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사랑하던 남편이 어느 날 갑자기 작별인사도 못하고 세상을 떠난 후 너무 막막했습니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힘들었지만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간병사 공부를 했고 지금은 ‘홀로서기’에 성공 했습니다”
훼어팩스 카운티 보건국이 운영하는 ‘성인 데이케어 센터‘ 애난데일 브랜치에서 프로그램 어시트던트로 일하는 박문애씨(57, MD 베데스다 거주).
그가 하는 일은 영양사가 짜준 식단에 맞춰 노인들의 식사를 준비하고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가끔은 노인들을 모시고 애난데일 인근 미국 식당이나 박물관, 영화관에도 간다.
“제 직업은 노인들을 보살피고 재미를 주는 일입니다. 노인들이 집에서 조금 더 건강한 삶을 살면서 너싱 홈에 가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드리는데 있습니다. 또 노인을 돌보는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목적도 있습니다.”
박 씨가 간병사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 2002년 남편 박진성 씨가 교회에서 의식을 잃고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모든 것을 알아서 해 주던 남편의 부재로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는 아득한 상황이 됐지만 언제까지 슬픔속에서 만은 있을 수 없어 털고 일어선 것.
2남 1녀를 키우며 전업주부로 살았던 박 씨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중앙시니어센터에 2004년 간병사 클래스가 개설되자 무엇인가를 더 배워 노인들을 위한 봉사를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에 1기로 등록했다.
“간호 지식이라곤 하나도 없어 은근 걱정도 됐지만 강사 분들이 너무 열심히 가르쳐 줬어요. 특히 이들은 돈을 벌기 위한 목적보다는 ‘노인분들에 대한 사랑’을 강조했어요”
간병사 공부를 시작하자 가까이 살고 있는 8순의 노모도 더 잘 이해하게 됐다.
간병사 수료증을 받고 첫발을 내딛은 곳이 폴스 처치에 소재한 선 라이즈 너싱 홈.
치매 병동에 소속돼 치매 걸린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생활이 시작 됐다. 대소변을 못 가리고 실수하는 노인 분들이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이들이 어린 아기처럼 보이기도 했다.
“노인들의 모습은 시간이 흐른 후 우리 모습이기도 합니다. 몸과 마음이 퇴행, 아기처럼 된 노인들의 모습에서 인생을 배웁니다. 먼저 떠난 남편도 흐뭇한 마음으로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박 씨는 2005년 9월 선라이즈 너싱 홈의 후원으로 ‘메디슨 테크니션’ 라이선스도 땄다. 처음 대하는 약학용어가 생소해도 무조건 외우며 3주간 하루 8시간씩 공부해 100점 만점을 받았다.
자격증을 따자 취직당시 시간당 12달러하던 급료가 지금은 18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박 씨가 자격증을 딴 것보다 더 값진 소득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이었다.
“간병사 클래스를 마치고 취직하는 한인들에게 계속 공부하며 자격증을 따라고 말해줍니다. 시험에 떨어질까 불안해하며 주저주저 하는 데 좀 떨어지면 어떻습니까. 또 하면 되니까요”
그가 새롭게 꾸는 꿈은 한인 노인을 위한 데이케어 센터 설립.
그동안 쌓은 경험을 살리고 중앙시니어센터에서 배출되는 간병사들의 직업 창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서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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