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보다는 비 오는 날 있었던 일이 훨씬 기억에 뚜렷하게 남는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확인됐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영국과 호주 과학자들은 실험심리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사람들은 날씨가 나쁘고 기분이 약간 우울할 때 있었던 일을 훨씬 더 잘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호주 시드니의 한 상점 계산대에 플라스틱 동물 인형들과 장난감 대포, 분홍색 돼지저금통, 빨간 런던 2층버스와 트랙터를 비롯한 4종류의 성냥갑 크기 미니 자동차 등 작은 장식품 10가지를 늘어놓고 날씨별로 쇼핑객들이 이 가운데 몇 가지나 기억하는 지를 실험했다.
비오는 날은 쇼팽의 장송곡과 느린 곡 등 슬픈 음악을 틀어 놓았고 화창한 날씨에는 비제의 카르멘 등 즐거운 곡을 틀어 놓아 부정적인 분위기와 긍정적인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실험 결과 나쁜 날씨에 우울한 분위기에서 쇼핑을 한 사람들은 화창한 날 손님보다 3배나 기억을 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들은 이 연구는 사람들의 판단과 기억의 정확성은 분위기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는 뚜렷한 증거라면서 예측했던대로 날씨로 인한 부정적 기분이 기억력의 정확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쇼핑객들은 부정적인 분위기에서 기억력 뿐 아니라 판별력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우울한 분위기가 사람들의 주의력을 주변 환경에 집중시키고 보다 철저하고 주의깊은 사고 방식으로 이끄는 반면 행복한 기분은 자신감을 높여주는 대신 기억력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즉 행복할 때는 주위 환경에 덜 집중하는 사고방식이 강해지며 긍정적인 분위기에서는 만나는 사람에 대해 보다 즉흥적인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행복할 때 더 잘 잊어버리지만 역설적으로 자신의 기억력이 정확하다는 데 대해 더 자신감이 높아진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한편 약간 우울한 기분이 들 때는 주위 환경에 대한 집중력이 늘어나고 보다 세심하고 철저한 사고방식이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을 정확히 기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실제로 일상 생활이나 법의학, 법무 분야에서는 이런 기억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실생활 속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 제대로 이해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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