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특별한 날에는 탕수육에 자장면이 최고의 음식이었던 세대에 태어난 난 요즘도 식구들과 아이들 생일에 중국집을 찾는다. 얼마 전 조카 생일이어서 어김없이 중국집을 찾았다. 언제나 가격을 맞추기 위해서 시키는 요리는 항상 같다.
아이들과 승욱이를 자리에 앉히고 음식을 기다리는데 승욱이가 계속 음식을 달라고 손으로 이야기를 한다.
“조금만 기다려. 배고프지?” 요리 몇 가지 중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리는 단연 탕수육이다. 각자 먹을 만큼 음식을 덜어먹는데 승욱이가 입을 벌리고 나를 행해 앉아있다. “알았어 줄게. 아~” 얼마나 잘 먹는지 덜어온 탕수육이 바닥이 났다.
옆에 앉은 아이들 접시에 탕수육을 도로 뺏아오기 시작이다. 승욱이가 좋아하는 탕수육은 식구들도 좋아하긴 마찬가지지만 승욱이를 위해서 기꺼이 포기한다.
“오늘 왜 이리 잘 먹지? 얘들아 탕수육 좀…” 승욱이는 눈치 없이 계속 입으로 탕수육이 들어가고 나머지 아이들 여섯은 승욱이 입만 보고있다. “이모, 승욱이가 맛있나 봐요. 제 것도 더 주세요” 결국 승욱이가 거의 한 접시를 다 비웠다. 승욱이는 포만감으로 얼굴에 함박웃음이고 나머지 아이들은 아쉬움이 얼굴에 교차한다. 난 보다 못해 탕수육 한 접시를 더 시켰다.
요리를 다 먹고 입가심으로 자장면을 먹는데 제비새끼 입벌리듯 승욱이가 또 입을 벌리고 나를 향해 앉는다. “승욱, 배 터지겠다. 오늘 과식한 것 같아. 그만 먹어!” 내 손등을 탁탁 치면서 자장면을 달라고 계속 치댄다. 면발을 둘둘 말아 한입 주니 맛있어 하는 얼굴이 행복지수가 100점 만점에 100점이다. 세상에서 제일 뿌듯한 것이 논에 물들어 가는 것과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라는 옛말이 이제야 실감이 나는 것 같다. 음식을 먹을 줄 아는 승욱이가 오늘 제대로 포식한 날이다.
오래 전 가족 외식 때마다 음식을 시켜놓고 우리 삼 남매가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 보시던 것과 우리가 배불리 먹은 후에야 부모님이 음식을 드시던 모습이 희미하게 기억이 난다. 궁핍하게 살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것이 부모 마음이었던 것을 알 것 같다.
<김민아>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