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 불체자 체포로 전학한 부시정부 ‘실패작’
범죄전과 외국인 도망자 색출 원래목적과 달리
체포 실적중 73%가 ‘범죄전과 없는 외국인’
자유정보법에 따라 공개된 ICE 비망록서 드러나
미국 ‘국토안보부’(DHS)가 미국에서 추방명령을 받고 잠적한 외국인 범죄전과자들을 색출해내기 위해 지난 2003년 도입한 ‘전국도망자작전프로그램’(NFOP)이 기존 목적과는 달리 단순히 이민법을 위반, 불법 체류하는 서류미비자들을 대거 체포한 결과를 낳은 사실이 드러나 이 프로그램의 지속 집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NFOP는 DHS의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국가안보를 위해 국가와 사회에 위협이 되는 외국인 ‘도망자’(fugitive)들을 미국에서 색출, 추방시키는 표적 단속 작전이다.ICE는 ‘도망자’를 이민판사로부터 추방명령을 받고도 출국하지 않았거나 DHS로부터 출두명령을 받고도 응하지 않은 외국인으로 규정하고 이들 ‘도망자’를 크게 범죄전과 도망자 및 위험한 도망자와 범죄전과가 전혀 없는 도망자 등 2종류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ICE는 미 전역에 특별수사관들로 구성된 ‘도망자작전팀’(FOT)들을 파견, ‘도망자’들을 체포토록 하고 FOT는 구체적으로 ‘도망자’를 표적한 이른 새벽 가택 급습 단속 작전을 펼쳐 NFOP를 집행해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민자 단체들과 인권옹호 단체들은 FOT가 주요 단속 표적인 외국인 범죄전과 도망자들 이외에도 단속 당시 현장에 있는 불법체류 도망자들과 서류미비자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하는 것은 물론, FOT의 단속이 주요 표적 대상 보다는 단속 과정에서의 부수적인 체포가 더 많이 이뤄진다며 NFOP의 집행을 강력히 반대해 왔다.
실제로 2006년 들어 FOT의 가택 급습이 크게 증가하며 NFOP는 미주한인사회를 비롯한 이민자 사회에서 ICE의 ‘불법체류자 거주지 단속’으로 알려지기 시작, 범죄전과가 전혀 없이 단순히 이민법을 위반한 서류미비자들에게 “나도 집에서 언제든지 체포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한층 고조시켰다.이에 대해 DHS는 그동안 NFOP가 국가안보를 목적으로 한 표적 대상 단속임을 강조하면서도 이민자 단체들과 인권옹호 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NFOP 프로그램의 효율성 검토 가능 실적 관련 자료 공개는 계속 거부해 왔다.그러나 ‘벤자민 N. 카도조 법대’의 ‘이민정의상담소’가 미국 ‘정보자유법’(FOIA)에 의거해 미 연방 뉴욕남부지법에 소송을 제기한 결과 ICE로부터 최근 확보한 ICE의 ‘도망자작전’ 관련 비망록은 이민자 단체들과 인권옹호 단체들이 수년간 제기해온 지적과 이민사회의 우려가 모두 근원이 있는 사실임을 공식 확인했다.
‘이민정의상담소’가 지난 4일 공개한 ICE 비망록에 따르면 약 7명 특별수사관들이 1개 팀으로 각각 구성된 FOT들은 매해 팀 당 125명 ‘도망자’들을 체포해야 하고 또 체포하는 ‘도망자’들 중 75%가 ‘범죄자 외국인’이어야 한다는 실적 쿼타 지시에 따라 작전 단속을 벌였으나 ICE는 2006년 1월 갑자기 FOT들의 실적 쿼타를 팀 당 1,000명으로 대폭 늘렸다.
