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분야 취업·은퇴 등 선택
의사 부족사태 갈수록 악화
저소득층 환자 사절 등 부작용도
베벌리힐스에서 개업한 일반내과의 탠웨치 월포드는 가끔 환자들에게 무일푼이라고 호소하곤 했다. 물론 아무도 믿지 않았다.
월포드는 이달 초 개업 5년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 그녀는 지난 2월 이후 월급을 가져오지 못했다. 개업으로 자비 4만 달러를 털었고 크레딧카드 빚이 1만5,000달러에 이른다. 게다가 의대 학자금 빚이 8만달러에 달한다.
LA타임스가 15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월포드는 결코 드문 케이스가 아니다. 낮은 수입과 과도한 업무 때문에 베테런 개업의들이 대거 조기 은퇴를 하고 있고 의대생들이 다른 전문분야로 몰리는 등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JM)은 위기사태가 오고 있다고 최근 지적했다. 인구 노령화로 개업의가 태부족인 상황에서 의사 1명이 개업을 포기할 때마다 수백명의 환자들이 의사를 만나기 더 어려운 형편에 놓이게 된다.
샌타로사에서 29년 동안 개업했던 제리 코넬(66)도 환자가 2,600명에 이르지만 연 수입이 5만달러 이하로 떨어져 지난 10월 폐업했다. 소셜시큐리티 연금과 은퇴플랜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더 많기 때문. 그는 개업 사무실을 구입할 사람을 찾지도 않았다. 지난 5년간 소노마 카운티에서 아무도 새로 개업할 의사를 찾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버지니아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하버-UCLA 병원에서 레지던트를 마친 월포드는 경기가 좋을 때 연 36만달러까지 번 적도 있었다. 그러나 개업의들은 보험사와 거래할 때 더 유리하게 이끌어갈 능력이 거의 없다. 사무실 렌트, 직원 임금 등 총 경비는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더구나 미국 경제가 불황에 빠지면서 월포드의 환자들은 수개월 전부터 진료 예약을 취소하기 시작했다. 심장병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들도 발길이 끊겼고 찾아온 환자들은 페이먼트를 미뤘다. 수년 전에 하루 30명에 이르던 환자가 근래에는 15명 정도로 줄었다.
월포드는 지난 9월 메디케어, 메디칼과 민영 보험사, 환자 등에 총 7만달러치의 청구서를 보냈다. 그녀는 3분의2 정도인 4만5,000달러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 받아낸 금액은 운영비용보다 적은 1만4,000달러에 그쳤다.
일부 개업의들은 보톡스 등 성형시술로 수입을 보충하거나 아예 저소득층과 노동자층 환자들을 사절, 환자들에게 연 1,500달러 이상의 의뢰 요금을 먼저 지불하고 보험사 청구서를 스스로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월포드는 다행히 메릴랜드 프린스 조지에서 존스 홉킨스 대학 계열 병원에 취직해 11만5,000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게 됐다. 그러나 그녀가 그동안 맡아온 2,000여명의 환자들은 공중에 내팽겨 처져 의사를 새로 찾아야 한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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