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취재- 프로즌 요거트 전성시대 그 후
지난 수년간 ‘대박 비즈니스’의 상징이었던, 프로즌요거트 업계는 이제 폭발적 성장세를 뒤로 한 채 거품이 꺼지며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다. ‘프로즌요거트’는 한인 경제권에서 시작된 비즈니스가 한인 커뮤니티는 물론 주류사회까지 강타했다는 측면에서 큰 기대를 받았다. 핑크베리(Pinkberry)가 시장 형성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비즈니스의 카피가 쉬운 특성상 10여개의 한인 브랜드가 프랜차이즈를 주창하며 추가로 등장, 프로즌요거트 비즈니스는 각광받았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업소가 문을 열었고, 타인종들도 각기 다른 브랜드를 개발해 냈다. 수없이 생겨나던 프로즌요거트 업소들 상당수는 문을 닫았거나, 적자 운영에 허덕이고 있지만, 이 가운데에서도 상황에 맞춰 비즈니스를 변형, 발전시킨 브랜드는 새로운 호황을 구가중이다. 2005년 핑크베리 등장 이후 4년이 된 프로즌요거트 업계의 현재를 정리해 봤다.
대박 이후 신규 브랜드 우후죽순… 대부분 고전
‘핑크베리’‘레드망고’는 주류사회 거액유치 성공
■선도업체 브랜딩과 투자유치
한인 프로즌요거트 업계 선두주자였던 핑크베리는 2007년 10월 스타벅스사의 하워드 슐츠 회장이 공동 설립한 벤처캐피털 업체 ‘메이번’(Maveron)사로부터 2,75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사업 전국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공동대표인 황혜경씨와 영 이씨는 이로써 회사의 파트너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특히 스타벅스가 아닌 하워드 슐츠 회장의 벤처캐피털 업체가 진행한 투자였지만, 한인들에겐 스타벅스가 직접 투자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핑크베리의 유명세는 더욱 치솟았다.
핑크베리의 성공은 창의적인 브랜드 개발이 투자유치를 통해 얼마나 큰 가치로 발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선례였다. 핑크베리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60개, 뉴욕 15개 등의 매장을 갖고 있다.
시작은 늦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빠르게 핑크베리의 경쟁브랜드로 성장한 레드망고(RedMango·대표 댄 김)도 2008년 12월 존 안티오코 전 블록버스터 회장이 파트너 및 소매 부문 책임자로 있는 사모펀드 회사 CIC파트너스로부터 1,2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2006년 6월 한국 본사와 미주 한인 투자자들의 합작투자 형태로 진출한 레드망고는 2007년 7월에 웨스트우드에 1호점을 현재까지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일리노이, 하와이, 뉴저지, 네바다, 유타 등에 걸쳐 50개 매장을 갖고 있다.
■영원한 대박은 없다
빠르게 가열된 시장은 부정적인 결과도 남겼다. 2006, 2007년 사이 ‘~베리’나 ‘요거트~’의 이름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프로즌요거트 브랜드들은 모두 프랜차이즈를 하고, 1년 안에 10여개 이상 매장을 늘려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최근에 본보로 전화를 걸어온 한인은 지난해 너무 잘 알려진 브랜드의 프랜차이즈를 받아 매장을 열었지만, 오픈한지 단 3개월 만에 문을 닫고, 리스 때문에 비싼 렌트만 내고 있다고 비즈니스의 허상을 지적하기도 했다.
LA한인타운 인근은 물론 LA와 OC 전지역에 빠르게 생겨났던 많은 업소들이 문을 닫는 가운데도 주요 샤핑몰에 입주했던 업소라던지, 트래픽이 많은 지역의 브랜드들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어, 소매 비즈니스는 로케이션이 좌우한다는 말을 증명하게 하고 있다.
프로즌요거트 비즈니스는 이미 한인 브랜드만이 독점한 시장이 아닌 상황이다. 최대 식당, 소매업소 평가웹사이트인 옐프(Yelp)에서 LA 지역 ‘아이스크림 & 프로즌요거트’ 카테고리 리뷰 순위를 보면 5위 핑크베리(웨스트 할리웃), 6위 세피오레(Cefiore/ 리틀도쿄), 9위 요거트랜드(다운타운), 10위 레드망고(웨스트우드), 11위 핑크베리(웨스트 LA) 등으로 나머지 순위는 새로운 브랜드들이 차지해 빠르게 변화한 시장상황을 반영했다.
■2세대로 진화한 요거트 비즈니스
프로즌 요거트 비즈니스는 크기를 고르고, 토핑을 고르면 직원들이 담아주던 방식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양과 종류를 자유롭게 선택한 후 무게를 재 판매하는 셀프서비스 방식으로 진화했다.
물론 기존 서비스 방식도 자리를 잡고 있으나, 온스당 30센트 가량을 부과하는 셀프서비스 업소가 최근 대세다. 셀프서비스 방식으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요거트랜드(Yogurtland·대표 필립 장)다.
2006년 풀러튼에서 시작한 요거트랜드는 캘리포니아 38개, 하와이 2개, 네바다 1개, 뉴욕 1개, 텍사스 1개, 애리조나 1개 등 40여개의 매장을 열며 급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문을 연 미라클마일의 매장은 평일 자정까지도 고객들이 줄을 설 정도로 큰 인기를 끌면서 디저트푸드 시장이 여전히 성장할 여지를 갖고 있음을 반증해줬다.
필 립 장 대표는 “고객수가 보장될 수 있는 지역 입점에 초점을 맞춰 문을 연다”며 전략을 밝힌바 있다.
또 토다이의 자회사로 시작한 브랜드인 세피오레(Cefiore)도 현재 매장을 30개 이상으로 확대한 상태며, 프로즌요거트와 와플을 결합시키고, 각종 스무디와 티도 함께 판매하는 등 종합 디저트 서빙 업소로 면모를 일신했다.
<배형직 기자>
프로즌요거트 비즈니스 2세대라 할만한 셀프서빙 방식으로 업계에 새로운 추세를 몰고온 요거트랜드.
프로즌요거트 시장을 창출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한 핑크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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