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몬교의 1857년 ‘메도우산 대학살’ 진상 밝힌 책 출간
긴장관계 캘리포니아 이주민 기습공격 120명 살육
교회지도부 “가감 없이 진실 밝히라” 비공개 자료 제공
“과오시인 큰 진전” 평가 집단폭력의 심리도 다뤄
그날은 유타와 몰몬, 그리고 여덟 자녀의 엄마이자 합창 선생인 솔트레이크의 캐런 맥스웰 같은 사람들의 족보에 피의 날로 아로새겨져 있다. 1857년 9월11일 몰몬 민병대는 캘리포니아로향하던 이주자들의 포장마차 행렬을 공격, 남녀노소 120명을 학살했다. ‘메도우산의 대학살’로 알려진 사건이다. 학살을 지휘한 사람은 지역 민병대와 교회 지도자였던 아이잭 하이트였다. 그는 캐런 맥스웰의 증조부이다.
오랜 세월 몰몬교회는 이 대학살과 관련한 몰몬의 역할을 축소하려 해 왔다. 인디언들에 뒤집어 씌우기도 하고 이 사건과 관련해 유일하게 처형된 잔 D. 리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발간된 한권의 새로운 책은 대학살이 남 유타 교회와 민병대 지도자들에게 대부분의 책임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기존 문서들과 그동안 학자들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던 지료들에 근거하고 있다.
저자들은 학살 관련자들이 이 사건만 아니었다면 선량한 사람들이었다며 “그들은 시대적 광기에 휘말렸으며 엄청난 실수를 감추기 위해 총을 들었다”고 말한다. 많은 이들이 기다려왔던 ‘메도우산의 대학살’(Massacre at Mountain Meadows)이란 제목의 이 책은 가족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이 신앙 커뮤니티의 어두운 에피소드에 대한 재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몰몬은 가족은 영원하다고 믿으며 이 때문에 족보와 개척의 역사를 중요시한다. 따라서 학살 관련자들의 후손들에게 이 책의 거침없는 묘사와 관련자들의 실명 거론은 고통일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조상의 죄과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으며 캐런 맥스웰 같은 이들은 좀 더 상세한 상황을 알게 됐다. 맥스웰은 증조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증조모가 목숨을 구한 17명의 아기들을 거뒀으며 다른 친척은 가담을 거부한 것 등 새로운 사실들을 접했다.
이 책은 몰몬 비판론자가 저술한 것이 아니다. 몰몬교의 전·현직 관계자들이 지은 것이다. 저자중 한명인 몰몬교 역사가 리처드 털리는 교회 지도자들이 “전면적이고 소신 있는” 저술을 전적으로 지지했다고 밝힌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는 게 우리 생각이었다. 사람들이 신화가 아닌 진실을 대할 수 있도록 말이다. 매우 불편하리란 걸 알았다. 증오 메일도 많이 받았다. 왜 상처의 딱지를 떼어내려 하느냐는 것이었다. 그건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으며 대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털리와 공저자인 로널드 워커, 글렌 레너드는 전국의 서고를 샅샅이 뒤지고 19세기 속기록 해독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으며 몰몬 최고 의결기구인 ‘제1 정원회’(First Presidency) 서고에 보관돼 있던 대학살 참가자들의 증언들을 자료로 활용했다. 이 증언은 이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책은 서술적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1857년 9월의 유타는 화약고였다. 몰몬의 일부다처제(이제도는 1890년 몰몬 교회에 의해 금지된다)와 서부지역에서 움트는 신정에 위협을 느낀 제임스 뷰캐넌 대통령은 반란진압 명목으로 연방군을 파견한다. 다른 주들에서 이미 쫓겨났던 몰몬들은 추방 아니면 죽음이라는 공포에 사로잡힌다.
몰몬 지도자들은 전쟁에 대비, 총과 곡물을 다른 이주자들에게 팔지 못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로 향하던 이주자들과 긴장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아칸소의 젊은 가족들이 대부분인 팬처-베이커 포장마차 행렬이 들어왔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몰몬들을 조롱하며 자극했다.
이주자들을 위협으로 간주한 남 유타교회 지도자들은 목초지인 메도우 산에서 인디언 공격으로 가장한 공격을 하기로 계획했다. 포위공격이 뒤따랐다. 약간의 혼란과 불협화음 끝에 위장 휴전을 제의해 이주자들을 유인하는 계획이 세워졌다. 그리고는 “이야기를 전할 수 없는” 어린 아기들을 제외하곤 모두를 살해했다. 캘리포니아로 몰몬의 만행 연루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하위한 것이었다.
“대학살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었다”고 책은 결론짓는다. “가담자들을 쉽게 사면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전쟁 가능성이 있던 시기에 일부 몰몬들이, 역사 속에서 다른 인간들이 그랬듯이, 그들의 이상에 부합되지 않는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 정도가 최선의 논란이다.”이 책은 또 집단폭력의 심리학에도 깊이 천착하고 있다. 당시 상황은 권위와 복종 등 집단폭력의 모든 요건들이 있었다고 결론짓는다.
몰몬 역사가인 리처드 부시맨은 “교회의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은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의 동기르 정당화 하려 하지 않는다. 이 행위가 지나치긴 하지만 당시 이들이 겪어야했던 것을 생각해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경향이었다. 이 책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진전”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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