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사는 ‘미래 고객’ 얻고
학교는 ‘첨단 이미지’ 얻고
교수들은 다소 비생산적으로 여기는데도 몇몇 대학이 학생들에게 ‘애플 아이폰’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아이파드’를 학생들에게 나누어주고 있다. 학생들에게 언제나 인터넷이 켜져 있는 장치를 쥐어 주면 그들이 모여 있는 장소 추적 등 전에 없던 새로운 일들이 가능해진다. 취소된 강의나 늦어진 버스 스케줄, 캠퍼스 비상사태나 교내 식당 메뉴 같은 공지사항 전달도 훨씬 용이해진다.
강의 스케줄·비상 알림 등
학사행정에 유용한 측면
“수업시간 한눈 많이 팔겠네’
교수들은 반기지 않아
학교측은 수업중 온라인 조사나 학생 대상 즉시 여론조사등 그 유용성을 강조하지만 그 매력 중 큰 부분은 ‘아이폰’이라는 제품 자체의 멋과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사실이 차지하고 있다. 첨단을 달리는 학교라는 평판을 쌓기 위해 첨단 제품의 후광을 업는 것이다.
‘애플’사 역시 이득이다. 앞으로 수십년간 테크놀로지 제품을 구입할 젊은 소비자들을 일찌감치 거머쥘 수 있으니 말이다. 단 하나 손해 보는 사람은 어쩌면 교수들일지 모른다. 이미 랩탑과 셀폰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최신 전자제품을 쥐어 쥐면 교실에서 한눈 팔 거리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기 때문이다.
테네시주 헨더슨 소재 프리드-하더먼 대학 1학년생 내오미 J. 퓨는 캠퍼스 무선 네트웍으로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아이파드 터치’를 가리키며 “조금 지루해지면 이걸 꺼내들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아이파드’와 경쟁하려면 더 재미있게 가르치느라 교수들이 많이 노력해야 할 같다”고도 말했다.
아직은 교수들이 유용한 사용법을 만들어내려 애쓰고 있는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교육 부문도 모바일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학생들에게 ‘아이폰’이나 ‘아이파드’와 같은 강력한 휴대용 장치를 제공하는 것은 고등교육에서 테크놀로지의 역할에 대한 논란에 불을 붙일 것이 확실시 된다.
올 가을 신입생들에게 지급할 ‘아이폰’과 ‘아이파드’를 각각 600대와 300대 이상씩 구입한 텍사스의 애빌린 크리스찬 대학에서 연구 및 모바일 솔선 학습을 담당하고 있는 카일 딕슨 박사는 “우리는 장차 이렇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는 랩탑을 많이 가지고 오지만 다른 곳에는 가져가지 않고 더 가벼운 것을 원한다. 애빌린 크리스찬 대학도 조사 결과 학생들이 랩탑은 들고 다니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셀폰은 거의 언제나 휴대하고 다니는 것을 알게 됐다.
올 가을 학기에 학생들에게 ‘아이폰’과 ‘아이파드’를 지급할 학교가 몇이나 되는지는 확실치 않다. ‘애플’사 간부들도 그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하고 있다.
최소한 유니버시티 오브 매릴랜드, 오클라호마 크리스찬 유니버시티, 애빌린 크리스찬과 프리드-하더먼의 4개 학교는 올 가을 전교생 또는 일부 학생에게 지급할 것임을 공표했다.
다른 학교들도 연구중이다. 학생이 운영하는 회사를 고용해 캠퍼스 지도와 ‘아이폰’ 전화번호부 같은 응용 프로그램을 디자인하고 있는 스탠포드 대학은 ‘아이폰’ 지급을 고려는 하고 있지만 필요한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에 학교 네트웍에 등록된 ‘아이폰’이 이미 700대가 넘었기 때문이다.
MIT의 경우, 미국에서 ‘아이폰’을 제공하는 셀폰 회사인 AT&T 네트웍이 조금만 더 믿음직했더라면 “이미 수천대를 구해다 지급했을 것”이라고 이 학교의 휴대용 장치 플랫폼 프로젝트 매니저인 앤드루 유는 말했다.
칼리지 팍의 유니버시티 오브 매릴랜드는 “학생 150명에게 조심스럽게 지급하고 있다”고 제프리 허스캠프 부총장은 말한다. “아직 모든 답이 나와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학생들이 그걸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고 답을 얻으려는 것이지요”
학교마다 ‘아이폰’을 선택하는 학생들은 무제한 데이터 사용이 가능한 휴대전화 요금을 내야한다. ‘아이폰’과 ‘아이파드 터치’는 모두 캠퍼스 무선 네트웍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다. ‘아이폰’의 경우 AT&T 보다는 학교 네트웍을 이용해 더 빠르고 더 오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아이폰’을 가지고 학생들을 추적할 계획은 없고, 교실 밖에서 학습에 이용할 응용 프로그램에 더 관심이 있다고 말하지만 아직 그런 교안은 나온 것이 없다.
학교측이 이런 첨단장치를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것에 우려를 표시하는 교수들도 있다. 멀티태스킹을 하는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참여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난 40년간 코넬 법대에서 가르쳐 온 로버트 S. 서머스 교수는 이번 주, 자신의 계약법 시간에는 랩탑 컴퓨터를 교실에 가지고 오는 것을 금지시킨다고 발표했다. “학생들이 수업중 사용하는 것을 알면 아이폰도 금지시켰을 것”이라는 서머스 교수는 “수업시간에는 장차 훌륭한 법률가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범위의 복합적인 추리 능력을 개발할 활발한 지적 체험을 장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듀크 대학의 경험을 보면 걱정이 덜어질 지 모른다. 듀크대학은 이삼년 전부터 강의를 녹음하는데 쓰라고 학생들에게 ‘아이파드’를 나눠줬다. 그랬더니 학생들은 강의 내용뿐만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낸 내용을 녹음하여 제출하기 시작했다. 그저 수동적으로 사용되었을 수도 있었을 장치를 능동적인 것으로 바꿔 놓았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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