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명 대학동창 부부가 별러왔던 스키여행이 순식간에 참변으로
몬태나 추락사고 희생자들
이들 6명은 모두 같은 대학을 함께 다녔다. 대학원도 같은 곳을 택했고 비슷한 시기에 서로 결혼,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다. 이들 3쌍의 부부는 일요일이었던 지난 22일 7명의 어린 자녀들과 함께 개인 소형비행기에 동승했다. 오랫동안 계획해온 휴가, 몬태나주 빅스카이에 위치한 스키 리조트로 향하는 중이었다. 현지에서 조부모들과도 합류, 즐거운 대가족 모임이 될 것이라고 기대에 부풀었던 휴가여행은 그러나 끔찍한 악몽으로 변하고 말았다. 조종사까지 14명을 태운 단발 엔진의 필라투스 PC-12는 오후 2시30분께 몬태나주 뷰트의 공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공동묘지로 추락, 화염에 싸이고 말았다. 왜 원래 목적한 공항이 아닌 이곳에 착륙하려 했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모두가 너무 큰 충격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라고 캘리포니아 앵귄에 위치한 퍼시픽 유니언 칼리지의 대변인은 말했다. 이들 3쌍 부부 6명은 모두 이 대학을 졸업했다. 충격에 빠지기는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로마린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이들 6명이 모두 이곳 의대와 치대, 간호대 출신이기 때문이다. “로마린다는 졸업생이 3만5,000명 정도의 작은 대학입니다. 우린 모두 가족 같았지요”라고 로마린다 홍보실도 슬픔과 충격을 전했다.
희생자들은 모두 의료전문직에서 일했다. 에린 제이콥슨(37)은 안과의사였고 아내 에이미(35)는 치과위생사였으며 에이미의 언니 바네사 풀린(37)은 소아과 의사였고 남편 마이크(39)는 치과의사였으며 친구인 브렌트 칭(37)도 치과의사였다.
월요일인 23일 깎아 지른듯한 록키산맥에 둘러싸인 추락현장으로 달려온 유가족들 중 이번 사고로 두 딸과 5명의 손주를 한꺼번에 잃은 어빙 펠드캠프 3세의 충격은 말할 수 없이 컸다. 바네사와 에이미의 아버지로 레드랜드지역의 저명 치과의사인 펠드캠프는 더구나 이번 사고비행기를 소유한 항공기대여회사 ‘이글캡 리징’의 사장이기도 하다.
빅스카이의 고급 리조트 옐로스톤 클럽에서 이들 가족과 함께 스키휴가를 보내기로 한 펠드캠프 부부가 사고 소식을 들은 것은 클럽 입구에서였다. 조카 한명이 CNN에서 추락사고 뉴스를 보았다며 생존자가 없다고 셀폰으로 전화를 해왔을 때 “난 그게 우리 애들이 탄 비행기라는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우린 모두 이번 휴가에 기대가 컸습니다”
브렌트의 아버지 밥 칭도 추락현장으로 달려왔다. 이번 휴가 중 펠드캠프 가족을 리조트내 자신의 집에서 묵도록 초대했던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생존자도 없고 비행 데이타도 없어(사고기엔 조종실 음성녹음 장치나 비행 데이터 기록장치가 없었다) 이번사고의 원인 조사는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고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마크 로젠커 임시위원장은 밝혔다.
사고비행기의 정원은 10명이지만 조종사 포함 14명이 탑승했는데 법적으로 더 탈 수 있는 2세 이하의 어린이가 한명 있어서, 결국 3명의 인원이 초과 탑승한 셈이다.
지난 3월10일 연방항공청(FAA)은 비행기의 컨트롤 상실 위험문제와 관련 필라투스 전 기종에 대해 안전검사 및 수리 지시명령를 내린 바 있는데 이글캡 리징회사가 3월30일자로 발효되는 이 명령을 이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2001년 이후 필라투스 기종 관련 사고는 15건으로 그중 6건은 사망자 발생 사고였다.
사고기의 조종사 엘리슨 서머필드(65)는 8,500시간의 민간비행 경력을 가진 공군 파일로트 출신이며 필라투스 PC-12 비행경력만도 2,000시간이나 된다. 서머필드는 10년동안 펠드캠프 가족들의 비행을 담당해 왔는데 “그는 상당히 노련하고 신중한 조종사였으며 우린 그를 ‘에어버드’라고 불러왔다”고 펠드캠프 가족들은 밝혔다.
캘리포니아 레드랜즈를 출발한 사고기는 캘리포니아의 바카빌과 오로빌에서 잠시 착륙한 후 몬태나의 보즈먼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종사는 오후 2시3분께 솔트레익시티 관제탑에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보즈먼에서 75마일 떨어진 뷰트에 착륙하겠다고 요청했다. 2시28분 관제탑에 뷰트가 보인다고 알린 조종사의 교신이 있은 지 5분후 비행기는 공항에서 500피트 떨어진 묘지에 추락했다. 목격자들은 사고기가 급선회하며 홀리크로스 묘지의 숲 지역으로 떨어졌으며 5~10분 동안 불길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당시 영하의 기온으로 인한 기체 결빙등과 함께 초과 탑승으로 인한 무게 중심 상실 등이 사고 원인으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지만 NTSB는 “지금은 어떤 분석을 제기하기에도 너무 이르다”면서 “아주 길고 지루한 조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LA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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