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아기가 나오고 있어요.”
한인 산모가 병원을 가던 도중 교통체증에 막혀 프리웨이 위에서 건강한 아기를 출산해 화제가 되고 있다.
가디나에서 남편과 함께 중식당을 운영하는 산모 구영순(26)씨가 산통을 느끼기 시작한 건 지난 12일 밤 10시께.
진통 간격이 빨라지자 구씨는 출산을 위해 이스트LA에 있는 화이트 메모리얼 병원으로 출발했으나 예기치 못한 문제를 만났다. 이날 밤 스테이플센터에서 열린 LA 레이커스와 휴스턴 로케츠와의 NBA 플레이오프 5차전이 끝나는 시간이 겹쳐 극심한 교통 체증을 만나게 된 것.
110번 프리웨이와 10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도산 안창호 메모리얼 인터체인지’에서 교통체증으로 꼼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산모 구씨가 산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뒷좌석에 앉아있던 산모 구씨는 아기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했고 이내 시누이 제인 구씨에게 소리쳤다.
당황한 제인씨는 막아놓은 선상에 있는 CHP 경관을 발견하고 차를 돌려 다가가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흑인 경관 데쇼 캅스 경관은 산모와 보호자를 안심시킨 뒤 순찰차에 갖고 다니던 응급 상자를 이용해 구씨의 아기를 받아냈다. 이날 밤 11시 25분. 건강한 신생아 ‘알리시아’가 프리웨이에서 태어난 순간이었다. 아기가 나오고 탯줄을 끊자 곧바로 구급차가 도착해 산모와 신생아는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다.
14일 오후 퇴원한 산모 구씨는 “아기 머리가 빠져나오고 있다는 게 느껴져 겁도 나고 당황스러웠다”며 “다행히 경관이 도와줘서 아기를 건강하게 낳을 수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시누이 제인씨는 “차단된 차선을 이용해 병원으로 갈 수 있게 해달라고 경관에게 다가가는 사이에 차 안에서 아기가 나오고 말았다”며 “경관의 침착한 대응이 없었으면 큰 일 날 뻔 했다”고 거듭 감사를 표시했다.
당시 급박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신생아 출산을 도운 캅스 경관은 “산모가 단 두 번 힘을 주자 애기가 나왔다. 애기 얼굴을 닦아낸 입과 콧속에 있는 노폐물을 끄집어내자 아기가 울음을 터트리고 발길질을 시작했다”며 “무척 긴장됐지만 훈련을 받았기 당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프리웨이에서 아기를 순산한 구영순씨가 건강한 모습의 딸‘알리시아’를 바라보며 기뻐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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