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 정부가 모기지 부실로 어려움을 겪어온 양대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정부 관리체제로 편입키로 함에 따라 주택 및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미 시장의 신뢰를 잃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정상화시켜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미국 주택대출의 절반 가량인 5조3천억달러 가량의 모기지를 보유하거나 보증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미 주택시장이 굴러가기 위한 핵심 기둥이다.
그러나 모기지 관련 손실 증가로 자금난에 몰리면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 조차 어려워질 정도로 시장에서 신뢰를 잃어버리면서 이들의 몰락으로 야기될 주택.금융시장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결국 직접 나설 수 밖에 없게 됐다.
◇ 정부 직접 관리체제로 = 이번 조치의 핵심은 미 정부가 결국 이들 양대 모기지 업체의 직접 관리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즉 정부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경영을 맡고 자본을 투입함으로써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를 회복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방주택금융지원국(FHFA)이 관리인을 파견해 두 업체의 경영을 잠정적으로 책임지게 됐다. 메릴린치의 이사회 부의장을 역임한 허브 앨리슨이 패니메이를 이끌게 되고 유에스 뱅코프의 이사회 부의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모펫이 프레디맥의 경영을 맡게 됐다. 패니메이 최고경영자(CEO)인 대니얼 머드와 프레디맥의 CEO 리처드 사이론 등 경영진은 부실책임을 지고 사임, 자문 역할을 맡기로 했다.
미 정부는 또 두 업체의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 각각 최대 1천억달러를 투입, 특별 우선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또 정부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단기 자금 공급에도 나서고 모기지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시장에서 직접 모기지 관련 증권 매입에도 나서기로 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행동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며 주택시장 문제가 해소되기 전에는 경제가 회복되기 어려운 점을 설명하고 주택시장이 기능하는데 핵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문제의 해결에 나설 수 밖에 없었음을 강조했다.
◇ 계속되는 정부 개입 성과 거둘까 = 미 정부는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신용위기가 지속되면서 잇따른 개입으로 혼란의 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베어스턴스가 몰락 위기에 몰리자 아시아 증시가 열리기 직전에 미국의 일요일 저녁 베어스턴스를 JP모건체이스에 매각하고 지원하는 구제책을 내놓았었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해서는 미 정부는 7월 중순 이미 긴급 구체책을 내놓았었다.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7월 13일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대출이 필요할 경우 뉴욕연방준비은행으로부터 직접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이들 업체의 신용한도를 늘려주기로 결정했다고 긴급 구체책을 발표했었다. 정부는 또 필요할 경우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주식을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발표 이후에도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늘어나는 모기지 손실로 자본을 까먹으면서 주가는 폭락하고 자본조달은 힘들어지는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고 정부는 결국 이날 자신들이 직접 나서는 방법을 택했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작년말 이후 모기지 손실로 총 149억달러의 순손실을 냈으며 지난 6월말 이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패니메이의 주가는 66%, 프레미맥은 69%나 떨어졌다.
미 정부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직접 관리에 나섬으로써 그동안 커졌던 금융불안 우려와 이들 업체가 발행한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들 업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채권 보유자들의 손실이 우려돼 왔으나 많은 외국의 중앙은행을 비롯한 채권 투자자들은 미 정부의 보증을 받게 된 셈이다.
그러나 역대 최대 규모의 하나가 될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금융은 결과적으로 미 납세자들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또한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주택압류가 늘고 모기지 연체는 증가하고 있는 것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게는 계속 어려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미국의 주택압류 비율은 1.19%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모기지 대금을 30일 이상 연체한 비율도 6.41%로 최고치에 달했다.
이는 주택시장 침체 속에 모기지 부실이 더 커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패니메이는 1938년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설립된 이후 베트남전에 따른 정부 예산 부담 가중으로 1968년 민영화됐고 프레디맥은 패니메이와의 경쟁체제를 만들기 위해 1970년 설립됐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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