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결코 버려진 땅이 아니다.
영원의 동산에다 꽃피울
신령한 새싹을 가꾸는 새 밭이다.
젊어서는 보다 육신을 부려왔지만
이제는 보다 정신의 힘을 써야 하고
아울러 잠자던 영혼을 일깨워
형이상(形而上)의 것에 눈을 떠야 한다.
무엇보다 고독의 망령(亡靈)에 사로잡히거나
근심과 걱정을 도락(道樂)으로 알지 말자.
고독과 불안은 새로운 차원의
탄생을 재촉하는 은혜이어니
육신의 노쇠와 기력의 부족을
도리어 정신의 기폭제(起爆劑)로 삼아
삶의 진정한 쇄신에 나아가자.
구상
육칠십 세 노경에 이르렀다고 좌절하고 앉아만 있을 것이 아니라, ‘버려진 땅’이 아니고 오히려 ‘영원의 동산에 신령한 새 싻을 가꿀 새 밭’이 되라고 하는 시인의 화제(話題) 속에서 새로운 힘이 샘물처럼 용솟음쳐 오릅니다. 젊었을 때에는 육체의 힘을, 그러나 노경에는 정신의 힘을 쓰라는 것 곧, 영혼의 눈을 뜨라는 것입니다. 또한 고독이나 망령에 노예가 되지 말고 근심과 걱정으로 도락을 일삼고 있지 말고, 육신의 노쇠와 기력의 부족을 도리어 정신의 기폭제로 바꿔보라고 권면하는 시상의 절묘함이 극치에 달한 느낌 입니다. 일찍이 피타고라스는 이 세상에서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을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는 일’이라고 했는데, 구상 선생의 시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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