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뉴욕주 빙햄튼의 한 이민센터에 총기를 든 남자가 침입해 총기를 난사 13명을 사살한 뒤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찰과 대치중이다.
베트남계 40대 남성. 시빅센터서 인질극
한인여성 1명 5발의 총상
3일 오전 뉴욕 빙햄튼 이민서비스 센터에 무장 괴한이 침입해 총기를 무차별 난사한 뒤 인질극을 벌여 범인을 포함해 14명이 사망하고 4명이 총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부상자 중에는 5발의 총상을 입은 30대 한인여성 1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한인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 여성은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경찰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빙햄튼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이민서비스센터’(American Civic Association) 건물에 40대 남성이 침입해 무차별 총기를 난사했다. 고성능 자동소총 2정을 소지한 이 남성은 건물에 들어 가기 앞서 미리 자신이 몰고 온 1993년형 도요타 승용차로 건물 뒤편 출입구를 막았으며, 건물 안에 침입하자마자 안내 데스크 직원 2명에게 총격을 가한 후 차례로 건물 내 로비에 있던 방문객들과 강의실에서 시민권시험을 보던 이민자들을 겨냥해 무차별 난사했다. 총성이 나자 이날 센터를 방문했던 26명의 이민자들은 지하 보일러실로 몸을 피했으며 또 다른 15명은 건물 붙박이 옷장 속으로 숨는 등 이민센터는 일순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범인은 이후 건물내 있던 41명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3시간가량 대치하다 정오가 지나면서 인질 가운데 10명을 풀어줬고 40분 후 추가로 10명을 풀어줬다. 사건발생 직후 경찰특공대(SWAT)가 배치된 가운데 연방수사국(FBI)은 인질협상 전문가를 보내 범인과 협상을 시도했으며 범인은 오후 2시30분께 스스로 총을 쏴 자살했다. 이 사건으로 자살한 범인을 포함, 모두 14명이 숨졌고 한인여성 1명을 비롯 4명이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부상자 중 1명은 현재 중태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인질로 잡혀있던 37명은 큰 부상 없이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30대 여성 총상, 최소 1명 인질
이번 총기 난사사건으로 30대 한인여성 이선미씨가 팔과 다리에 5발의 총상을 입는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사건 현장 인근에 위치한 윌슨메디컬 센터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담당 의사로부터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 씨는 빙햄튼 뉴욕주립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유학 파견을 온 김 모 육군소령의 부인으로, 이날 이민센터에서 운영하는 ‘영어 클래스’에 참석차 방문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한인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사건 당시 이민서비스센터에는 이 씨 외에도 최소 한인 1명이 더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한인들은 다행히 총상을 입지 않았으며 인질로 잡혀 있다가 무사히 풀려나 집으로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베트남계 40대 남성
범인은 빙햄튼 인근 존슨시에 거주하는 ‘지벌리 붕’(Jiverly Voong)이란 이름의 42세 베트남계 남자로 최근 IBM에서 실직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사당국은 ‘지벌리 붕’은 범인의 별명이며 본명은 린팟 붕(Linh Phat Voong)으로 지난 28년간 미국에 거주해왔으며 평소에도 사건이 발생한 이민서비스센터를 자주 드나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상황 종료된 후 수거한 범인의 사체의 목에는 총탄이 묶여 있었으며, 이 사체의 지문과 건물 뒷문을 막는 데 이용된 도요타 차량에서 발견된 지문이 일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범인이 최근 IBM에서 실직한 것을 미뤄 경기불황으로 실직한데 따른 분노를 다른 이민자들에게 폭발한 것 아니냐는 추정이 일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범인이 IBM에서 일한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날 범인이 사용한 차량은 친인척으로 추정되는 헨리 붕씨 소유로 확인됐다.
<김노열·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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