데이비드 힐 형사는 소매범죄 중 조직절도와 상품권 절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상품권을 이용해 물건을 사는 경우 신분증을 제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신용카드 절도보다 상품권 절도의 경우 범죄 추적에 더 어려움을 겪는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소매점 내부 절도는 경제 침체로 미국 내 소매점들의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 지난해 소매점 내부 절도 비율은 외부도둑의 범죄 비율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NYT는 전했다.
미 소매점 수입조사기관인 전국소매안전조사(NRSS)에 따르면 소매점들이 입는 손실의 43%가 내부절도였으며, 외부인에 의한 절도는 36%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106개 소매업 체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내부 절도로 소매점이 입은 손실규모는 155억 달러에 달했다.
이들이 이렇게 꿀꺽 삼킨 절도액수는 고객을 가장한 절도범들의 범죄 액수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소매 절도 지표 보고서 결과 내부 절도로 인한 피해 액수는 평균 1천890 달러를 기록, 외부 좀도둑들의 절도 액수인 438달러를 훨씬 웃돌았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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