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완봉승을 거두고도 랭킹이 떨어진 USC는 타이틀전 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왕창 이겨도 순위는 오히려 떨어지고’
약체상대가 핸디캡…텍사스텍·플로리다에 추월 당해
56-0으로 이긴 뒤 랭킹이 2계단 더 떨어졌다. 오직 대학풋볼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USC는 지난 1일 벌어진 대학풋볼 팩-10 경기에서 약체 워싱턴을 시종 일방적으로 몰아친 끝에 56-0 완봉승을 던졌다. 지난 4게임에서 거둔 3번째 셧아웃 승리였다.
하지만 2일 발표된 대학풋볼 BCS(보울챔피언십시리즈) 랭킹에서 USC는 7위에 랭크돼 지난 주 5위에서 2계단 미끄러져 내려왔다. 지난주 7위였던 텍사스텍과 8위였던 플로리다가 각각 지난주 1위 텍사스와 6위 조지아를 격파한 여세를 타고 USC를 추월해 올라간 것. 억울하기는 해도 이날 벌어진 다른 경기 결과를 감안할 때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현상이기도 했다. 또 다른 강호 오클라호마도 지난 주말 네브래스카에 62-28로 일방적인 압승을 거두고도 4위에서 6위로 2계단 미끄러져 USC와 똑같은 신세가 됐다.
USC와 오클라호마(OU)가 나란히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도 오히려 랭킹에서 뒤로 밀린 것은 상대가 누구냐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USC의 상대 워싱턴은 올 시즌 8전 전패로 보울디비전(옛 디비전 I) 소속팀중 유일하게 1승도 거두지 못한 최약체다. 그런 팀을 상대로 압승을 거둔 것은 USC가 랭킹포인트를 쌓는데 전혀 득이 되지 않은 셈이다. 아니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도 할 수 있을 지경이다. USC는 올해 팩-10에 경쟁자라고 부를만한 팀이 없는 것이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반면 USC를 추월한 텍사스텍과 플로리다는 상대방의 높은 랭킹 덕을 본 케이스다. 지난주 1위팀 텍사스를 무너뜨린 텍사스텍은 그 기세를 타고 지난주 7위에서 2위로 5계단이나 수직상승하며 단숨에 내셔널 타이틀전 출전권이 있는 위치로 올라섰다. 또 플로리다는 지난주 6위 조지아를 49-10으로 대파한 기세로 USC와 오클라호마를 모두 추월했다.
물론 아직 타이틀전 레이스는 갈 길이 멀다. 텍사스텍은 아직도 9위 오클라호마 스테이트, 6위 오클라호마라는 험난한 테스트가 남아있고 거기를 다 통과해도 빅-12 결승이라는 최후의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플로리다는 남은 경기를 전승으로 마감해도 SEC 결승에서 1위 앨라배마와 최후의 일전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 USC의 타이틀전 진출 가능성은 그다지 밝지 않다. 설사 남은 경기에서 경쟁팀이 서로 물고 물리는 혼전이 벌어지더라도 그만큼 추월하기가 버거워졌기 때문이다. 피트 캐롤 감독은 새 BCS랭킹을 전해들은 뒤 “많이 이길수록 더 나빠지는 모양”이라고 농담을 했지만 속이 편치는 않을 것이다.
BCS랭킹 탑10
1 앨라배마
2 텍사스텍
3 펜스테이트
4 텍사스
5 플로리다
6 오클라호마
7 USC
8 유타
9 오클라호마 St.
10 보이지 St.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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