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이냐 ‘양자회담’이냐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의 북한 핵 문제 대응책으로 6자회담(미국, 한국,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이 아닌 미국과 북한과의 양자회담 제안 방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 연방의회조사국(CRS)이 분석했다.미 국무부가 지난 달 27일 공개한 CRS의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외교’(2009년 5월4일자) 보
고서는 미국이 최근 6자회담을 거부하고 핵 프로그램 가속화를 선포한 북한을 핵 협상 테이블로 다시 끌어내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취할 수 있는 3가지 구체적 방안을 각각 검토하며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CRS는 북한이 6자회담에서 탈회하고 영변 시설을 재가동하겠다는 4월14일 발표를 함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핵 문제 대응에 있어 ▲미국이 북한과 핵 협상을 할 것인가? ▲북한을 어떻게 협상 틀 안으로 다시 끌어낼 것인가? 등 2개 지정 문제를 맞이하게 됐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이미 북한과의 핵 협상 시작 희망을 공언했기에 이제 북한을 협상 틀 안으로 다시 끌어내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CRS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 같은 방향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을 움직일 수 있는 몇몇 가지 방안이 있는 듯하다”며 이를 첫째 ▲북한이 4월14일 발표를 번복하고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신속히 설득하는 것, 둘째 ▲북한이 설득을 당해 6자회담에 복구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그리고 셋째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게 6자회담의 틀에서 벗어난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제안하는 것 등으로 밝혔다.
CRS는 특히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양자회담 제안 방안에 대해 “이것이 오바마 행정부가 ‘선호하는 방안’(preferred option)이라는 표시들이 있다”며 그 표시들의 구체적인 예로 “오바마 행정부가 (조지 W.) 부시 행정부만큼 6자회담 틀에 강한 의식을 갖고 있지 않음을 시사하는 행정부 관리들의 발언들”과 “오바마 행정부가 스티븐 보스워스를 북한을 다루는 미국 특사로
임명할 당시 그가 공식 6자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지만 북한과의 직접 양자대회에서는 미국의 대표 협상자가 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 한 점” 등을 내세웠다.
CRS는 “이(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양자회담 제안)는 6자회담이 비록 미국과 북한과의 그 어떤 최종 비핵화 협정을 비준하기 위한 명의상의 기구로 지속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실질적인 협상 포럼으로서는 종결됨을 뜻하는 것”이라며 또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핵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의 미래 역할과 미국과 그 국가들과의 협상 및 조율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결과를 전망했다.CRS는 그러나 “다른 측면으로는 워싱턴과 양자대화를 확보하는 것이 북한이 6자회담을 거부하는 것의 주요 목적일 수도 있다”며 “만일 그렇다면 북한은 이 같은 미국의 제안에 수용적일 수 있다”고 덧붙여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을 핵 협상 테이블로 다시 끌어내기 위해서는 6자회담의 틀을 고수하느냐 아니면 그 틀을 벗어나 양자회담을 택하느냐의 딜레마에 처해 있음을 내비췄다.
CRS의 이 같은 분석은 더 나가서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있어 미국이 중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중국에게 일종의 압력을 가하며 주도권을 잡을 것인가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딜레마이기도 하다.6자회담 틀 내에서는 실제로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회담국이 중국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6자 회담 복귀를 신속히 설득하는 첫째 방안과 북한이 설득을
당해 6자회담에 복귀하기를 기다리는 둘째 방안을 택한다는 것은 모두 중국에 의존해야 함을 의미하며 이는 북한이 이전 2차례에 걸쳐 6자회담을 근 1년간 거부하다가도 미국이 중국을 설득해 중국이 북한을 ‘채찍’과 ‘당근’으로 움직여 다시 테이블에 나오게 했던 사례들이 그 사실을 입증한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과의 협력은 북한의 미래에 대한 서로의 국익과 미중 관계에 엮어져 있는 서로의 국익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접근하는 방법의 차이로 표면화 돼 일각에서 제기돼온 6자회담 무용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미국과 중국과의 이 같은 접근 방법 차이는 북한의 반복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조치들을 취하는 과정에서 그 수위가 사실상 미국과 중국이 서로간의 국익을 고려해 각각의 입장을 양보, 조율한 양자협의 결과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최근 넓게 확산돼 이번 CRS의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4월14일 발표 이후 지난 달 25일 2차 핵실험에 이어 연속 추가 미사일 발사를 하는 등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회담국들은 물론 유엔 안보리에도 정면 맞서고 있어 이번 CRS의 보고서 내용과 오바마 행정부가 택할 대북 정책에 관심이 모아진다.<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기자의 눈/ 장기판의 북한
우리는 매우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안보리 회의를 가졌다. (5월 안보리 의장국인 러시아의 비탈리) 체르킨 대사가 조금 전 말했듯이 안보리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강력한 규탄과 반대에 만장일치였다“.지난 달 25일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자 일본의 요청으로 유엔에서 긴급 소집된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마치고 나온 수잔 라이스 주유엔 미국대표부 대사가 회의실 앞에서 기다리던 기자들
에게 발표한 내용이다.
라이스 대사는 이어 지난 달 26일 “우리는 (앞으로) 만들어질 결의안의 요소들에 대해 매우 좋고 효율적인 기초 토론을 가졌다. 이는 매우 진지하고 구체적인 대화였다”고 발표했다안보리의 긴급소집 회의 결정에 따라 안보리 상임이사국(P5)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와 비상임이사국인 일본, 그리고 한국이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새로운 안보리 결의안 내용 마련을 위한 P5+2 관련국 첫 회의가 끝난 뒤였다. 라이스 대사는 그 후 지난 1일 “우리는 매우 좋고 생산적인 토론을 갖고 있다. 이러한 토론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우리가 진척하고 있다고 믿으며 순조롭게 나가면 우리가 매우 훌륭하고 강력한 결의안을 생산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P5+2 관련국 첫 회의가 있은 뒤 일주일만이자 4번째 회의가 끝난 뒤였다.
앞서 그는 지난 달 28일에도 P5+2 관련국 회의가 끝난 뒤 “건설적”이고 “잘돼가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긴급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만장일치’, 그 후 첫 P5+2 관련국 회의에서 ‘매우 좋고’, 또 ‘효율적’인 토론이 일주일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안보리 결의안 작성에 있어 관련국들이 모두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자에 뜻을 함께 하면서도 그 강력한 메시지 내용에 대해서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안보리가 ‘한목소리로’ 대응에 나서 ‘건설적’이고 ‘잘돼가는’ 회의를 역시 1주일이 넘도록 가진 뒤 마련한 ‘강력한 메시지’가 결국 결의안이 아닌 안보리 의장 성명에 그쳤다.미국의 강경 메시지 주장에 중국이 자제로 맞서며 꿋꿋하게 버티는 소위 ‘북한 옹호’ 때문이
었다.북한붕괴도 한국 주도의 남북통일도 원하지 않는 중국으로서는 사실 ‘북한 옹호’가 아니라 ‘국익 옹호’가 더 정확하다.이번에도 ‘건설적’이고 ‘잘되가는’ 회의가 일주일이 넘도록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 또 다
시 미국과 한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에 강력히 맞서고 있는 중국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미국이 북 핵 문제 해결에 있어 북한이 아니라 북한을 ‘장기판의 졸’로 이용하고 있는 중국에게 압력을 가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여기서 힘을 얻는다.<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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