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SF)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미래형 자동차는 환상 그 자체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나오는 자동차는 음료수 캔 등 쓰레기를 연료로 사용한다. 또한 미국 드라마 전격 Z작전에 등장하는 자동차는 사람보다 똑똑하다. 하지만 이들 미래형 자동차는 아직도 상상 속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10년 내 실현 가능한 미래형 자동차 또는 관련기술은 아마도 온라인 전기자동차, 자율주행 무인로봇자동차, 그리고 도로의 각종 인프라를 이용해 무인주행을 구현하는 차량자동유도기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은 이 같은 미래형 자동차로 가는 과도기적 기술의 산물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3년되면 교체해야
셰볼레 볼트, 에어포드 대표적 미래자동차
미래형 자동차, 그중에서도 현실적인 미래형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의 2가지 기술이 선행돼야 한다.
첫째는 내연기관을 통해 석유나 LPG 등 화석연료를 태우는 방식이 아니라 청정하고 고갈의 우려가 없는 에너지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체돼야 한다.
둘째는 자동차에 지능을 부여해 운전자에 의한 조종이 필요 없어야 한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자동차 역시 이 같은 기술을 채용하고 있지만 극히 부분적이다. 일부에서는 소형 원자로나 핵융합 장치를 장착해 무한에 가까운 에너지를 사용하는 미래형 자동차를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력으로 볼 때 자동차에 소형 원자로나 핵융합 장치를 장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미래형 자동차의 현실적 조건
자동차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국내 과학자들은 기존의 내연 기관을 대체하고 일시적으로라도 자동주행을 할 수 있는 가장 초보적 미래형 자동차로 전기자동차를 꼽는다. 전기를 이용해 달리 는 전기자동차는 이 같은 요건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기자동차는 청정에너지인 전기를 사용하며, 전자식으로 통제돼 일시적인 자동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는 결정적 한계가 있다. 바로 무엇을 통해 전기를 공급해 줄 것인가 여부가 그것. 만약 전기를 무선으로 공급해 주거나 일반 휘발유 자동차의 연료탱크 크기로 하루 종일 달릴 수 있는 배터리가 개발된다면 이 같은 고민은 필요 없다. 하지만 대부분 전기는 유선으로만 공급되고 있으며, 배터리의 용량 역시 형편없이 부족하다.
최근 배터리만으로 작동되는 전기자 동차도 개발되고 있지만 현재의 휘발유 자동차가 연료를 가득 채우고 달릴 수 있는 거리인 300~500km의 거리를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달리기 위해서는 차량 내부 공간을 대부분 배터리로 채워야 한다. 일본 미쯔비시가 출시한 전기자동차 i MiEV는 16kW/h의 전기를 발생시키는 배터리를 1회 충전하면 160km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하지만 에어컨을 작동시킬 경우 주행거리는 100km 이하로 줄어들고,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도 무려 1,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휘발유 자동차의 경우 대부분 에어컨을 작동시키고도 힘이 남아도는 것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없는 셈이다. 더욱이 휘발유 자동차의 경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엔진 등 주요 동력계통을 10년 이상 교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배터리의 경우 3년 정도 되면 새로운 것으로 교체해야 하고, 3년 이전이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충전 및 방전 성능이 떨어져 출력이 낮아지는 것 을 감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100% 전기만 사용하는 전기자동차를 순수 전기자 동차라고 부르는데, 전기모터 등의 동력계통과 제어장치는 현재의 휘발유 자동차보다 단순하다. 물론 좀 더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이루어지면 수년 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 은 동력계통의 한계, 즉 대량의 전기를 싣고 다니기 어렵다는 점을 극복해야 한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게 바로 수소연료 전지 자동차와 태양전지 자동차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산소)와 혼합해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이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자동차는 배터리 대신 수소를 채울 탱크를 장착하게 된다. 나머지 부분은 전기자동차와 동일하다.
■과도기적 기술 하이브리드
최근 국내외 모터쇼를 통해 발표되는 미래형 자동차의 대부분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하이브리드(Hybrid)라는 이름 그대로 하나 의 기술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술을 혼합시켜 사용한다는 의미다. 사실 이 같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은 미래형 자동차를 주도하는 대표적 기술이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순수 전기자동차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등 어느 하나의 기술이 확실하다면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마디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과도기적 기술의 산물인 셈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흐름을 주도할 기술이 개발되지 못한다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상당기간 유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자동차 업계의 한 전문가는 “지금처럼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대세를 주도한 다면 130년 전에 자동차에 장착된 내연기관은 앞으로도 50년 이상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출시됐거나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종류는 수소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 가스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다양하다. 수소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초기에는 내연기관에 수소를 직접 분사해 태우는 수소분사식 기술을 사용했는데, 론 모터 컴퍼니의 스콜피온 스포츠카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도요타의 FCHV-adv처럼 수소연료전지와 휘발유를 함께 사용하는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기와 내연기관을 함께 쓰는 형태다.
전기를 주요 동력원으로 하면 전기모터로 자동차를 주행시키고, 소형의 내연기관은 전기를 발전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전기자 동차의 한계인 배터리 문제를 내연기관으로 해결한 것. 미국 GM의 시보레 볼트, 일본 도요타의 3세대 프리우스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내연기관이 주요 동력원이라면 저속주행을 할 때는 전기를 사용하고, 고속주행을 할 때는 내연기관을 사용한다.
■압축공기 이용하는 자동차
압축공기를 이용한 에어 하이브리드 자동차 역시 기존 내연기관을 개선하는 형태에 가깝다. 즉 차량을 운행하고 남은 힘으로 공기를 압축해 탱크에 저장하고, 이 압축공기를 이용해 내연기관의 출력을 높이는 것. 미국에서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에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시내도로 주행에서는 64%,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12%의 연비향상 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비해 고가의 전기모터, 배터리 등이 필요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에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초보적인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누가 먼저 상용기술을 개발하느냐가 관건인 상태다. 에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개발된 요소기술은 향후 압축공기만으로 작동되는 미래형 자동차와 연계성을 가질 수 있다. 프랑스는 이미 이 같은 자동차 개발에 나선 상태다. 실제 프랑스의 자동차 엔지니어링 업체 MDI는 지난해 에어포드라고 불리는 자동차의 시제품을 발표했다.
에어포드는 차량에 공 기를 압축시킨 탱크를 장착하고, 이 탱크에서 분출되는 압축공기를 이용해 차량을 움직이는 방식이다. 에어포드의 최대 강점은 완전 무공해 차량이라는 점. 이 업체는 지난 3월 열린 제네바 국제모터쇼에서 에어포드를 공식 발표했다.
이 차량은 야간에 전기를 이용해 컴프레서로 압축공기를 채우고, 약 175ℓ 의 압축공기만으로 최대 220km를 주행할 수 있다. 에어포 드는 3인승으로 무게는 220kg, 속도는 시속 45.70km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퓰러 사이언스-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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