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개막한 제62회 칸 국제영화제가 일정의 절반을 소화한 가운데 한국 영화가 값진 성과를 올리고 있다.
역대 최다인 10편이 출품된 한국 영화는 ‘박쥐’와 ‘마더’ 등 초반부 상영된 주요 작품들이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경제 위기로 위축된 마켓에서도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키고 있다.
한국영화가 올해 영화제에서 활약이 두드러진 아시아 영화 가운데서도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 그간의 침체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한국 영화에 이어지는 호평
영화제 기간의 절반인 18일(현지시간)까지 박찬욱 감독의 ‘박쥐’, 봉준호 감독의 ‘마더’,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까지 올해 칸을 찾은 한국 영화의 ‘빅3’가 상영을 마쳤다.
송강호와 김혜자 등 한국의 배우들이 칸 영화제 초반 레드카펫을 화려하게 장식했으며 ‘박쥐’와 ‘마더’의 시사회에서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유일한 경쟁 부문 진출작인 ‘박쥐’는 극명히 엇갈렸던 국내에 이어 칸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미국 잡지 타임은 폐막식 날 주요 상을 받을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치켜세웠다. 공식 데일리 스크린의 평균 별점도 18일까지 공개된 경쟁작 10편 중 4번째로 높은 2.4점으로 평균점 이상이었다.
반면 버라이어티는 다소 진정한 영감을 수혈해야 할 어두운 코미디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며 프랑스 전문지 르 필름 프랑세의 평점도 0점부터 만점인 4점까지 극과 극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마더’에 대한 반응은 칭찬 일색이었다. 할리우드리포터가 경쟁 부문에 소개하기에도 손색이 없다고 호평했으며 스크린데일리도 김혜자가 압도적인 연기를 펼쳤다고 극찬을 보냈다.
한편 영화제 후반부에는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된 임경동 감독의 ‘경적’과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 등을 비롯한 신진 감독들의 작품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불황 속 활발한 해외 판매
올해 칸 영화제는 세계적인 불황의 그늘을 피하지는 못했다. 물론 세계 최고의 영화제답게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활황기와 비교하면 경기 침체를 쉽게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마켓에 그 영향이 직접적으로 나타났다. 경제 위기로 영화 구매력이 낮아지면서 마켓 참가자와 거래도 20-30% 감소했다는 분석이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수출 감소를 겪었던 한국 영화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출 성적을 거두며 실속을 챙기고 있다.
이번 영화제 기간에 ‘박쥐’가 스페인 등 5개 지역, ‘마더’가 포르투갈 등 4개 지역에 판매됐으며 ‘해운대’와 ‘김씨표류기’ 등도 아시아와 유럽 등지에 판매했다.
또 ‘7급공무원’은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10개국에 판매됐으며 ‘불꽃처럼 나비처럼’, ‘작전’,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의 수출 소식도 전해졌다.
CJ엔터테인먼트 해외투자배급팀 서현동 팀장은 경제위기와 신종플루 등으로 예년보다 칸을 찾은 바이어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한국 영화는 전년도와 실적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박쥐’는 스페인과 브라질에는 역대 한국 영화 사상 최고가에 판매됐으며 ‘마더’도 마켓에서 반응이 뜨겁다라고 전했다.
그 외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살인자’, ‘똥파리’ 등이 프랑스에 판매됐으며 ‘차우’, ‘고고70’, ‘멋진 하루’, ‘미쓰 홍당무’, ‘여고괴담5-동반자살’도 수출이 이뤄졌다.
(칸<프랑스>=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