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는 주디 니콜스입니다. 나의 야단법석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정신 나간 축구 엄마의 야단법석떨기’란 블로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에 사는 전업 주부이자 살인탐정소설 작가인 니콜스(52)는 지난 2004년 후반 블로그를 만들었다. 부시 행정부의 정책들을 비난하면서 존 케리에게 투표할 것을 촉구한 후 “동정적 정권교체를 실천하라”는 말로 글을 끝냈다. 댓글은 하나도 없었다.
책 출판, 돈벌이 등 야심차게 시작하지만
블로그 대부분은 방문객 없어 버려진 상태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가 문제 되기도
오늘날 니콜스는 자신의 블로그를 말할 때 다이어트나 반쯤 끝낸 소설 이야기 하듯 한다. “다시 또 해봐야지요” 그가 마지막으로 쓴 지난해 12월 글은 뚝뚝하고 별로 깊이도 없다. 거의 한달 동안의 침묵을 깨며 시작한 글은 “책은 좋은 선물이 된다” 였다.
니콜스처럼 많은 사람들이 대단한 기대를 가지고 블로그를 시작한다. 독자층을 많이 확보해서 직장에 사표를 내고 책 출판 계약을 한다거나 아니면 단순히 자신의 재능을 세상과 나눠보려는 것이다.
블로그란 것이 시작은 쉽다. 시간 좀 들이고 영감이 좀 있으면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블로그의 실패율이 식당보다도 높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블로그 검색 엔진을 운영하는 테크노라티의 2008년 조사에 의하면 이 회사가 추적하는 1억3,300만 블로그 중 지난 120일 동안 새 글이 올라온 것은 740만개에 불과했다. 다시 말하면 블로그 중 95%는 기본적으로 내버려진 상태라는 것이다. 웹에서 휴면기를 맞아 한때의 꿈 혹은 최소한 야심의 자취로 남아있는 것이다.
은퇴한 블로거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하면 이들 많은 블로그 ‘고아들’은 너무 컸던 처음의 기대가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일단 블로그만 시작하면 세상이 앞 다투어 자신의 블로그 문을 두드릴 것으로 기대를 하는 것이다.
“항상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잃어주기를 바랬어요. 그리고 댓글도 많이 달리기를 원했어요”
니콜스는 약간은 배신당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끔씩 TV에서 보면 엄마들이 블로그를 만들어서 한달에 4,000달러씩 번다더라 그런 이야기가 있잖아요. 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지요”
휴면기의 블로그가 모두 독자들의 관심이 부족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블로거들은 단순히 너무 바빠서 유지를 못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숙제가 너무 많다거나 수영 연습에 바쁘다거나 그도 아니면 집안일이나 육아 같은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은 블로그를 떠나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보다 즉각적 매체로 옮겨갔다. 개인적 프라이버시의 문제로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26세의 뉴요커 낸시 선은 인터넷의 어두운 면을 경험한 후 블로그를 포기했다. “전에는 무명일 수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는 거예요”
그는 1999년, 블로그가 막 뜨기 시작할 때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래서 별로 잘 알지 못하는 남자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는 일 따위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었다.
그의 블로그는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고, 2001년 한 미디어 단체로부터 ‘온라인 최고의 일기’상에 지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리고 나서 그는 파티 장에서 잠깐 본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이메일을 받기 시작했다. 그의 친구들은 그의 블로그를 읽고 난 후 그들에 대한 그의 감정과 관련, 얼토당토않은 결론을 끌어내곤 했다. 그 모두에 짜증이 난 그는 2004년 블로그를 아주 접어 버렸다.
테크노라티의 리처드 잘리찬드라 사장에 의하면 언제 어느 시점이건 인터넷에는 700만에서 1,000만의 블로그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주로 방문하는 블로그는 5만에서 10만개에 불과하다.
“블로그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농담이 있습니다. 대부분 블로그의 관객은 단 한명이라는 것이지요”
블로그가 처음 떴을 때의 열기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이다. 니콜스의 경험도 비슷하다.
“사람들이 블로그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유명해지는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기 의견을 내어 놓으면 사람들이 와서 읽고 하던 때가 있었지요. 나도 뭔가 흥미로운 걸 내놓고 사람들이 거기에 관해 이야기를 했으면 했어요. 하지만 대개의 경우 댓글을 다는 사람은 내 여동생뿐이더군요”
블로그를 재정적 자립을 위한 지름길로 여겼던 많은 사람들도 낙심을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애틀랜타의 광고 담당 중역인 매트 굿맨은 ‘우리 개가 먹는 것’이란 사이트를 만든 후 별 어려움 없이 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리모트 컨트롤, 가발과 400달러짜리 프라다 신발을 먹어치우는 그의 개 왓슨에 관한 이야기였다.
“크레이그리스트에 광고를 좀 냈더니 한달에 5만명 정도의 독자들이 블로그를 찾아왔어요”
그래서 자그마한 광고 계약도 따낼 수 있었다. 펫스마트, 개가 먹을 수 없는 셀폰 충전기 등 회사들 광고였다. 굿맨은 광고용으로 자기 개가 셀폰 충전기를 망가트리는 데 실패하는 장면을 비디오로 올렸다.
하지만 독자들이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번 수익은 20달러 정도였다. 지난 11월 이후 그는 블로그에 손도 대지 않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 관객들이 페이스 북이나 마이스페이스, 트위터 등으로 옮겨간 것도 블로그의 설자리를 좁게 하고 있다. 그리고 개중에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어져서 블로그를 휴면상태로 두는 경우도 있다.
낸시 선은 이제 새로 블로그를 개설했다. 사적인 이야기는 피하고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그가 원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 책 출판 계약을 얻어냈으면 한다. 아니면 내가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것들을 계속 추구하고 나눌 수 있도록 재정적 자립을 얻어냈으면 한다”고 그는 블로그에 쓰고 있다.
<뉴욕타임스 - 본사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