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신문에서 본 이야기다. 어떤 사람이 신장을 수술하고 배를 꿰맸다. 그런데 봉합이 느슨했나 보다. 집에서 몸을 움직이다가 갑자기 실밥이 터지면서 신장이 쑥 하고 배 밖으로 삐져 나왔다. 순간 엉겁결에 손으로 그 신장을 턱 잡았다고 한다.
이 기사를 읽고 ‘사람은 평생을 살아도 자기 뱃속의 장기 한번 직접 만져 볼 기회가 없구나’ 싶었다. 그래도 별 탈 없이 잘 살아 간다. 창조주 하나님이 매순간 심장을 포함해 우리 몸의 모든 ‘부품’을 차질 없이 잘 관리해 주시기 때문이다.
내 몸은 사실 내 것이 아니다. 내 것이라면 고장 날 때 척척 ‘수리’해 낼 줄 알아야 된다. 내 인생도 내 것이 아니다. 부모를 임의로 정해 세상에 스스로 나고 싶어 태어난 사람이 없고, 죽고 싶지 않다고 천년만년 사는 사람도 없다. 모든 사람은 사실 자신이 아닌 ‘제 3자’의 뜻에 따라 존재하고 또 죽는다. 인간이 이 땅에 태어나서 왜 살고 왜 죽는지 알려면 바로 그 배후의 주관자를 만나야 한다.
“당신은 죄인입니다.” 보통 기독교인들이 전도할 때 많이 하는 말이다. 무례히 툭 내던지는 이 말에 신자가 아닌 사람들은 “내가 왜 죄인이냐?”고 기분 나빠한다. 감옥에 들어 갈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괜히 자기네 ‘교리’ 주입시키려고 멀쩡한 사람 죄인 만드는 거 아니냐고 따진다.
창조주 하나님의 책에 답이 있다. ‘죄의 삯은 사망이다’(롬 6:23). 당신이 죽지 않는다면 죄인이 아니다. 그러나 죽음 앞에 철저히 무력하다면 그 한계가 당신의 죄를 고발한다.
이 세상에 살았던 그 어떤 종교가나 철학자도 죽음의 원인을 명쾌하게 제시한 적이 없다. 그 내막을 알았다면 그들 자신이 죽지 않았을 것이다. 왜 이 죽음만은 아무리 과학문명이 발달하고 의술이 첨단을 달려도 해결할 수 없는가?
사람들은 죽음을 화제로 삼기 싫어한다. 한술 더 떠 아예 자신의 죽음만큼은 결코 믿지 않는 이들도 수두룩하다. 그러면서도 죽음을 환기시키는 전쟁이나 테러, 지진의 소문 같은 것에는 아주 민감하다. 웰빙 바람을 타고, 각종 건강 먹거리를 챙기는 이유도 죽음이 두려워서다. 갑작스레 암 선고라도 받을까봐 일부러 종합검진을 미룬다는 사람들도 있다. 모두들 죽음을 현실이 아닌 양 애써 외면하고 산다. 그래서 평온해 보이는 삶의 한켠에 늘 무언가 께름칙한 불안이 숨은 ‘적군’처럼 웅크리고 있다.
원인을 모르면 처방도 모른다. 모든 사람이 예외 없이 죽음을 직면해야 한다면, 그들 모두에게 피할 수 없는 공통의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롬 5:12). 인류사를 통틀어 유일하게도 죽음의 원인과 처방을 일관되이 제시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성경은 충분히 독특하다.
파스칼은 신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손해 날 게 전혀 없는 ‘걸어 볼 만한 내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신이 여전히 죽음에 대해 생각조차 하기 싫다면, 굳이 신의 존재를 가정할 필요도 없고, 이 복음 이야기에 계속 귀 기울일 부담에서도 자유롭다.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지, 바쁜 세상에 이 무슨 한갓진 죽음 타령이냐?”고 해도 마찬가지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말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중 당신은 어느 편에 속하는가?
‘누가 살아서 죽음을 보지 아니하고 그 영혼을 음부의 권세에서 건지리이까’(시 89:48).
안환균
<남가주사랑의교회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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