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절정 매장들 몇 년째 썰렁 매출 떨어지면서 주가는 바닥
아이스크림 추가해 재도약 시도
2000년 초반 인기 절정이던 크리스피 크림 도넛이 부진을 면치 못한지 몇 년이 되었다. 몇 년 전만해도 크리스피 크림 도넛 가게가 새로 생기면 그 지역의 화제가 되었다. 도넛을 사려고 가게마다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있는 광경이 낯설지 않았다. 그렇게 인기 있던 도넛가게들이 지금은 찾는 사람이 없어 썰렁하다. 올해 들어 주가가 바닥으로 떨어지자 크리스피 크림은 아이스크림을 새 품목으로 추가하며 재도약에 나섰다.
크리스피 크림이 추락을 거듭하는 매출을 되살리기 위해 애를 쓴지는 거의 3년이 된다. 크리스피 크림하면 떠오르는 것은 설탕 글레이즈 입힌 따끈따끈한 도넛. 하지만 근년 크리스피 크림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원인은 날로 높아지는 건강에 대한 관심. 칼로리 높은 도넛을 피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런 시장의 반응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크리스피 크림의 주식 가격이다. 올초 크리스피 크림의 주가는 주당 2달러 23센트로 사상 최저수준이었다. 2000년대 초반 크리스피 크림의 주가는 거의 50달러에 달했으니 1/20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지난해 크리스피 크림은 3,44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금년 상반기의 매출은 8% 떨어졌다. 1년 이상 영업을 한 가게들을 대상으로 지난 1년의 매출을 비교하면 8월3일까지의 6개월 기준 6.5%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암울하자 노스캐롤라이나, 윈스턴-셀렘에 소재한 크리스피 크림 본사는 지난 1월 제임스 모건 회장을 CEO로 내세우면서 경영에 활기를 불어넣으려고 시도하고 있다. 부실경영 논란, 프랜차이즈들의 잇단 파산신청, 경쟁사인 던킨 도너츠의 약진 등으로 수년간 누적되어온 적자 경영을 일신해보겠다는 시도이다.
크리스피 크림이 투자가들과 업계 분석가들의 신망을 되찾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계획은 세가지이다. 첫째, 아이스크림을 새 메뉴로 추가하고 둘째, 지금까지의 대형 매장 대신 소규모 매장을 열며 셋째,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것이다.
식품업계 연구기관인 테크노믹의 밥 골딘 부사장의 분석이다.
“크리스피 크림이 디저트와 군것질 음식으로 개념을 바꾸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식생활을 건강하게 하려는 추세가 점점 강해지는 것을 볼 때 이 비즈니스가 성장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요”
크리스피 크림은 쿨 크림이라는 아이스크림을 새로 소개하면서 매장 내에 아이스크림 토핑 바도 곁들일 계획이다. 몇몇 매장에서는 이미 시험을 거쳤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이 매상을 올려줄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크리스피 크림의 경쟁사들이 건강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을 끌기 위해 계란흰자 샌드위치, 통밀 과자류를 소개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다.
“미국인들이 몸에 좋은 것들을 식단에 추가하면서 건강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소비자 연구기관인 NPD 그룹의 해리 블레이저 부사장은 지적한다.
달콤한 군것질거리들을 먹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는 항상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요식업 체인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건강식 선호 추세에 발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블레이저의 의견이다.
게다가 아이스크림 하면 이미 맥도널드가 지역에 따라 1달러 미만으로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크리스피 크림의 아이스크림이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아이스크림들과 얼마나 다를 지 의문이다.
크리스피 크림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또 다른 구상은 가게 규모를 줄인 새로운 모델을 열기 시작하는 것이다. 기존의 크리스피 크림 매장은 소위 ‘공장식 모델’로 넓은 매장에서 고객들이 도넛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는 좋았지만 규모가 커서 건축 비용이 많이 들었다.
앞으로는 매장의 규모를 줄여서 적은 비용으로 많은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그 첫 매장들은 올 회계연도 안으로 노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에 들어설 계획이다.
크리스피 크림이 작은 매장에 의욕을 보이는 것은 이 모델로 해외에서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와 달리 크리스피 크림은 해외에서 번창일로에 있다. 지난 2월 이후 해외에 새로 생긴 매장은 58개점. 크리스피 크림의 전체 매장 중 절반 이상은 현재 해외에 퍼져있다.
크리스피 크림은 이 같은 계획으로 재도약의 의욕에 차있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지 앞으로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크리스피 크림의 역사
1937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시작
프랑스 주방장의 비법 사들여 창업
크리스피 크림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불과 10년 내외이지만 실제 역사는 70년이 넘는다.
크리스피 크림의 창업주인 비몬 루돌프가 처음 도넛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37년이었다. 당시 그는 뉴올리언스의 프랑스 주방장을 통해 이스트로 부풀려 만드는 도넛 비법을 사들여 노스캐롤라이나 윈스턴-셀렘에서 도넛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공장에서 만들어져 그 지역 수퍼마켓들을 통해 판매되었다. 그런데 도넛이 인기를 끌면서 고객들이 따끈따끈한 즉석 도넛을 살 수 없느냐는 문의가 늘어나자 공장 한편으로 판매대를 만들어 도넛을 직접 팔기 시작했다.
크리스피 크림은 노스캐롤라이나를 중심으로 차츰 매장을 확장하며 꾸준한 발전을 계속했다. 하지만 거의 50년 동안은 미 동남부를 중심으로 한 성장이었다.
동남부를 넘어 전국적으로 매장을 늘리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 1996년 뉴욕에 첫 매장을 열면서 인지도를 높였고 이어 1999년 캘리포니아에 첫 매장을 열면서 전국적으로 지점망을 넓혀갔다.
2000년 들어서며 크리스피 크림의 인기가 상승일로로 치닫자 해외에도 진출하기 시작했다. 2001년 12월 캐나다의 토론토에 첫 해외 매장이 문을 연 후 크리스피 크림은 한국을 비롯 전세계 시장으로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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