ICE는 또 이 같이 쿼타를 늘리며 도망자 단속 표적 우선순위를 ▲1순위에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도망자, ▲2순위에 지역사회에 위협이 되는 도망자, ▲3순위에 폭력적인 범죄에 유죄를 선고 받은 도망자, ▲4순위에 범죄전과가 있는 도망자, ▲5순위에 범죄전과가 없는 도망자 등 5종으로 분류하고 각 순위별 도망자 체포에 대한 쿼타는 두지 않는다고 지시해 사실상 체포 ‘도망자’ 중 75%가 ‘범죄자 외국인’이어야 한다는 기존 목표를 정책상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FOT가 우선순위로 단속 표적을 삼았던 위험한 외국인 도망자와 범죄자 외국인 도망자들에서 색출 및 체포가 비교적 쉬운 불법체류자 단속에 초점을 두어 새롭게 주어진 실적 쿼타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가능케 한 것으로 그 결과도 역시 이번 공개된 NFOP 실적 보고서에서 명백하게 드러났다.
ICE 기록에 따르면 2006년 1월 새로운 단속 방침 지시가 내려진 후 FOT의 범죄자 외국인 체포는 무려 62% 감소했으며 NFOP의 주요 목적인 ‘도망자’ 단속 역시 크게 늘어난 FOT 숫자 비율을 감안할 때 전체 체포 비율 대 팀 당 체포 실적이 23% 줄어들었다.또 ICE의 단속표적 우선순위별 실적을 볼 때 2005~2008 연방회계연도 기간 1순위 체포는 단 1명에 불과했고 2순위는 55% 감소, 3순위는 50% 감소, 4순위는 32%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유일하게 체포실적이 늘어난 표적은 범죄 전과가 없는 외국인 이민법 위반 도망자들로 가장 낮은 단속표적 순위인 5순위가 32% 증가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같은 사실은 NFOP가 도입된 2003 연방회계연도 당시 주어진 예산이 900만 달러에서 2008 회계연도에 무려 23배가 늘어난 2억1,800만달러에 달한 점과 같은 기간 단속요원이 1,300 퍼센트 증원된 점, 또 이 같이 급증한 자원으로 ‘위험한 도망자’ 체포를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전체 체포 실적 중 거의 4분의3에 달하는 73 퍼센트를 범죄 전과가 일체 없는 외국인 체포에서 올렸다는 점 등이 NFOP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또 하나의 ‘실패작’이라는 혹평을 피할 수 없게 하고 있다.더욱이 NFOP 실적 기록은 추방 명령을 받지 않아 FOT의 단속 표적 대상이 아닌 일반 외국인
서류미비자들과 관련, 2003~2005 회계연도의 경우 작전 전개 과정에서 전체 체포자 중 22 퍼센트를 부수적으로 체포한 것으로 집계 헸으나 2006 회계연도에 들어 ICE가 새로운 단속 방침 지시를 내린 후 그 비율이 35 퍼센트로, 2007 회계연도에 40 퍼센트로 급증한 것은 NFOP가 ‘실패작’ 뿐만이 아니라 연방의회가 특정 목적을 위해 배정한 예산을 행정부 정책 차원에서 남용했다는 의혹마져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편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정권을 인수받아 임명, 취임한 재닛 나폴리타노 신임 DHS 장관은 지난 달 30일 DHS 행정 메모에서 FOT에 대한 내사와 NFOP 자체에 대한 전면 검토를 지시한 바 있어 그 결과와 NFOP의 향후 집행 방향이 주목된다.<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연방회계연도별 FOT 가동 현황
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17개 팀 47 75 99
■연방회계연도별 FOT의 도망자 체포와 도망자가 아닌 외국인 체포 현황
도망자 도망자 아닌 외국인
2005년 5,781명 2,178명
2006년 10,109 5,353
2007년 18,323 12,084
2008년 25,936 8,219
■연방회계연도별 FOT의 범죄자 외국인과 범죄전과가 없는 외국인 현황
범죄자 외국인 범죄전과 없는 외국인
2005년 3,596명 4,363명
2006년 4,525 10,937
2007년 5,432 24,975
2008년 7,919 26,230
■연방회계연도별 FOT의 외국인 ‘도망자’ 체포 현황.
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1순위 0 명 0 1 0
2순위 179 명 190 340 370
3순위 340 명 398 640 780
4순위 2,172명 2,752 4,089 6,698
5순위 3,090명 6,769 13,253 18,092
전체 5,781명 10,109 18,323 25,940
출처: 이민정의상담소 공개 ICE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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