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스 에이스 콜 해멀스는 비로 인해 월드시리즈 5차전 등판을 6회 만에 마쳤다. 비가 레이스를 도운 셈이다.
월드시리즈 5차전 잔여경기 또 오늘로 연기
비로 인해 일시 정지된 월드시리즈 5차전이 또 다음 날로 연기됐다. 날씨가 허락하면 29일에 잔여경기를 치를 예정으로 상황에 따라 시리즈 전체 스케줄이 줄줄이 변경될 수도 있다.
27일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벌어진 7전4선승제 결승시리즈의 5차전은 필라델피아 필리스(3승1패)와 탬파베이 레이스(1승3패)가 2-2로 맞선 6회 말 필리스의 공격을 앞두고 폭우가 쏟아져 월드시리즈 역사상 첫 ‘서스펜디드 게임’이 됐다.
비가 계속 내린 28일 버드 실리그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경기 시간에 계속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따라 일찌감치 경기 재개를 포기한다”면서 “월드시리즈 경기가 여러 번 중단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날씨와 일기예보를 지켜보며 상황에 맞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는 29일에도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경기 속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레이스가 5차전 승리를 끄집어내 시리즈를 연장할 경우 6, 7차전 일정이 다 변경될 수도 있다.
▲누구에게 유리한가.
플로리다주가 ‘선샤인 스테이트’라는 점을 이용, ‘레이’(Ray·빛)라는 단어의 또 다른 의미를 부각시켜 팀 네임을 ‘데블 레이스’에서 ‘레이스’로 바꾼 팀을 ‘비’가 살려주나?
그 모든 게 레이스에 유리한 시나리오다.
우선 레이스는 다 죽었다 살아나 세상이 달라 보인다. 실리그 커미셔너는 월드시리즈 경기가 5회로 끝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고 말하지만 메이저리그는 원래 5회만 지나면 공식경기다. 따라서 6회 초 공격 전까지 1-2로 뒤지고 있던 레이스 선수들은 ‘시한부 인생’인 줄만 알고 새까맣게 속을 태우고 있었다. 커미셔너 권한으로 경기를 끝까지 치른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기에 ‘세컨드찬스’가 그저 고맙기만 하다. 이제는 잃을게 없다.
반면 필리스는 파티가 미뤄지고 있어 김만 빠지고 있다.
벼랑 끝으로 몰린 레이스에게는 한숨을 돌리고 재정비할 기회인 반면 필리스의 상승세에는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필리스는 에이스가 날아갔다. 콜 해멀스가 경기에서 빠지게 된 것으로 시리즈가 최종 7차전까지 연장돼 한 번 더 나온다하더라도 한 시리즈에서 3번째로 만나게 되면 아무래도 그 위력이 떨어진다. 약 10일 만에 3번째로 만나는 상대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필리스가 5차전 잔여경기에서 승부를 끝내지 못하면 월드시리즈는 탬파베이의 홈구장으로 돌아가며 레이스는 선발 로테이션도 1, 2번으로 넘어간다. 필리스는 2, 3번으로 맞서야 하는 순서로 2008 월드시리즈는 순식간에 다시 스릴러가 될 수도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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