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워싱턴 통일강연...“북한은 통일주체 능력 없어”
“진보 세력 일부는 아직도 북한을 통일의 주체로 생각하고 있지만 북한은 그럴 능력이 없다.”
불교계의 대표적인 사회운동가인 법륜 스님(정토회 지도법사.평화재단 이사장.사진)은 17일 워싱턴 동포를 대상으로 한 통일 강연회를 갖고 국제 역학관계 속에 한국이 주도하는 한반도의 단계적 평화통일 방안을 제시했다.
법륜 스님은 이날 저녁 ‘글로벌 리더십으로 통일 코리아를 디자인하라’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통일의 주체는 한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0년대 이후 남북한의 힘의 균형이 바뀌어 현재 북한은 의지가 있어도 통일의 주체가 될 현실적 역량이 없다”며 “반면에 경제적,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는 남한이 통일의 중심이자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남한의 보수 세력은 통일에 대한 자신감이 없고 진보세력 일부는 아직도 북한을 통일주체로 생각한다”고 비판한 후 “여야나 보수, 진보세력 모두 통일의 주체로서 책임의식을 가져야한다”고 주문했다.
법륜 스님은 통일의 과정에서 팽창하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미국의 역할과 단계적 통일방안으로서의 국가연합제의 중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북한이 급격히 와해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북한은 살기 위해 중국의 거대한 힘에 금방 휩쓸리고 중국은 조중 동맹에 따라 북한에 진주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북한 붕괴 시에도 한국이 개입할 근거가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미관계가 신속히 해결된 후 미국의 협력 하에 남북이 통일돼야 한다”며 “남북한이 적어도 국가연합이라도 이뤄놓아야 북한이 설령 붕괴되더라도 남한이 관리할 근거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큰 격차가 나는 남북한의 상황에서 연방제는 맞지 않다”며 먼저 국가연합제를 거쳐 통일로 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법륜 스님은 변환기의 국제질서 속에서 통일을 위해서는 일본, 중국 등 주변 강대국과의 상생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지금 세계는 유럽연합처럼 독립국가들도 뭉쳐야 산다”며 “한반도의 통일이 미국과 일본, 중국의 이익도 보장하는 방법을 찾아야 그들의 지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일 코리아는 일, 중과 경제공동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강대국 경쟁구조의 완충지대가 아닌 세력균형의 완충지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륜 스님은 마지막으로 “우리 시대의 민족사적 과제는 평화통일이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굶주린 북한 주민들을 살리고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함께 민족사적 내부로 끌어들이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애난데일의 메이슨 디스트릭 청사에서 김순영 정토회 총무의 사회로 열린 이번 강연회에는 공동 주최 측인 PNP 포럼의 윤흥노 대표와 이동희 민주평통 회장, 허인욱 메릴랜드 한인회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강연자인 법륜 스님은 2002년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으며 한반도 화해와 통일을 위한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법륜 스님은 강연회 다음 날인 18일 저녁에는 같은 장소에서 ‘힘들어도 행복한 우리네 인생’을 주제로 한 ‘즉문즉설(卽問卽說)’ 형식의 법회를 열었다. 미주를 순회 중인 법륜 스님은 뉴욕, 뉴저지, 플로리다의 잭슨빌, 오하이오의 콜럼버스, LA,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캐나다 밴쿠버에서도 법회를 갖는다.
문의 (301)937-0748 <이종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